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짓하는 애는 패야지” 주호민 아들에 달린 댓글, 법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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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댓글도 표현의 자유?...법원이 무죄 확정한 이유
웹툰작가 주호민 씨 아들을 언급하며 거친 댓글을 남긴 네티즌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14일 헤럴드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주 씨의 아들을 언급하며 인터넷 기사 댓글에 거친 표현을 남긴 네티즌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해당 표현이 다소 과격하고 부적절할 수는 있지만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정도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한 의견 표명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9-3형사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검찰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사건은 지난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호민 씨 아들의 특수교사에 대한 형사재판이 사회적 관심을 받던 가운데, 한 인터넷 기사 댓글란에 A씨가 남긴 댓글이 문제가 됐다. A씨는 기사 댓글을 통해 "주호민 아들 같은 XX짓하는 애는 패야지 말로 하려니 실수하게 되는 거"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해당 댓글은 주씨의 아들을 비하하고 모욕한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결국 주씨 측이 직접 고소에 나섰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인 만큼 수사는 주씨 측의 고소를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검찰은 A씨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댓글이 특정인을 인격적으로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기사에 언급된 행동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표현 방식이 다소 거칠었을 뿐 추상적이고 경미한 수준의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댓글이 피해자의 인격 자체를 공격하거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경멸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댓글이 작성된 배경에 주목했다. 당시 보도된 기사에는 주씨의 아들이 학교에서 동급생 여학생 앞에서 갑작스럽게 신체를 노출한 행동이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재판부는 A씨가 이러한 행동에 대한 반감과 비판 의식을 바탕으로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표현이 피해자의 존재 자체나 인격을 직접 비난한 것이 아니라 특정 행동을 문제 삼는 과정에서 사용된 표현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XX짓 하는 애"라는 표현이 적절한 표현은 아닐 수 있지만, 피해자의 인격 전체를 부정하거나 비하하는 의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댓글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한 의견 개진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봤다. 당시 특수교사 재판은 장애 학생의 행동과 교육, 통합교육, 교권 보호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었다. 재판부는 A씨가 체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취지에서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체벌을 정당화했다기보다는 댓글 작성자의 표현 의도와 맥락을 분석한 결과 형사처벌 대상인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실제 판결문에서도 체벌의 정당성 여부가 아니라 댓글이 피해자의 인격을 침해하는 수준인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됐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표현을 모욕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체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취지의 의견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고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표현 방식이 과격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인격을 말살할 정도의 욕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표현의 자유 역시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사회에서는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비판이 허용돼야 하며, 표현이 다소 거칠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법원이 해당 댓글을 바람직하거나 적절한 표현이라고 인정한 것은 아니다. 판결은 어디까지나 형법상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사회적 예의나 도덕적 적절성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A씨를 변호한 김남오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공적 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관심 사안에 대해 비판적 표현의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온라인 공간에서의 표현이 다소 거칠더라도 그 맥락과 취지를 충분히 살펴야 하며 무조건 형사처벌로 연결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별개로 주호민 씨 아들의 특수교사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해당 교사는 정서적 학대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주씨 측이 자녀의 외투에 넣어둔 녹음기를 통해 확보한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지만, 2심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검찰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에서는 장애 아동과 같이 스스로 피해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 비밀 녹음의 증거능력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사건은 교권 보호와 장애 학생 인권 보호, 아동학대 입증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교육계와 법조계의 관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