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엔 한 마리 수십만 원 폭등… 6월에 미리 챙기는 가성비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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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까지 통째로 쪄먹는 초여름 별미

봄이 지나가고 낮 기온이 한층 높아지는 6월은 바다의 생태계가 크게 요동치는 시기다. 이맘때 바다 생물들은 저마다의 자라나는 주기에 따라 살이 오르기도 하고 몸속에 영양을 채우기도 한다.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면 신선도 문제로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기 꺼려지거나, 나라에서 물고기를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는 기간이 대거 시작된다.

오징어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오징어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따라서 6월은 일 년 중 가장 알차고 맛 좋은 수산물을 합리적인 조건으로 맛볼 수 있는 숨겨진 황금기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하거나 훨씬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6월의 대표 수산물 여섯 가지의 특징과 매력을 상세히 정리해 본다.

5월의 금지가 풀렸다, 살이 부드럽고 내장이 고소한 살오징어

첫 번째로 시장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수산물은 바로 살오징어다. 바다에서 오징어를 함부로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둔 기간이 5월 말로 끝이 나면서, 6월 1일부터는 본격적인 오징어잡이가 다시 시작된다. 금지 기간이 막 풀린 6월 초반에 잡히는 오징어는 가을이나 겨울에 나오는 것들에 비해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다. 하지만 맛과 부드러움만큼은 이 시기가 단연 으뜸이다. 바다 속 어린 오징어들이 알을 낳기 위해 몸집을 불려 나가는 성장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맘때 잡히는 중간 크기의 살오징어는 살결이 질기지 않고 아주 연하여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6월 오징어의 진가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찌거나 삶아서 내장까지 함께 먹을 때 나타난다. 다 자란 큰 오징어는 내장에서 쓴맛이나 비린내가 나기 쉽지만, 지금 시기의 오징어 내장은 전혀 비리지 않고 아주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오징어를 깨끗이 씻은 뒤 통째로 찜통에 쪄내면 부드러운 살과 녹진한 내장의 맛이 어우러져 별도의 양념 없이도 훌륭한 맛을 낸다. 잡는 금지가 풀려 신선도가 가장 좋은 6월에 오징어 숙회나 통찜을 꼭 맛보아야 하는 이유다.

7월 잡기 금지 직전, 살이 꽉 차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꽃게

두 번째 수산물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먹는 꽃게다. 꽃게는 다가오는 7월 1일부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바다에서 잡는 행위가 전면 금지되는 기간에 들어간다. 꽃게들이 안전하게 알을 낳고 단단한 껍질을 벗으며 자라날 수 있도록 나라에서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이 말은 반대로 뒤집으면 6월 한 달이 꽃게의 몸속에 좋은 영양과 살이 가장 빽빽하게 차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뜻이 된다.

꽃게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꽃게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6월의 꽃게는 배 모양에 따라 나뉘는 암꽃게와 숫꽃게를 가릴 것 없이 모두 살이 통통하게 올라 있어서 시장에서 어떤 것을 골라도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가격이다. 7월에 접어들어 잡는 것이 금지되면 시장에서 신선한 생물 꽃게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에, 금어기를 앞둔 6월 한 달 동안 유통 물량이 몰리며 일 년 중 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진다. 즉, 속이 꽉 찬 꽃게를 가장 싼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꽃게를 듬뿍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꽃게탕이나, 찜통에 쪄서 꽃게 특유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살을 맛보는 것은 6월 식탁이 주는 큰 즐거움이다.

알을 낳으면 살이 질겨진다, 6월 중순 전 횟감으로 제격인 갑오징어

세 번째는 몸통에 단단한 뼈를 품고 있는 갑오징어다. 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와 달리 나라에서 따로 잡지 못하게 막는 기간을 정해두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갑오징어의 생태적인 특징을 잘 살펴보면 왜 6월에 먹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갑오징어들은 보통 6월 중순이 지나가면서 본격적으로 바다 풀이나 바위 사이에 알을 낳기 시작한다.

