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4700장이라더니…집계 끝나자 드러난 실제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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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105분 투표 중단…서울서만 4206장 부족

제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 뉴스1
제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 뉴스1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전국 투표소에서 부족했던 투표용지가 7000여장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직후 밝힌 규모보다 약 1.5배 늘어난 수치다.

10일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지방선거 본투표 당시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7194장이 부족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지난 5일 기준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4726장이 부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추가 집계를 거치면서 부족 규모가 2468장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부족분이 4206장으로 가장 많았다.

투표용지가 가장 많이 부족했던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로 436장이 모자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383장), 인천 남동구 간석1동 제4투표소(306장), 서울 광진구 구의제3동 제6투표소(278장), 서울 성북구 장위1동 제6투표소(277장) 순이었다.

본투표 당일 시위로 출입이 통제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도 투표용지 179장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실제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는 전국 26곳으로 집계됐다. 중단 시간은 최소 4분에서 최대 105분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2동 제4투표소는 4분 동안 투표가 중단됐고,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2투표소는 105분 동안 투표가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서울 송파구 문정2동 제2투표소와 잠실4동 제5투표소, 잠실2동 제7투표소 등 3개 투표소의 경우 투표 중단 시간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선관위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과 국정조사, 법령 개정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통해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재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선거 결과가 뒤바뀔 정도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을 보면, 재선거는 △선거구 후보자가 없거나 △당선인이 없거나 △당선인이 사퇴·사망하거나 △선거의 전부(일부) 무효 판결이나 결정이 있는 경우 △당선무효 등에 실시한다. 이번에 재선거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선거무효나 당선무효를 상정하고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무효나 당선무효를 주장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 기준으로 정당이나 후보자, 선거인(당선무효 제외)이 선거일로부터 14일 안에 해당 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선거소청을 내야 한다. 이후 소청이 기각이나 각하되면 10일 이내에 법원에 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원은 180일 안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

선거무효 등에 이르는 두 가지 길 가운데 첫 번째 선거소청은 수용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중앙선관위가 지난 4일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미 중앙선관위는 선거 유효함을 전제로 당선인 발표 등을 한 상황이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재선거 주장은 선거무효 소송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공직선거법 224조가 선거(당선)무효를 엄격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이 역시 쉬운 것은 아니다.

해당 조항은 “선거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만 선거 전부나 일부 무효 또는 당선 무효를 결정하거나 판결한다”고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