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와 6·25 나란히"… 전쟁기념관, 논란 끝 결국 게시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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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인식 우려” 비판에… 전쟁기념관, 해당 게시글 삭제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을 중국(중공군) 측의 시각과 비교하는 특별 해설 프로그램을 개설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기습 남침과 중공군의 불법 개입으로 인해 수많은 국군과 유엔(UN)군 희생자가 발생한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 침략국인 중국이 내건 명분을 '대안적 시각' 혹은 '다양한 해석'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하는 것이 국가 안보 전시 시설로서 적절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쟁기념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안내문에 따르면 기념관 측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6·25전쟁, 서로 다른 해석(압록강을 바라보는 두 시선)’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기념관 측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과 중국의 시각을 비교하며 6·25전쟁을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당초 전쟁기념관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를 되새기는 취지 등과 맞물려 이 프로그램을 오는 1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었다.
문제가 된 것은 프로그램 안내 홍보물에 담긴 내용과 일러스트였다. 해당 홍보물에는 한국의 교복을 입은 어린이와 현대식 빨간색 중국 체육복을 입은 어린이 일러스트가 나란히 등장한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이 사용하는 정식 명칭인 ‘6·25전쟁’이라는 표현과 중국이 자신들의 군사 개입 및 참전을 미화할 때 사용하는 일방적 선전 용어인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라는 표현이 동등한 비중으로 나란히 배치됐다.
이를 두고 역사 및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치관이 아직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역사 왜곡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며 대대적인 역사 공정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엄중한 안보 상황 속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의 호국 정신을 기리고 안보 의식을 고취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전쟁기념관이 중국 측의 일방적인 침략 논리를 교육 프로그램의 비교 대상으로 포함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전쟁기념관 측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오도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전쟁기념관 관계자는 지난 9일 인터뷰를 통해 “본래 기획했던 의도는 각 나라에 있는 전쟁기념관 관련 시설에서 현재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관’이 행하고 있는 역사 왜곡 주장의 실체를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기획이었으나 홍보물을 제작하고 일러스트를 표현하는 과정 등에서 세밀하게 살피지 못해 잘못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쟁기념관 측은 내부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인지했으며 즉각 공식 홈페이지에서 관련 안내 게시글과 홍보물을 삭제 조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