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시위대, 여성 어깨에 손 올리고 "신분 밝히라"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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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참가자들 일반 시민 상대로 검문·검색 일파만파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신분을 밝히라고 강요하고 있다.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신분을 밝히라고 강요하고 있다.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일반 시민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온라인에 퍼진 시위 현장 영상엔 시위 참가자들이 이날 한 여성 시민을 세워두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신분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신발을 벗으라고 강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을 소개한 네티즌은 "여러 명이 둘러싸고 소리를 지르며 겁박해 공포에 질린 여성이 먼저 '그럼 보여드릴까요'라며 신분을 공개하겠다고 하니 그때부터 갑자기 '부탁드린다, 도와달라'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 일부는 "성추행당하는 걸 경찰들이 가만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한 시민이 시위대에게 가방 속을 보여주는 모습.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한 시민이 시위대에게 가방 속을 보여주는 모습.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또 다른 영상엔 시위대가 방수 재질 천막 안에 라면 박스를 넣고 길을 지나는 시민에게 "(천막 속 물품이 뭔지) 확인하고 가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민이 "놔두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시위대 중 한 남성이 "확인하고 가라, 내려놓으라"고 강요했다. 화가 난 시민은 천막과 라면 박스를 내팽개치며 라면이라고 소리쳤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방수 재질 천막 안에 라면 박스를 넣고 길을 지나다 시위대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방수 재질 천막 안에 라면 박스를 넣고 길을 지나다 시위대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전날엔 세계선수권을 앞둔 여자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용품을 가지러 왔다가 시위대에 가로막히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 10시쯤 태극마크 선수복 차림의 선수 6명이 경기장 1-5 출입구에 나타나 "문을 열어달라"고 간청했다. 선수들은 오는 24일 중국 산시성 진중시에서 시작되는 제25회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U20) 출전을 앞두고 인근 한국체육대학교로 훈련 장소를 옮긴 상태였으나, 공인구와 장비가 봉쇄된 경기장 안에 남아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핸드볼 선수인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얼굴 대조를 위해 경기 영상을 보여달라"며 출입을 막았다. 현장 경찰이 "주니어 선수라 영상이 없는 것 같다"며 협조를 구했지만 참가자들은 "왜 꼭 그 공이어야 하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한 선수가 "제발요"라며 손을 비비고 거듭 간청한 끝에야 길이 열렸다. 선수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감독도 "시위가 2~3주 걸리면 손해를 감수할 수 없다"며 "훈련은 다른 곳에서 할 수 있어도 공과 장비는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소동은 훈련용품을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오전 10시 24분쯤 선수들이 공이 담긴 수레와 비닐백을 들고 나오자 시위대가 몰려들어 가방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투표용지가 숨겨져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20세 안팎의 선수들은 떠밀리듯 검사에 응했다. 한 남성 참가자가 "양말도 벗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했다가 현장 경찰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약 15분 뒤에는 대만 외신 기자가 봉변을 당했다. 경기장 앞에서 중국어로 들리는 언어로 생중계를 하는 모습을 본 시위 참가자 20여 명이 기자를 에워쌌다. 이들은 "중국인 아니냐", "하도 위장이 많아 의심스럽다"고 했다. 약 5분 뒤 방송이 끝나자 중국어를 구사하는 시위 참가자가 소속을 물었고, 기자가 "대만"이라고 답한 뒤에야 길을 터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