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백향과 농장이 교실이 됐다…장성 고교생들, 기후위기를 땅에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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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푸른아시아·장성고, 삼서·황룡면 친환경 농가서 생태전환교육 공동 진행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교과서 속 기후위기가 발밑의 흙냄새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장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바로 그 순간을 경험했다.
13일 장성고 3학년 학생들이 친환경농가를 방문했다.  / 장성군
13일 장성고 3학년 학생들이 친환경농가를 방문했다. / 장성군

장성군은 지난 13일 국제기후환경 비정부기구(NGO) (사)푸른아시아(이사장 손봉호), 장성고등학교(교장 양창열)와 손잡고 삼서면과 황룡면 일대 친환경 농가에서 생태전환교육 공동교육과정을 진행했다. 강의실 대신 농장을, 교재 대신 살아있는 작물을 택한 수업이었다.

◆한반도에서 레몬이 자란다는 것의 의미

이날 교육에 참여한 장성고 3학년 학생 10명은 삼서면 레몬농가 두 곳과 황룡면 백향과 농가를 차례로 찾았다. 레몬과 백향과는 원래 열대·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작물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전라남도 내륙에서 이런 작물이 재배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학생들은 농가를 직접 둘러보며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작물 지도가 실제로 바뀌고 있다는 현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뉴스에서 숫자로 접하던 기후위기가 눈앞의 레몬 한 알로 구체화되는 경험이었다. 아울러 화학비료와 농약 대신 자연의 순환에 기댄 친환경 농업이 왜 필요한지, 그것이 사람의 건강과 생태계 보호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농가 현장에서 직접 들었다.
13일 장성고 3학년 학생들이 친환경농가를 방문했다. / 장성군
13일 장성고 3학년 학생들이 친환경농가를 방문했다. / 장성군

◆"기후위기는 먼 미래가 아니었다"

현장에서 학생들의 반응은 솔직했다.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한 오유정 학생은 "농가 방문을 통해 기후위기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당장의 현실임을 느꼈다"며 "친환경 농업이 건강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실에서 배운 지식이 현장에서 감각으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기후위기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체감하는 것은 다르다. 이날 수업이 노린 것도 바로 그 차이였다.

◆국제 NGO·지자체·학교가 손잡은 이유

이번 교육이 눈길을 끄는 것은 내용만이 아니다. 장성군과 장성고등학교, 그리고 1998년 설립된 국제기후환경 NGO 푸른아시아가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자체의 행정력, 학교의 교육 인프라, 전문 환경단체의 콘텐츠가 결합된 협력 모델이다.

현장 교육을 주관한 이혁재 장성군 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친환경 농업의 가치를 알릴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농장 교실, 앞으로도 계속된다

장성군은 이번 공동교육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교육을 시작으로 지역 학생들이 환경과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체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전환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장성군의 친환경 농장들이 그 교육의 살아있는 교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