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39주년…잠실은 엿새째 시위, 대학가는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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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6개 대학 오후 6시 동시 시국선언·피켓 시위 예정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서울 송파구 개표소 봉쇄 시위와 전국 대학가 시국선언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학생들이 작성한 '투표용지 부족사태' 관련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학생들이 작성한 '투표용지 부족사태' 관련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전국 16개 대학 총학생회는 10일 오후 6시 각 대학 캠퍼스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과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

시국선언에는 건국대, 고려대, 경희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전남대, 한국외대, 홍익대, 숙명여대, 전북대, 부산대, 한양대 등이 참여한다. 총학생회가 없는 일부 학교는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목소리를 낸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국가가 국민의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중대한 민주주의 훼손 사건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예정이다.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 규명,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에 차질을 겪은 유권자에 대한 실효적 구제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구조 개혁, 시민이 참여하는 독립적 감시기구 설치 등도 요구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참정권 침해” 규탄 나선 대학가

대학가 움직임은 6·10 민주항쟁 39주년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리며 더 커지는 분위기다. 학생들은 참정권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거 관리 실패를 단순 행정 착오로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대자보와 성명서가 붙었고 지역 대학가에서도 선관위를 비판하는 입장문이 잇따랐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성대신문 등 교내 언론사 학생들이 작성한 '투표용지 부족사태' 관련 중앙선관위 규탄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성대신문 등 교내 언론사 학생들이 작성한 '투표용지 부족사태' 관련 중앙선관위 규탄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국가가 국민의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사례로 규정하고 있다. 총학생회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도 제기할 예정이다.

서울 외 지역 대학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과 부산, 대구, 대전·충남권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 단체들도 성명 발표에 동참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개표소 봉쇄 엿새째…시위 장기화

같은 사안을 두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의 개표가 진행된 장소다. 시위 참가자들은 개표소 주변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고 “재선거”, “부정선거”, “당일 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전날 밤 9시 기준 집회 참가자는 1만 1000여 명에 이르기도 했다. 앞서 오후 시간대에도 수천 명 규모의 인원이 핸드볼경기장 일대에 모였고 밤늦게까지 집회가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투표함 관리 과정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개표소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경기장에 입주한 기관과 단체의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체육 관계 단체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 물품을 챙기려 했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신분 확인을 요구하면서 출입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주변 통행과 시설 이용에도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참가자 간 충돌도 발생했다. 일부 참가자가 특정 성향 단체 소속으로 의심한 여성을 현장에서 밀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인으로 오인돼 시비에 휘말렸던 대만 기자들이 국기를 들고 취재에 나서는 상황도 벌어졌다.

시위 양상은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선거 요구가 중심이었지만 이후 일부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의혹과 외국인 선거 특혜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구호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현장에는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도 등장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지난 3일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며 불거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 시간이 연장됐고 이후 투표함 이송과 개표 과정까지 논란이 이어졌다.

법원도 관련 증거보전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동부지법은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상자와 CCTV 영상 등을 보전 대상으로 보고 현장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자료는 향후 선거 효력 다툼이나 선거소청 판단 과정에서 주요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학가 시국선언과 개표소 봉쇄 시위가 같은 날 맞물리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더 확산할 전망이다. 선거 관리 부실 책임론과 참정권 침해 논란이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당국의 진상 규명과 후속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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