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수 일치할 확률 '5억9천만분의 1'” 장동혁 주장에…이준석이 날린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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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통계학의 권위자가 내놓은 답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사전투표 결과를 두고 "완전히 일치할 확률이 5억9천만분의 1"이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통계학 권위자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근거로 내세우며 "통계학의 권위자가 내놓은 답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발단은…송도 1동과 2동의 득표수 일치

해당 논란의 시작은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 관내 사전투표 결과였다. 송도1동에서 박찬대 후보가 3,030표, 유정복 후보가 1,440표를 얻었는데, 송도2동에서도 두 후보의 득표 수가 각각 3,030표와 1,440표로 정확히 일치한 것이 확인됐다.

장 대표는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보자들의 투표수와 득표율이 동일하게 나온 것도 전부 사전 투표"라며 "완전히 일치할 확률이 5억9천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음모론으로만 치부하고 우연이라는 선관위의 답변을 그대로 믿고 넘어가자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본 투표 날짜를 늘리고 사전 투표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이 끝끝내 사전 투표 폐지를 막는다면 다른 이유가 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기자회견 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지난 9일 기자회견 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이준석의 반박… "산식부터 공개하라"

이 대표는 장 대표 주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확률을 무기로 빼 들었으면, 그 산식부터 공개해야 한다"며 "가정도 분포도 내놓지 않고 결론만 외치는 것은 계산이 아니라 주술"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또 "장 대표가 언급한 수치가 만약 유튜브에서 가져온 수치라면, 한 정당의 수준이 유튜브 알고리즘과 같아졌다는 고백"이라고 꼬집었다. 정치인이 숫자를 다룰 때는 검증의 의무가 따르는데, 그 의무를 건너뛰고 자극적인 숫자부터 내지르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내려놓은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러면서 "통계는 의혹을 제기하는 도구가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도구여야 한다"며 "산식을 공개하든지, 발언을 거두든지 둘 중 하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와 이준석 대표. 자료사진. / 뉴스1
장동혁 대표와 이준석 대표. 자료사진. / 뉴스1

통계학자의 시뮬레이션…"놀랄 일 아니다"

이 대표가 근거로 내세운 것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의 분석이다. 허 교수는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 허준이 교수의 부친이기도 하다.

허 교수는 직접 시뮬레이션을 돌려 이 상황을 검토했다. 두 후보의 득표 구조를 동전 던지기 모델로 단순화해 분석한 결과, 4,470회(3,030+1,440) 시행에서 두 사람이 같은 횟수를 기록할 확률은 약 0.00903, 즉 약 1%로 나타났다. 10억 번의 컴퓨터 모의시행을 통해 얻은 수치다.

단일 쌍만 보면 1%는 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허 교수는 시야를 인천시 전체로 넓혔다. 인천에는 137개 행정동이 있고, 이 중 두 동씩 짝을 짓는 경우의 수는 총 9,316개(137×136/2)에 달한다. 이 가운데 득표 구조가 유사한 짝이 약 93개 존재하고, 그 안에서 완벽히 일치하는 경우의 기댓값은 약 0.84개로 계산된다.

허 교수는 "따라서 1개가 발견됐다고 놀랄 일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천시장 선거 관내 사전투표에서 두 후보의 득표 수가 완벽히 일치하는 동이 발견됐다고 해서 투표 조작을 의심하는 것은 "통계적 관점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최종 판단이다.

개표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개표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핵심 쟁점…5억9천만분의 1은 어디서 나왔나

해당 논란에서 많은 이들이 가장 궁금해할 대목은 바로 이 숫자의 출처다. 장 대표는 5억9천만분의 1이라는 수치를 제시했지만, 그 계산의 전제 조건이나 확률 분포, 적용 모델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표가 "유튜브에서 가져온 수치라면"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수치가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뒤 정치권으로 유입되는 경로는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패턴이다.

반면 허 교수의 시뮬레이션은 전제 조건(득표 비율 0.6779, 시행 횟수 4,470회)을 명시하고, 10억 번의 컴퓨터 모의시행을 통해 도출한 수치(약 1%)를 공개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전제와 방법론을 공개한 분석과 수치만 제시된 주장 사이의 간극이 논쟁의 핵심이다.

장 대표가 해당 수치의 출처와 산식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이 숫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허명회 교수 SNS 전문.


3,030표와 1,440표로 2개 동이 일치 : 이런 일치가 우연히 가능하다고?

최근 인천시장 선거 관내 사전투표 결과에서 흥미로운 수치가 보였습니다. 유력 후보 두 명의 득표수가 2개 동 완벽하게 일치한 것입니다. 즉, 송도1동에서 박찬대 후보가 3,030표, 유정복 후보가 1,440표를 얻었는데, 송도2동에서도 박찬대 후보 3,030표, 유정복 후보 1,440표로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합니다.

이런 우연이 과연 통계학적으로 '강한 의심'을 품어야 하는 상황인지, 아니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실제 상황을 단순한 모델로 축약하여 검토해 보았습니다. (물론 모델을 달리 설정해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동전 던지기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A가 동전을 총 4,470회(=3,030+1,440) 던져 앞면이 나온 횟수를 기록하고, B도 똑같이 4,470회를 던졌다고 가정합니다. 이때 두 사람이 기록한 앞면의 횟수가 완전히 같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단, 여기서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실제 한 후보의 득표 비율인 0.6779(=3,030/4,470)로 상정합니다.)

10억 번의 컴퓨터 모의시행(시뮬레이션)으로 얻은 결과: 두 사람의 앞면 수가 일치할 확률은 0.00903, 즉 대략 1%.

단일 사건으로 보면 1%는 조금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인천시 전체'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인천에는 137개의 행정 동이 있습니다. 137개 동 중 2개 동씩 짝을 짓는 경우의 수는 총 9,316개 (=137×136/2)에 달합니다.

이 많은 조합 중 약 1%의 비율로 2개 동이 유사하다면 유사한 짝은 대략 93개 (=9,316×1%) 정도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각 짝에서 결과가 일치할 확률이 1% (=0.00903) 정도입니다. 따라서 '완벽히 일치하는 짝'의 기댓값은 약 0.84개 (=93*0.00903)입니다. 그러니 1개가 발견되었다고 놀랄 일이 아닙니다.

소결: 인천시장 선거의 관내 사전투표에서 두 후보의 득표 수가 완벽히 일치하는 2개 동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투표 조작을 의심하나요? 그 의심은 통계적 관점에서는 합리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