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올라온다니…넷플릭스에 풀리는 초호화 캐스팅 19금 '사극'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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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감독과 대배우 세 명이 함께 만든 걸작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아시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세 배우가 한 화면에서 맞붙는 작품이 OTT 플랫폼을 통해 국내 시청자들 앞에 다시 등장한다. 이 작품은 2007년 제작, 2008년 1월 국내에서 개봉했다. 상영 시간 127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이 작품은 그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서사가 담긴 전쟁 사극을 그린다.

영화 '명장' 스틸컷. / 미디어소프트 제공
영화 '명장' 스틸컷. / 미디어소프트 제공

이 영화의 정체는 바로 '명장'이다.

19세기 청나라, 7천만 명이 죽어간 전쟁의 한복판

'명장'의 배경은 19세기 중엽 부패한 청 왕조 시대다. 조정은 썩었고, 백성은 굶주렸다. 결국 민심은 폭발했고, 태평천국의 난이 발생한다. 이 내전은 무려 14년간 지속됐으며, 전투와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이 7천만 명에 달했다. 역사상 가장 참혹한 내전 중 하나로 기록된 실제 사건이다.

기독교 사상을 모태로 한 농민 주축의 태평반란군과의 전투에서 홀로 살아남은 청나라 장군 방청운(이연걸). 그는 전장에서 패주한 뒤 몸을 숨기던 중, 조정의 군량을 탈취하는 도적단과 마주친다. 이 도적단의 두목이 조이호(유덕화)다. 자신의 여인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도적의 수장이 된 남자. 그리고 조이호에게 깊은 충성심을 품은 칼잡이 강오양(금성무)이 그 옆에 있다.

방청운은 강오양의 목숨을 살려주는 일을 계기로 도적단 마을에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길 위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냈던 여인 연생과 다시 만난다. 그런데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조이호의 연인이었다.

세 남자 사이에 한 여자가 끼어든다. 그리고 그들은 피로 의형제를 맺는다. 무고한 사람을 죽여 그 피로 형제애를 증명하는 의식.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가 얼마나 서늘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영화 '명장' 스틸. / 미디어소프트 제공
영화 '명장' 스틸. / 미디어소프트 제공

세 번의 전쟁, 세 번의 균열

의형제가 된 방청운, 조이호, 강오양은 청나라 조정의 허락을 받아 정식 군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선다. 이들이 이끄는 산군(山軍)은 뛰어난 전략과 죽음을 각오한 투지로 서성에서의 첫 전투를 승리로 장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쟁은 한두 번의 승리로 끝나지 않는다. 소주성 탈환을 위한 전투는 9개월이나 이어진다.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피폐해진 병사들. 방청운과 강오양은 남경성 탈환의 성과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괴군의 장군 하괴와 군량 및 후방 지원을 얻어내는 전략적 협상을 성사시킨다.

한편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판단한 태평반란군의 황장군은 자신의 병사 4천 명과 백성들을 살려달라는 약속을 받고 조이호에게 항복한다. 산군은 9개월의 소모전 끝에 소주성에 무혈 입성한다.

여기서 균열이 생긴다. 항복한 포로 4천 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방청운과 조이호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강오양이 방청운의 편을 들면서 세 의형제의 관계는 처음으로 뿌리째 흔들린다. 그럼에도 세 사람은 마지막 남은 남경성 탈환에 합의하고 결국 적의 심장부를 함락시키며 14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

영웅이 된 세 남자. 청나라 마지막 여제 서태후는 방청운을 총독으로 임명한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못한다. 공을 빼앗겼다고 여긴 괴군의 하괴와 그를 후원하는 조정 대신들은 복수를 획책하기 시작하고, 방청운과 연생의 밀회를 목격한 강오양은 형제의 배신 앞에 선다. 신의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에 술로 날을 보내는 조이호. 세 사람의 운명은 점점 엇갈린다.

이연걸, 무술 영웅에서 감정 배우로

'명장' 스틸컷. / 미디어소프트 제공
'명장' 스틸컷. / 미디어소프트 제공

이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이연걸의 연기 변신이다. '황비홍' 시리즈와 할리우드 액션 영화들로 화려한 무술 영웅의 이미지를 굳혀온 이연걸은 '명장'에서 완전히 다른 얼굴을 꺼내 든다.

