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3년 반이 지나도 남은 상처…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의 목소리

작성일

이태원 참사 3년 반… 생존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159명이 희생된 그날 이후 3년 반이 흘렀지만, 생존자들과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시간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다. 참사가 남긴 상처는 현재진행형이며,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낙인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KBS 1TV '추적 60분'이 12일 방송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에게 안부를 묻습니다'를 통해 참사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생존자와 상인, 취재진들의 목소리를 조명한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첫 번째 이야기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모티브가 된 주점의 공동 운영자였던 백진우(가명) 씨의 사연이다. 조리와 경영에 재능을 갖춘 청년 사업가였던 그는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 활동과 심폐소생술(CPR)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참사 이후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조금씩 회복되던 이태원 상권은 다시 침체에 빠졌고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이 동시에 찾아왔다. 그는 지난 4월 집을 나선 뒤 실종됐고 열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제작진은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참사가 남긴 깊은 상처를 들여다본다.

참사 이후 삶이 달라진 또 다른 상인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당시 자신의 가게 문을 열어 시민들을 구조했던 남인석 씨는 더 많은 사람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한강공원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며 감정을 해소했고, 가게 한편에는 방문객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그 공간에는 같은 이태원 상인인 이현정(가명) 씨도 찾고 있었다. 참사 당일 가족과 함께 현장을 빠져나온 그는 위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과정에 대해 여전히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반면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 나섰던 또 다른 상인 김지은 씨는 생계를 이어가기조차 버거운 현실 속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참사 이후 가게 매출이 이전의 10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하루 매출이 전혀 없는 날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생존자와 목격자들이 겪은 정신적 후유증도 집중 조명된다. 핼러윈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참사를 직접 목격한 중앙일보 기자 김남영 씨는 사고 이후 한동안 일상을 이어갔지만, 1년가량 지난 뒤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고 고백한다.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재를 시작했고, 정신건강 치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참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주희(가명) 씨는 급성 스트레스 증후군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이후 이어진 2차 가해였다고 말한다. 인도계 한국 영주권자인 외국인 기자 선저이 꾸마르 씨 역시 참사 자체만큼이나 생존자와 유가족을 향해 쏟아진 비난과 혐오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그는 "그날 놀러 간 건 맞지만 놀러 가는 게 죄냐"며 사회가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를 비판했다.

방송은 사회적 참사의 치유를 위해 필요한 조건도 함께 살펴본다. 참사 발생 후 3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피해자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가운데, 시민 네트워크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이 진행한 조사 결과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피해자 지원의 사각지대를 짚는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활동가들은 피해자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하기를 기다리기보다 사회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애도와 축제가 공존하는 추모 문화를 통해 참사를 기억하면서도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참사 이후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은 생존자들의 아픔과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회복의 조건을 담은 KBS 1TV '추적 60분' 1460회 '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에게 안부를 묻습니다'는 12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