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4400명이 백만장자 되고 그중 400명은 1500억 이상씩 갖는 회사

작성일

스페이스X IPO 화제... 직원들마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역대급 돈잔치'가 벌어질 것이라는 말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창업자 일론 머스크겠지만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대상은 따로 있다. 수년간 로켓을 만들고 위성을 쏘아 올린 직원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각) 투자 플랫폼 힐닷컴의 분석을 인용해 스페이스X 상장으로 4400명 이상의 전·현직 직원이 백만장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약 400명은 보유 지분 가치가 1억달러(약 1529억원)를 넘길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나 대기업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규모의 자산이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약 1조7700억달러(약 2700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IPO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로이터통신은 기관투자가들의 청약 수요가 목표 물량의 약 두 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이번 상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적인 기업공개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형 IPO에서는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 최고경영진이 막대한 부를 거머쥔다. 반면 스페이스X에서는 로켓 설계 엔지니어와 생산라인 기술자, 발사장 운영 인력, 위성통신 사업인 스타링크 개발자, 공급망 관리자, 품질관리 담당자 등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이 광범위하게 주식 보상을 받아왔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현금 보상 못지않게 스톡옵션과 주식 지급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에게 회사의 성장 과실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다. 그 결과 상장이 이뤄질 경우 부의 상당 부분이 창업자 한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의 직원에게 동시에 분배되는 보기 드문 사례가 탄생하게 됐다.

힐닷컴 최고경영자(CEO)인 앤드루 벤슨은 NYT에 "대부분의 IPO에서는 창업자들만 억만장자가 된다"며 "1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하게 될 직원이 400명에 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NYT가 소개한 사례는 스페이스X 직원들이 얼마나 큰 보상을 받게 될지를 보여준다.

트레버 하이스는 2011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스페이스X 입사를 결정했다. 당시 가족들은 보다 안정적인 대기업 취업을 권유했다. 우주 로켓을 만드는 신생 기업보다 GE 같은 전통 대기업이 훨씬 안전한 선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스페이스X에 남았다.

15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그가 보유한 스페이스X 주식은 10만주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IPO 예정 가격인 주당 135달러를 적용하면 지분 가치는 약 1350만달러에 달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07억원 규모다.

하이스는 NYT 인터뷰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자산을 갖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2012년 입사한 전직 직원 개빈 페티는 연봉 8만달러와 함께 수천 주의 스페이스X 주식을 받았다. 그는 현금 보너스 대신 추가 주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고, 오랜 기간 지분을 보유했다. 현재 그가 가진 주식은 5만주 이상으로 알려졌다.

IPO 가격 기준으로 계산하면 보유 지분 가치는 약 675만달러다. 우리 돈으로 약 103억원에 해당한다.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반면 상장을 기다리지 못하고 주식을 처분한 직원들도 있다.

스페이스X는 오랫동안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 있었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상장사가 되면 분기마다 실적과 주요 경영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는 "스페이스X는 영원히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일부 직원은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현금화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초기 직원들이 스페이스X 주식을 헐값에 넘겼다는 일화가 오랫동안 회자돼 왔다. 상장이 현실화되면서 이들은 가장 아쉬운 선택을 한 사람들로 꼽히고 있다.

현재 스페이스X 직원 수는 약 2만2000명이다.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 사업 확대에 따라 최근 수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상장이 단순한 IPO를 넘어 수천 명의 엔지니어와 기술자,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대를 물려줄 만한 부를 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자 한두 명이 천문학적 부를 얻는 사례는 흔하지만, 수천 명의 직원이 동시에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스페이스X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우주 산업 역사뿐 아니라 미국 자본시장 역사에서도 가장 극적인 부의 이전 사례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때 ‘위험한 로켓 회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업이 이제는 직원 수천 명의 인생을 바꿔놓는 거대한 부의 원천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