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장봉 내려놓고 구청장 배지 달다…신수정, 광주 여성 정치사의 두 페이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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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최초 여성 의장에 이어 북구청장까지…이제는 '행정'으로 증명할 차례
유리천장 깬 ‘광주 1호 여성 구청장’, 신수정 당선인이 열어갈 북구의 새 아침을 기대하며

정치사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한 번 얻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신수정 광주광역시 북구청장 당선인은 그 '최초'를 두 번이나 써냈다. 광주광역시의회 최초 여성 의장이라는 역사적 기록에 이어, 이번에는 광주 북구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광주 여성 정치사, 한 사람이 두 번 새로 썼다

광주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도시를 자처해왔다. 1980년 5월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곳이다. 그러나 그런 광주에서도 기초단체장 자리는 오랫동안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시의회 의장직마저 수십 년간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자리였다. 신수정 당선인은 그 두 개의 벽을 차례로 허물었다. 그의 정치 여정은 그 자체로 광주 여성 정치사의 살아있는 연대기다.

■'최초'를 두 번 쓴 정치인, 그 무게를 알기에

시의회 의장 시절 신수정 당선인은 광주 정치의 중심에서 의회를 이끌었다. 의장봉을 잡은 첫 여성으로서 그가 보여준 행보는 단순한 상징에 그치지 않았다. 의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려 했던 노력은 적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경험이 이번 북구청장 도전의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의회와 집행부는 본질적으로 다른 무대다. 의회가 견제와 입법의 공간이라면, 구청은 매일매일 주민의 삶과 직접 맞닿는 행정의 현장이다. 예산을 짜고, 사업을 집행하고, 민원을 해결하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 구청장의 몫이다. 시의회 최초 여성 의장이라는 화려한 이력이 북구청장으로서의 성공을 자동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제 신수정 당선인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 산적한 북구의 현안들, 포용적 리더십으로 돌파구 찾아야

기쁨의 순간은 짧고, 짊어져야 할 짐은 무겁다. 현재 광주 북구 앞에는 해결해야 할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산업의 안착과 일자리 창출, 원도심과 신도심 간의 극심한 불균형 해소, 청년 인구의 유출 방지, 그리고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다.

이러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독단적인 결정이 아닌 ‘포용적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일수록, 반대편의 목소리까지 품어 안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신 당선인은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쌓아온 특유의 친화력과 통합의 능력을 발휘하여, 공직 사회의 경직성을 타파하고 민관이 하나 되어 현안을 돌파해 나가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시의회 경험을 행정 혁신의 자산으로 삼아야

신수정 당선인이 시의회 의장으로서 쌓은 경험은 분명 소중한 자산이다. 의회와 집행부 양쪽을 모두 경험한 단체장은 흔치 않다. 의회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갈등이 생기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구청장이 탄생한 것이다. 이 경험을 잘 활용한다면 의회와의 협치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구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시의회 의장으로서 다양한 시민사회, 전문가 집단, 유관 기관과 쌓아온 네트워크는 북구 행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구청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지역의 다양한 역량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때, 행정의 효과는 배가된다. 신수정 당선인이 그 연결자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 번의 '최초'가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이 되길

신수정 당선인의 두 번에 걸친 '최초' 기록은 단지 개인의 성취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의 성공적인 임기는 광주는 물론 전국의 여성 정치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기도 하다. 유리천장은 한 번 깨지면 다시 세우기 어렵다. 신수정 당선인이 유능하고 헌신적인 구청장으로서 4년을 마친다면, 그것이 곧 다음 세대 여성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가장 설득력 있는 격려가 될 것이다.

광주시의회 최초 여성 의장, 그리고 북구 최초 여성 구청장. 두 개의 역사적 타이틀은 이미 그의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그 타이틀에 걸맞은 행정으로 북구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의장봉을 내려놓고 구청장 배지를 단 신수정 당선인의 새로운 출발을 북구민과 광주 시민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기대가 크다. 그리고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임기가 끝나는 4년 뒤, 신 당선인이 여성이라서 주목받았던 구청장이 아니라, 탁월한 행정력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북구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어낸 ‘최고의 구청장’으로 구민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기를 바란다. 그녀의 성공은 곧 광주 지역 수많은 후배 여성 정치인들에게 든든한 이정표이자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

광주 정치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한 신수정 북구청장 당선인. 그녀가 열어갈 북구의 새 아침이 구민 모두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번지게 하는 따뜻한 봄날이 되기를, 한 명의 시민이자 언론인으로서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