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중인데 긴급 화상회의…이 대통령, '투표용지 사태' 직접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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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탈리아 현지서 수석보좌관회의…투표용지 부족 사태 후속 조치 논의
선관위 7곳 압수수색 종료…노태악 전 위원장 등 피의자 적시 수사 확대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지에서 화상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후속 조치를 직접 점검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이탈리아 현지에서 오는 14일 오후 2시(현지 시각·한국 시각 오후 9시)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다고 11일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가 순방 기간 국정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국내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서 화상 수보회의…투표용지 부족 사태 직접 점검
이번 회의의 핵심 안건은 6·3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정무수석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 계획과 제도 개선 추진 방안을 보고한다. 민정수석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발족 상황과 수사 진행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경제성장수석실은 외환·금융시장 동향과 물가 관련 대책을 보고한다. 선거 관리 논란뿐 아니라 대외 경제 여건과 민생 경제 상황까지 함께 챙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별도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례적인 장면으로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국내 현안을 직접 점검하는 방식으로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귀국 다음 날에도 회의…여름철 재난 대응 점검
이 대통령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인 19일에도 수석보좌관회의를 소집한다. 수석보좌관회의는 통상 목요일에 열리지만 이번에는 순방 일정과 겹치면서 금요일로 조정됐다. 이날 회의의 주제는 여름철 자연재해 대응체계 점검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귀국 직후 민생과 국민 안전을 우선순위에 두고 현안을 챙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와 폭염, 집중호우 등 여름철 재난 위험이 커지는 시기인 만큼 정부 대응 체계를 사전에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선관위 7곳 압수수색 13시간 만에 종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수사도 본격화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관위,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선관위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전 9시쯤 시작된 압수수색은 약 13시간 뒤인 오후 10시쯤 마무리됐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서버에 저장된 전자정보 압수 절차를 제외한 나머지 압수수색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련자 조사 등 후속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검사와 검찰 수사관, 경찰 인력 등 100명 넘는 수사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가 선거 관리 업무와 관련해 이처럼 대규모 강제수사 대상이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노태악 전 위원장 등 피의자 적시…고의성 규명이 쟁점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서울시와 지역선관위 관계자 등 전·현직 선관위 고위 인사들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무유기 등이다. 수사당국은 투표용지 인쇄 계획과 실제 배포 과정, 선거 당일 현장 대응, 투표용지 보관 및 사후 조치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심은 고의성 여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였는지, 선거 관리 책임자들의 중대한 과실이나 의도적 개입이 있었는지가 수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서울시선관위 등에서 투표용지 인쇄 계획서와 회의록, 예산 자료, 지방선거 관련 파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선관위에서는 투표용지 보관 장소와 수량, 잔여 매수 등을 기록한 투표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7동 투표용지 상자 분실 의혹도 수사선상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 상자 분실 사태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서울경찰청은 해당 보관 상자를 분실한 선관위와 폐기업체 관계자들을 직무유기와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검토한 뒤 사건 배당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이어 보관 상자 분실 의혹까지 겹치면서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이탈리아 현지에서 화상회의를 열어 관련 보고를 받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의 중대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순방 중 정상외교와 별개로 국내 정치·행정 현안을 직접 챙기며 사태 수습과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