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청래엔 "나가라" 대통령엔 "김민석 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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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환송' 정청래 불참에 “대통령 말씀 알아차려야”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해 "백 가지 잘해도 한 가지를 잘못하면 책임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전날 친여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정 대표는 누가 뭐라 해도 윤석열을 탄핵, 내란 청산하는 데에 최고의 공을 세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정치는 백공일과(100가지 잘한 일과 한 가지 잘못한 일)"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통해서 명확하게 정리해 줬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겨야 할 곳을 졌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가 이번 선거를 ‘승리’로 표현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읽혔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환송 행사에 정 대표 지도부가 불참한 것을 두고는 "1년 내 나가실 때 의전상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구체적으로 얘기할 그런 용기는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을 정청래 지도부는 알아차려라"고 주문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김민석 총리에 대해 '1년 이재명 정부의 성과는 사실상 김 총리의 성과'라 평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등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전 총리가 나가더라도 세게 힘 실어주시는구나"라며 "대통령께서는 (그렇게는) 안 하셔야 된다. 안 하셔야 되는 것은 안 하셔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김 총리에 대해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이 큰 소리나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고 칭찬했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와 거리를 두면서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 총리에게 힘을 싣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김 총리는 불참한 당 지도부와 달리 환송 행사에 참석해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떠나는 비행기에 손을 흔들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털 건 털고 잊을 건 잊고 빨리 쇄신해서 나가야 한다, 혁신해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공일과는 박 의원이 즐겨 쓰는 사자성어다. 2020년에도 '문빠'로 표현되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를 언급하며 "백공일과라는 말처럼 내가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한 번 비판하면 문자 폭탄 신세가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전날 전북 김제에서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자를 만나 오찬을 함께했다. 지선 이후 의원총회·본회의(5일) 현충일 추념식(6일) 외에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던 정 대표가 호남에서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전북은 지선 당시 김관영 전북지사가 '대리비 지급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후 무소속 출마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둘로 쪼개지는 내홍을 겪었다.

정 대표는 12일엔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권 경쟁에 나서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른 당권주자의 발길도 호남을 향하고 있다. 김 총리는 앞서 6일 광주에서 열린 '뉴호남 포럼'에 참석해 "(민주당은) 지금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할 때"라며 에둘러 정 대표를 압박했다.

송영길 의원도 같은 날부터 2박 3일간 호남 일정을 소화하며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정 대표의 거취와 호남 민심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선 이후 경쟁적으로 호남을 찾는 것은 텃밭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정청래 심판'이란 깃발을 걸었던 김 지사의 득표율은 41.7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