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사장님 납시오”… 완도 바다 품은 10대들의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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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산학협력단 '실전 멘토링' 입은 완도수산고, 국가 창업 무대 휩쓸며 로컬 혁신 아이콘 급부상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방 소멸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작금의 현실 속에서, 전남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불어온 신선한 창업의 바람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끌레어씨’ 팀 / 조선대
‘뉴끌레어씨’ 팀 / 조선대

교과서에 갇힌 뻔한 이론 수업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현업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진짜 '선배 CEO'들의 거친 실전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흡수한 10대 예비 창업가들이 전국 단위의 굵직한 정부 창업 공모전에서 연달아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지역 대학의 탄탄한 인프라와 고교생들의 겁 없는 패기가 만나 빚어낸 이 유쾌한 반란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충분히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이론 말고 실전"… 현업 대표들의 독한 과외가 만든 기적

이번 놀라운 성과의 진원지는 바로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권구락)이 야심 차게 기획하고 이끌어온 ‘교육발전특구사업 창업반’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청소년들을 실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강인한 창업가로 길러내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조선대 산하 해양바이오공동협력연구소에 입주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현역 기업 대표들을 직접 강단으로 호출했다.

완도수산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창업반 아이들은 이들 대표들과 밤낮없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밀착 멘토링을 진행했다. 시장의 냉혹한 현실부터 비즈니스 모델의 맹점, 그리고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피칭 기술까지, 책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실전 노하우가 학생들의 핏줄을 타고 흘렀다. 현장감 넘치는 이른바 '독한 과외'는 잠자고 있던 10대들의 혁신 DNA를 단숨에 일깨우는 강력한 기폭제가 되었다.

■ 참신함에 심사위원도 혀 내둘렀다… '뉴끌레어씨' 우수상 쾌거

혹독한 트레이닝의 결실은 곧바로 전국 무대에서의 화려한 수상으로 증명되었다. 해양바이오공동협력연구소의 유망 입주기업인 ‘바다품애’ 대표로부터 뼈 때리는 조언과 집중적인 멘토링을 받으며 성장한 완도수산고의 ‘뉴끌레어씨’ 팀이 그 첫 번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장학재단이 전국의 내로라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주관한 ‘2026년 청년 창업아이디어 공모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10대 특유의 톡톡 튀고 발칙한 아이디어에, 완도 앞바다의 풍부한 해양 자원을 접목시킨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숨에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흠잡을 데 없는 사업성을 인정받은 뉴끌레어씨 팀은 지난 6월 10일,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영예의 우수상을 거머쥐며 떡잎부터 다른 예비 유니콘 기업의 탄생을 알렸다.
'씨그린랩' 팀/조선대
'씨그린랩' 팀/조선대

■ 대한민국 300대 유망주로 우뚝… 거침없는 '씨그린랩'의 질주

승전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입주기업 ‘DHbio’ 대표의 헌신적인 지도를 받으며 비즈니스의 뼈대를 세운 ‘씨그린랩’ 팀 역시 전국 규모의 무대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이들은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경연인 ‘2026 학생 창업 유망팀 300+’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대학생과 대학원생 등 쟁쟁한 선배 창업팀들이 즐비한 살벌한 경쟁 속에서도 씨그린랩 팀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치열하게 전개된 온라인 발표 심사에서 이들은 완도 지역의 해양 바이오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아이템과 탄탄한 수익 구조를 논리 정연하게 방어해 내며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지난 6월 8일,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최종 300대 유망 창업팀 라인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향후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학생 창업팀 특화 교육과정’에 합류하여 자신들의 아이템을 철저하게 검증받고 비즈니스 모델을 한층 매섭게 고도화할 예정이다.

■ "떠나는 바다에서, 돈 버는 바다로"… 로컬 창업 생태계의 새 이정표

이번 완도수산고 학생들의 연이은 쾌거는 대학과 지역 산업계, 그리고 예비 청년 창업자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간 '교육발전특구사업'의 가장 이상적이고 실질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지역의 훌륭한 해양바이오 인프라를 직접 만지고 느끼며 돈이 되는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경험은 청년들에게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다.

이 놀라운 반란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권구락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장은 벅찬 소회를 감추지 않았다. 권 단장은 “현업 대표들의 생생한 멘토링이 더해진 현장 중심의 교육이 우리 학생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이처럼 눈부신 결실로 이어져 가슴이 벅차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교육발전특구사업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우리 지역이 품고 있는 무한한 해양바이오 자원을 무기로 삼아, 청년들이 고향에서 마음껏 창업의 꿈을 펼치고 지역 경제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바다를 품고 세상을 향해 닻을 올린 고교생 CEO들의 거침없는 항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