방청운은 영웅이라기보다 야망가에 가깝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명분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물이다. 이연걸은 이 고뇌하는 장군을 처절한 감정 연기로 소화해냈고, 그 결과 제27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무술이 아닌 연기로 인정받은 이연걸의 커리어에서 명확한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유덕화가 연기하는 조이호는 의리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남자다. 도적이지만, 그가 가진 원칙과 신의는 오히려 조정의 관료들보다 훨씬 인간적이다. 금성무의 강오양은 두 형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가진 인물이다. 그 충성이 흔들리는 순간, 영화는 가장 아프고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세 배우의 이름값만으로도 화면을 채우는 무게감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각자의 연기 스펙트럼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CG도 와이어도 없다, 15만 명의 엑스트라

블록버스터 영화 '명장' 스틸컷. / 미디어소프트 제공
블록버스터 영화 '명장' 스틸컷. / 미디어소프트 제공

'명장'이 개봉 당시 화제가 됐던 또 하나의 이유는 제작 방식이었다. 당시 중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화려한 와이어 액션, 과도한 컴퓨터 그래픽을 이 영화는 과감하게 배제했다.

당시 제작사 발표에 따르면 약 15만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으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투 장면을 담기 위해 280대의 카메라가 배치됐다. 흙먼지와 피가 뒤섞이는 전장의 실상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포착하는 데 모든 제작 역량이 집중됐다.

연출은 진가신 감독이 맡았다. '첨밀밀', '퍼햅스 러브'로 멜로 장르에서 깊이 있는 연출력을 입증한 감독이다. 그가 전쟁 서사에 도전해 만들어낸 결과물은 홍콩 영화계의 공식적인 검증을 받았다. 홍콩 최고 권위의 금상장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을 포함해 총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촬영은 홍콩 최고의 촬영감독으로 꼽히는 황악태가 담당했다.

씨네21 전문가 평점에서 이동진은 6점을 주며 "좋은 목적과 나쁜 수단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라고 평했다. 황진미는 7점을 주며 "무고한 피로 맺은 결의로 어찌 대의와 명분을 도모하리"라고 짚었다. 김봉석도 7점을 매기며 "장엄한 비극, 그런데 보고 나면 너무 우울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평은 엇갈리지만,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물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한국 넷플릭스 시청자, 얼마나 볼까

막대한 제작비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영화 '명장'. / 미디어소프트 제공
막대한 제작비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영화 '명장'. / 미디어소프트 제공

'명장'이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이 있다. 지금 한국 시청자들이 이 영화를 얼마나 찾아볼 것인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흥행 동력은 캐스팅이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는 한국의 30대에서 50대 이상 세대에게 단순한 배우 이름이 아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홍콩 영화와 함께 청춘을 보낸 세대에게 이 세 이름은 클릭을 부르는 조건 반사에 가깝다.

한국 OTT 시장에서 배신, 의리, 전쟁, 정치 암투가 얽힌 역사 사극 장르는 꾸준히 수요가 있다. '명장'의 묵직하고 비장한 분위기는 이 취향층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특히 중국 영화에 대해 "화려하기만 하고 내용이 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던 시청자들이 이 영화를 접했을 때 받는 충격은 적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명장'은 시종일관 어둡고, 결말은 비장함을 넘어 쓸쓸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하는 시청자에게는 맞지 않는 영화다. 또한 현재 넷플릭스를 주로 이용하는 10대~20대 초반 세대에게 1860년대 청나라 배경의 전쟁물과 과거 홍콩 스타들의 이름은 낯설 수밖에 없다. 초반 유입 장벽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결국 '명장'이 넷플릭스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는, 30~50대 세대가 얼마나 빠르게 이 영화의 존재를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 입소문이 붙는 속도가 관건이다.

블록버스터 영화 '명장'. / 미디어소프트 제공
블록버스터 영화 '명장'. / 미디어소프트 제공
'명장' 포스터. / 미디어소프트 제공
'명장' 포스터. / 미디어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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