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이 강조하는 "이혼 안 하는 부부가 사랑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1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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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식지만 의리는 쌓인다, 행복한 부부의 조건
감정보다 선택이 중요한 이유, 20년 부부의 비결
사랑보다 의리가 행복한 부부를 만든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주목받고 있다.
부부 관계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대개 '사랑'이다. 서로를 향한 설렘과 애정, 끌림이 결혼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부부 상담과 가족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사랑만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최근 가족상담 전문가인 이호선 교수 역시 여러 강연과 방송 등을 통해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사랑보다 의리가 중요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 교수의 주장은 결혼생활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애 시절의 강렬한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처음에는 상대를 보면 가슴이 뛰고 잠시 떨어져 있는 것조차 힘들지만, 결혼 후 수년이 지나면 그런 감정은 점차 익숙함으로 바뀐다. 전문가들은 이를 사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관계의 형태가 변한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사랑을 크게 열정, 친밀감, 헌신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친밀감과 헌신은 오히려 함께 쌓여간다. 이호선 교수가 강조하는 의리 역시 이러한 헌신과 책임감에 가까운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의리라는 단어는 다소 오래된 표현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부부 관계에서의 의리는 단순히 참고 견디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대가 힘들 때 곁을 지키고, 아플 때 돌봐주며,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도 등을 돌리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결혼 초반에는 사랑이 관계를 이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현실적인 문제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경제적 부담, 육아 스트레스, 부모 부양 문제, 건강 악화, 직장 문제 등 수많은 상황이 부부를 시험한다. 이때 관계를 유지시키는 힘은 순간적인 감정보다는 함께 책임을 나누고 버텨내는 의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부부들이 결혼생활 중 감정의 기복을 경험한다. 어떤 날은 배우자가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또 어떤 날은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서운함을 느낀다. 감정은 끊임없이 변한다. 반면 의리는 상대를 향한 기본적인 신뢰와 책임감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여러 차례 "사랑은 감정이지만 의리는 선택"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왔다. 감정은 의지와 상관없이 생겼다가 사라질 수 있지만, 의리는 자신의 행동과 태도로 지켜나가는 가치라는 의미다.

부부 상담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들에게 "아직도 연애 때처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배우자가 입원했을 때 밤새 병실을 지키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걱정하는 사람 역시 배우자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모습은 열정적인 사랑보다는 깊은 신뢰와 의리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부부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가 된다.
특히 중년 이후의 결혼생활에서는 의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자녀들이 성장해 독립하고, 은퇴가 가까워지면서 부부는 다시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시기에는 화려한 이벤트나 설렘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관계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의리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작은 약속이라도 지키고, 배우자가 힘들 때 외면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상대를 함부로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를 존중하는 습관 역시 의리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오랜 부부일수록 상대를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해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기 쉽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예의를 잃으면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감사 표현도 중요하다. 함께 산 지 오래됐다고 해서 배우자의 노력과 희생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식사를 준비해 준 것, 집안일을 해준 것, 가족을 위해 일해 준 것 등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훨씬 건강해질 수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도 의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부부는 싸운다.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싸우느냐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가 되어야 한다. 의리가 있는 부부는 갈등 상황에서도 상대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최근에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다. 개인의 행복과 자아실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많아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건강한 결혼생활의 핵심 가치로 신뢰와 책임감을 꼽는다.
사랑은 부부 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긴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는 사랑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주고 끝까지 함께하려는 마음, 그리고 상대를 향한 깊은 신뢰와 책임감이 관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행복한 부부란 매일 뜨겁게 사랑하는 부부라기보다, 기쁜 날과 힘든 날을 함께 견디며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부부에 가깝다. 설렘은 시간이 지나며 변할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쌓아온 의리와 신뢰는 부부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