문제는 알을 낳는 과정에서 갑오징어가 가진 모든 힘과 영양을 쏟아붓기 때문에, 알을 낳고 나면 살이 급격하게 질겨지고 뻣뻣해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알을 다 낳은 뒤에는 기운이 다해 자연스럽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갑오징어가 가장 연하고 맛있는 황금기는 알을 낳기 직전인 6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다. 이 시기의 갑오징어는 두툼한 살집을 자랑하며 씹을수록 쫀득하고 달콤한 즙이 배어 나온다. 살이 워낙 찰지기 때문에 얇게 포를 떠서 날것으로 회를 쳐 먹을 때 그 맛이 가장 좋으며,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숙회로 먹어도 입안 가득 차오르는 식감을 만끽할 수 있다.

한여름 가격 폭등 전, 저렴하게 즐기는 보양식 민어

네 번째 수산물은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대접받는 민어다. 대다수 사람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월과 8월이 되어서야 몸을 보양하겠다며 민어를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7월과 8월의 민어 가격은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커다란 민어 한 마리에 수십만 원을 웃도는 일이 허다하여 평범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 6월에 시장을 찾으면 아주 착한 가격에 민어를 만날 수 있다. 한여름에 잡히는 커다란 민어에 비하면 전체적인 몸집이나 크기는 조금 작을 수 있지만, 영양과 맛의 깊이는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6월에 잡히는 다소 작은 크기의 민어들은 나름대로 아주 탱글탱글하고 찰진 맛을 품고 있다. 오래 묵혀 부드럽게 먹는 큰 민어와 달리, 작은 민어는 신선함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아주 좋다. 비싼 돈을 주고 여름철에 힘들게 사 먹는 것보다, 6월에 미리 저렴한 가격으로 민어를 구해 매운탕을 끓이거나 맑은 국으로 우려내어 몸을 챙기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실속 있는 선택이다.

활동량이 늘어나 살이 가장 쫄깃한 여름 바다의 주인공, 농어

다섯 번째로 추천하는 수산물은 여름 바다의 강자로 불리는 농어다. 이맘때 많은 사람이 도미나 돔 종류의 생선을 횟감으로 찾기도 하지만, 사실 돔 종류는 봄철에 알을 낳는 시기를 지나오면서 6월이 되면 살이 힘없이 흐물흐물해지고 고유의 맛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와 반대로 농어는 6월이 되면서 물 만난 고기처럼 바다 속을 누비는 활동 범위가 아주 넓어진다.

먹이를 찾아 활발하게 헤엄치며 운동량이 급격히 많아지기 때문에, 농어의 몸을 이루는 근육이 단단해지고 살에 엄청난 탄력이 붙게 된다. 그래서 6월에 잡힌 농어는 생선 살이 아주 쫄깃하고 씹을수록 탱탱한 맛을 자랑한다. 살이 단단하여 칼로 썰었을 때 뭉개지지 않으므로 얇게 썰어 얼음물에 살짝 헹구어 회로 즐기면 그 극대화된 쫄깃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름 생선 중에서 가장 힘이 넘치는 시기인 만큼, 6월의 농어는 생선회 특유의 씹는 재미와 맑고 담백한 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최고의 선택지다.

알을 낳기 직전 속이 꽉 찬 바다의 보물, 성게알

마지막 여섯 번째 수산물은 고급 일식당이나 시장에서 귀하게 취급받는 성게알이다. 많은 이들에게 일본식 표현인 '우니'로도 자주 불리는 식재료다. 성게는 대개 5월에서 6월 사이에 알을 낳기 직전의 상태가 되는데, 바로 지금이 일 년 중 성게 껍질 속에 알이 가장 빼곡하고 통통하게 차오르는 시기다.

성게알 자료사진. / SharkPaeCNX-shutterstock.com
성게알 자료사진. / SharkPaeCNX-shutterstock.com

노란빛이나 주황빛을 띠는 성게알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맛을 보면, 특유의 부드러움과 함께 진한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6월의 성게알은 혀끝에 닿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바다 향을 가득 머금은 달콤한 맛을 낸다. 먹는 방법 또한 아주 다양하다.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성게알을 듬뿍 올리고 짠 간장을 몇 방울 떨어뜨려 살살 비벼 먹으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미역을 넣고 함께 국을 끓여내면 국물 전체에 깊고 고급스러운 감칠맛이 스며든다. 최근 유행하는 방식처럼 하얀 생선회 위에 조금씩 얹어 먹거나, 잘 구운 소고기 구이 위에 올려 함께 먹으면 고기의 기름진 맛을 성게알이 담백하게 잡아주며 아주 묘한 조화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