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을 온몸으로 응원합니다"… 공지영 작가가 나주벌에 전한 치유와 성찰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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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대 ‘제28회 NEXT전남-나주 상상포럼’ 200여 명 운집
고통을 넘어서는 법, 타인을 품는 '3%의 여백' 강조하며 깊은 울림 선사

짙은 녹음이 어우러진 6월의 이른 아침, 전남 나주에 자리한 동신대학교 캠퍼스에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따스한 치유의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11일 오전 7시, 동신대학교(총장 이주희) 혁신융합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제28회 NEXT전남-나주 상상포럼’은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을 초청해 지역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북토크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직원과 나주 시민 등 200여 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해 작가가 건네는 통찰력 있는 삶의 지혜에 귀를 기울였다.
■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지리산 자락에서 찾은 평온한 일상의 가치
이날 강단에 선 공지영 작가는 특유의 유쾌하고 편안한 입담으로 무거운 주제들을 부드럽게 풀어내며 청중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강연은 그녀의 최근 신간인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를 중심으로, 세상의 풍파를 먼저 겪은 인생의 선배이자 어머니로서 사랑하는 딸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12가지의 진솔한 주제들을 하나씩 꺼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공 작가는 화려했던 서울 생활을 과감히 정리하고 8년 전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귀촌하여 정착하게 된 자신의 인생 2막을 생생하게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치열한 경쟁과 속도전에서 벗어나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녀는, “우리가 그토록 좇는 파랑새 같은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신기루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진정한 행복은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성껏 돌보고 챙기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된다”며, 외형적인 성취보다 내면의 평화를 다지는 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내가 틀릴 수도 있다"… 타인을 향해 비워둔 '3퍼센트의 여백'이 가진 힘
이번 강연에서 참석자들의 가장 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대목은 이른바 ‘3퍼센트의 여백’에 관한 철학이었다. 현대 사회는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이 첨예하게 부딪히며 극단적인 분열과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 공 작가는 이러한 관계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나의 생각과 주장이 완벽하게 100% 옳다고 맹신하지 않는 겸손한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아무리 확신이 드는 일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속 한구석에 ‘어쩌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3퍼센트 정도의 빈 공간을 반드시 열어두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작은 여백이야말로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과 상처를 부드럽게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의 원천이 되며, 나아가 세상을 훨씬 더 넓고 유연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강력한 삶의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독단에 빠지지 않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담은 이 메시지는 청중들에게 깊은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
■ 고통의 블랙홀을 탈출하는 법, 과거의 스위치를 끄고 '오늘'에 집중하라
누구에게나 불쑥 찾아오는 삶의 고통과 시련을 지혜롭게 건너는 방법 역시 이날 포럼의 핵심 주제였다. 공 작가는 “고통이란 놈은 마치 우주의 블랙홀과 같아서, 우리 삶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순식간에 모두 빨아들이고 무기력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상처를 파헤치고 후회하는 동영상을 머릿속에서 무한 반복 재생하기보다는, 과감하게 그 과거의 스위치를 꺼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 “오직 지금 숨 쉬고 있는 ‘오늘’,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적인 화가 메리 빈센트의 충격적이고도 감동적인 생존 일화가 소개됐다. 끔찍한 범죄로 두 팔이 절단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그녀가 깎아지른 절벽을 기어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먼 미래의 막막함이 아니라 오직 눈앞에 놓인 ‘한 걸음’에만 철저히 집중하고 훗날 범인을 잡아 다른 피해자를 막겠다는 공익적인 목적의식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공 작가는 “우리 역시 산더미 같은 걱정 대신, 당장 하루 혹은 일주일 단위로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세우고, 묵묵히 나아가는 스스로를 향해 ‘잘하고 있다’며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자비로운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위로를 건넸다.
■ 지역사회의 지적 갈증 채우는 'NEXT전남-나주 상상포럼', 소통의 장으로 우뚝
이 밖에도 공지영 작가는 단단한 내면을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아끼지 않았다. “바닥을 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잡고 이겨내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최저점이 높은 사람)을 곁에 둘 것”, “아무도 보지 않는 혼자 있는 고독의 순간에도 스스로의 품격을 잃지 않을 것”, 그리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타인의 감정이나 외부 환경 대신 온전히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에만 에너지를 집중할 것” 등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말이라는 것은 곧 인간 존재와 사유를 담아내는 거대한 집”이라고 정의하며, “매일 좋은 책을 곁에 두고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를 익히는 연습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품격을 지켜내는 가장 훌륭하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말로 깊은 여운을 남기며 강연을 갈무리했다.
강연 직후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과 팬 사인회에는 작가와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참석자들의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현장에 참석한 한 시민은 “팍팍한 현실에 치여 내 마음을 돌보지 못했는데, 오늘 작가님의 진심이 담긴 조언 덕분에 큰 위안을 얻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충전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동신대학교는 급변하는 미래 사회의 트렌드를 읽고 지역민들과 함께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명사 초청 조찬 특강인 ‘NEXT전남-나주 상상포럼’을 기획해 운영해 오고 있다. 28회째를 맞이한 이 포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각계각층의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혁신적이고 깊이 있는 강연을 선사하며, 지역사회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소통 창구이자 지식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