홍대·성수·연남 다 아니었다... 요즘 MZ 몰린다는 서울 뜻밖의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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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화된 골목에서 '힙당동'으로 떠오른 이곳
오랜 침묵을 깨고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인 소비 중심지로 급부상한 동네가 있다. 과거 어르신들의 전유물이나 노포 거리로 인식되던 이 동네는 최근 2~3년 사이 '힙당동'이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으며 청년층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세월의 때가 묻은 낡은 벽돌 건축물과 세련된 건물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바로 서울 중구에 자리한 신당동이다. 신당동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서민들의 아픔과 삶을 위로하던 역사적 배경에서 유래했다. 조선시대 사소문 중 하나인 광희문은 도성 안의 시신들이 밖으로 나가는 통로라는 뜻에서 ‘시구문’으로 불렸으며, 자연스럽게 문 밖에는 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무당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신당동(神堂洞)이라는 이름은 무당집이 몰려 있는 동네라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이후 1894년 갑오개혁을 거치며 귀신 신(神) 자를 새 신(新) 자로 교체해 오늘날의 신당동(新堂洞)이 됐다.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신당동 일대에는 공설시장이 들어서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미곡과 채소를 거래하는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대규모 쌀가게 거리가 형성됐다. 한대 전국의 곡물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재는 10여 곳의 양곡가게만이 남아 과거의 명맥을 잇고 있지만, 당시 물류를 보관하던 거대한 곡식 창고들은 청년 아티스트와 기획자들의 손을 거쳐 독특한 감성의 카페와 문화 공간으로 변모했다.
노령화된 골목에서 청춘의 아지트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당동은 서울에서 노령 유동인구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였다. 오랜 시간 변화가 없던 골목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 것은 고유한 개성을 좇는 MZ세대의 유입 덕분이다. 정형화된 프랜차이즈 매장 대신 날것 그대로의 매력과 독창적인 콘셉트를 가진 매장이 들어서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십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가구점과 보일러 대리점, 옛 쌀가게 건물들 사이로 독특한 감성의 매장이 문을 열면서 골목의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신당동에 둥지를 튼 매장들은 건물의 역사와 구조적 특징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로 약 60년이 넘은 낡은 양곡창고의 목재 트러스트 구조를 그대로 살려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접목한 ‘카페 아포테케리’가 좋은 사례다.
사람 냄새 나는 옛 슈퍼마켓의 감성을 현대적인 패션 의류 및 라이프스타일 굿즈와 결합한 편집숍 ‘핍스 마트'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가게들이 연이어 문을 열며 신당동은 대체 불가능한 핫플레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대한민국 뮤지컬의 신흥 메카, 충무아트센터

신당동의 부활은 먹거리나 세련된 상업 매장의 등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하철 신당역과 신설동역 사이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뮤지컬의 중심지로서 매년 수많은 관객을 신당동으로 끌어들이는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충무아트센터는 과거 대학로나 강남권에 집중돼 있던 공연 문화의 축을 중구로 이동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 대극장 시설과 뛰어난 음향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많은 대형 스테디셀러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다. 그동안 '프랑켄슈타인', '몬테크리스토'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큰 사랑을 받은 뮤지컬들이 이곳에서 상연됐다.
충무아트센터는 신당역 9번 출구로 나와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방향으로 도보 50m 이동하면 된다. 공간안내, 충무아트센터 안내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인포메이션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주말 및 공휴일은 휴무일이다.
전통과 젊음의 공간, 서울중앙시장
신당동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서울중앙시장은 오랜 세월 서민들의 밥상을 책임져온 공간이다. 1946년 처음 개설된 이후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과 더불어 서울을 대표하는 3대 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과거 전국에서 올라오는 각종 곡물과 채소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대규모 도소매 시장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1962년 지금의 서울중앙시장이라는 공식 명칭을 갖게 됐다.
현재도 600여 개가 넘는 다채로운 노점과 점포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며,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곱창골목과 보리밥 골목, 칼국수골목 등은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물이다. 서울중앙시장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
즉석떡볶이의 효시, 신당동 떡볶이 골목

누구에게나 친숙한 음식인 떡볶이가 오늘날과 같은 춘장과 고추장 배합의 즉석 요리 형태로 진화한 발상지가 바로 신당동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 초반, 신당동에서 노점을 시작한 고(故) 마복림 할머니가 짜장면 그릇에 실수로 떡을 떨뜨렸다가 춘장 양념이 묻은 떡의 맛이 좋다는 점에 착안해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양념을 개발한 것이 그 시초 전해진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양념한 떡에 라면 사리, 쫄면, 만두, 달걀 등 다양한 재료를 냄비에 넣고 손님 식탁에서 직접 끓여 먹는 즉석떡볶이 형태로 발전하면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특히 80년대에는 골목 내 대형 점포들이 저마다 뮤직박스를 설치하고 DJ를 고용해 손님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틀어주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면서 당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통팔달의 강점,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
동네의 중심을 관통하는 지하철 신당역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으로, 서울의 주요 거점 어디서든 환승 없이 한 번에 도달할 수 있는 편의성을 자랑한다. 시청이나 을지로 등 중심 업무지구는 물론이고 성수나 홍대 등 다른 주요 상권과의 연결성도 훌륭하다. 또 인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통하면 4호선과 5호선까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수도권 전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