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남매'의 수상한 채용?…배현진 사촌을 보좌진으로 뽑은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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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의원이 추천” vs “나와 무관”…채용경로 두고 말 엇갈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사촌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의 친인척 채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현행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동료 의원끼리 친인척을 서로 받아주는 이른바 '품앗이 채용'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며 거센 뒷말이 나오고 있다.
11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배 의원의 사촌 A 씨는 2024년 총선 뒤 박 의원의 비서관으로 채용됐다. A 씨는 선거 캠프 시절부터 카드 뉴스 제작 등 디자인 일을 담당해 왔다.
논란의 핵심은 A 씨의 채용 경로다.
국회 안팎에서는 같은 지역구(서울 송파구)를 공유하며 이른바 '송파 남매'로 불릴 만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두 의원의 특수한 관계가 채용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박 의원과 배 의원은 서울 송파구라는 지리적 연대감뿐만 아니라, 국회의원회관에서도 같은 층 바로 옆 사무실을 나란히 사용하며 당내 의정 활동과 지역구 행사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같은 친한계 의원이기도 하다.
2016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남동생과 딸을 의원실 보좌진 및 인턴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공분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국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의원이 배우자 또는 4촌 이내의 혈족·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관련 법(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5촌 이상 8촌 이내의 친인척을 채용할 경우에도 반드시 국회 사무총장에게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친인척을 직접 채용하는 길이 막히자, 친분이 두터운 동료 의원실에 채용을 부탁하는 '꼼수 품앗이' 편법이 횡행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박 의원의 배 의원 사촌 채용 역시 법적 규제를 교묘하게 우회한 전형적인 교차 채용 사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채용 경위에 대해 당사자들의 입장은 정면으로 엇갈린다.
A 씨는 매체에 "내 채용은 배 의원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24년 총선 당시 지인이 '박정훈 캠프에 디자이너가 필요하니 도와 달라'고 해서 합류하게 됐고, 이후 박 의원 보좌관이 나를 좋게 봐 보좌진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이 채용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반면 채용권자인 박 의원 입장은 달랐다. 그는 매체에 배 의원 추천으로 A 씨를 합류시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배 의원이 2024년 총선 때 카드 뉴스를 만들 수 있는 전문가로 A 씨를 추천해 합류하게 됐고, 당선 이후 보좌진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국회 내부와 여론의 시선은 냉담하다. 국민의 혈세로 세비가 지급되는 국회 보좌진 자리에 동료 의원의 친인척을 앉힌 것 자체가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 평론가는 "법적인 '4촌 이내 제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아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닐지 몰라도, 국민 눈높이에서는 명백한 특혜 채용이자 편법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청년 구직자들이 공정한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끼는 채용 비리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현시점에서, 주요 의원들이 '연고 채용' 논란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당에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