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백년대계 열어라" 김한종 군수, 복귀 첫 지시 'AI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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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면 일대 2조 4천억 민자 유치 속도전… "주민 상생 협의체로 갈등 넘을 것"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치열했던 지방선거의 닻을 내리고 다시 전남 장성군청 집무실로 돌아온 김한종 장성군수. 15일, 그의 책상 위에 가장 먼저 놓인 결재 서류는 다름 아닌 지역의 명운이 걸린 초대형 미래 먹거리 사업,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 허가 관련 보고서였다.
김한종 장성군수가 15일 집무실에서 황룡면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 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장성군
김한종 장성군수가 15일 집무실에서 황룡면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 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장성군

선거 기간 동안 군민들에게 약속했던 장성의 눈부신 도약과 경제 발전을 향한 강렬한 의지를, 군정 복귀 첫날의 첫 번째 업무 지시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낸 셈이다. 단순한 행정 절차의 검토를 넘어, 첨단 산업의 불모지였던 농촌 도시 장성군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단체장의 굳은 결의가 읽히는 대목이다.

■ 선거 마치고 돌아온 수장, 첫 결재 서류는 '장성의 미래 먹거리'

장성군에 따르면, 김한종 군수는 업무 복귀 첫날인 이날 오전 정상 출근과 동시에 관련 부서 책임자들을 긴급 소집해 '황룡면 AI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 사항에 대한 심도 있는 대면 보고를 받았다. 촌각을 다투는 선거 일정을 소화하느라 쌓여있던 수많은 밀린 군정 현안들을 뒤로하고, 데이터센터 건립 건을 최우선 순위로 끌어올린 것은 그만큼 이 사업이 장성군의 미래 생존 전략과 직결되어 있다는 뼈저린 인식에서 비롯됐다.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센터는 과거 산업화 시대의 발전소나 도로, 항만과 맞먹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천문학적인 양의 데이터 처리가 필수불가결해지면서, 관련 첨단 설비의 유치는 곧 막대한 세수 확보와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로 통한다. 김 군수는 부서장들에게 "다른 지자체와의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행정적 지원의 속도전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하며,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되 불필요한 행정 규제로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기민하게 움직여 줄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 황룡면에 꽂히는 2조 4천억 돈벼락… 초대형 민간 자본의 상륙

김 군수가 이토록 공을 들이는 황룡면 일대의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그 규모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재 장성군 황룡면 월평리 일대에는 무려 2조 4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막대한 민간 자금이 투입되는 두 개의 거대한 첨단 데이터 설비가 동시에 둥지를 틀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디에느와 ㈜에이파사드가 공동으로 시행을 맡은 '황룡면 AI 데이터센터'다. 이 사업은 3,440제곱미터(㎡) 부지 위에 10메가와트(MW)의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지상 1층짜리 첨단 데이터 보관 건물 2동을 짓는 프로젝트로, 약 2,000억 원의 거대 자본이 수혈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거대한 청사진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와 인접한 부지에는 ㈜베네포스 장성디씨가 주도하는 매머드급 '장성 AI 데이터센터'가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무려 5만 7,967제곱미터(㎡)라는 광활한 대지 위에 2조 2,000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200MW에 달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1기를 건립하는 국가대표급 프로젝트다. 이 두 사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완공될 경우, 장성군은 단숨에 대한민국 남부권을 대표하는 압도적인 디지털 데이터 허브로 급부상하게 된다.

■ 전자파 괴담과 소음 공포… 가장 큰 암초는 '주민들의 불안감'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풀어야 할 묵직한 숙제가 존재한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순항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가장 험난한 파도는 다름 아닌 '주민 수용성' 확보다. 첨단 IT 시설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24시간 가동되는 서버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육중한 냉각 시설의 소음과 진동, 그리고 막대한 전력 사용에 따른 고압 송전선로의 전자파 발생 우려라는 주민들의 현실적인 공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황룡면 신기촌마을 인근의 주민들은 평온했던 농촌 마을에 거대한 데이터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자파나 소음 피해에 대한 명확한 검증 없이 사업이 강행될 경우 심각한 생활권 침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지역 경제를 살릴 메가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면 사업 자체가 무기한 표류하거나 뼈아프게 좌초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 "현장에 답이 있다" 소통 행보 가속화 및 상생 협의체 가동

김한종 군수 역시 이러한 현장의 팽팽한 긴장감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직시하고 있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탁상행정으로는 결코 이 막대한 규모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판단하에, 장성군은 철저하게 현장 중심의 스킨십을 선제적으로 가동해 왔다. 군은 앞서 올해 2월 신기촌마을에서 직접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의 실체를 투명하게 공유했다. 이어 3월에는 불안에 떠는 지역민 24명과 함께 선진 데이터센터가 성공적으로 가동 중인 서울과 경기도 안양 등지를 직접 찾아가는 현장 답사까지 마쳤다. 눈으로 직접 도심 속 데이터센터의 안전성을 확인시켜 괴담을 불식시키겠다는 정면 돌파 전략이었다.

이날 첫 대면 보고를 마친 김한종 군수는 참모들에게 다시 한번 '상생'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 깊이 새길 것을 지시했다. 김 군수는 "사업의 물리적인 속도보다 천 배, 만 배 중요한 것은 우리 장성 군민들의 마음과 신뢰를 얻는 일"이라고 단언하며,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파, 진동, 소음 문제에 대해 주민들께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계신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행정과 시행사, 그리고 주민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공식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어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대화하여 타협점을 찾고,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상생 혜택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 거대한 첨단 시설이 기피 시설이 아닌, 우리 미래 세대가 더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한 위대한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달라"고 절박하게 당부했다. 선거라는 큰 산을 넘어 다시 행정의 최전선에 선 김한종 군수의 시선은 이미 갈등을 넘어 장성군의 찬란한 백년 앞을 향해 뻗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