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변보호 요청했나”…'기장 살해' 김동환이 법정서 꺼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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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사실 모두 인정…항공사 기장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신변보호 요청이 정황 증거” 주장하며 사실조회 신청

전직 동료 기장을 살해하고 추가 범행까지 계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항공사 부기장 김동환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다는 기존 입장을 돌연 철회했다. 동시에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과 동료 기장들이 사건 직후 신변 보호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항공사 기장 살해' 49세 김동환 / 뉴스1
'항공사 기장 살해' 49세 김동환 / 뉴스1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임주혁)는 16일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동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날 재판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부분은 국민참여재판 철회였다. 앞서 김동환은 여러 차례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변호인을 통해 철회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직접 김동환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철회하는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는 "맞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동환 측은 이날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증거 가운데 항공사 직원 1명과 현직 기장인 피해자 1명의 진술조서에 대해서는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또 김동환 측은 범행 관련 언론 보도 이후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항공사 관계자 명단에 대한 사실조회도 신청했다. 해당 명단이 확인되면 자신이 주장해 온 이른바 ‘카르텔’의 존재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동환은 법정에서 “자기들이 잘못한 게 없다면 왜 신변 보호를 요청했겠느냐”며 “그들이 저에게 잘못을 했고 제가 찾아갈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실조회 신청의 채택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자료가 양형 판단이나 재판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검토한 뒤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 직장동료 '항공사 기장 살해' 김동환 신상정보 / 부산경찰청 제공
전 직장동료 '항공사 기장 살해' 김동환 신상정보 / 부산경찰청 제공

김동환은 지난 3월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전 직장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그는 범행 하루 전인 3월 16일 경기 고양시에서 또 다른 전 동료 기장 B 씨를 찾아가 살해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를 살해한 뒤에는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또 다른 전 동료 C 씨의 주거지까지 찾아갔지만 범행을 실행하지 못했다. 이후 울산으로 달아났다가 범행 약 1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 과정에서는 김동환이 최소 6명의 전·현직 기장을 살해 대상으로 정해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항공사 내부 운항 스케줄 시스템에 타인의 아이디로 접속해 동료들의 비행 일정과 동선을 파악한 뒤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동환이 공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항공사 입사 이후 공군 파일럿 출신 동료들이 자신을 조직적으로 음해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며 건강 이상까지 유발해 결국 회사를 떠나게 만들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 김동환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만큼 향후 쟁점은 범행 동기와 계획성, 정신 상태, 피해 규모, 양형 판단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14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