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토익 시험장서 벌어진 사태... 공인어학시험장 첫 적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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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안경 이용한 커닝 시도 적발

서울 종로구의 한 토익학원. / 뉴스1 자료사진
서울 종로구의 한 토익학원. / 뉴스1 자료사진

토익 시험장에서 인공지능(AI) 글라스(스마트 안경)를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고 뉴스1이 9일 보도했다. 공인어학시험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커닝 시도가 확인된 첫 사례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 2건이 나왔다. 첫 적발은 지난달 10일 5월 1회차 시험으로, 온라인 직구나 중고로 구매할 수 있는 A사 제품을 착용한 응시자가 시험 시작 전 감독관에게 발각됐다. 지난달 31일 5월 2회차 시험에서도 국내 미출시된 B사 제품을 착용한 응시자가 추가로 적발됐다.

토익시험 주관사인 YBM한국TOEIC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달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글라스를 활용한 부정행위 시도 2건이 발생한 건 맞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부정행위 처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I 글라스는 카메라·마이크·스피커와 생성형 AI가 결합한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다. 겉보기엔 일반 안경과 구별이 어렵지만, 프레임에 내장된 고화질 카메라가 사용자의 시야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음성이나 렌즈 디스플레이로 정보를 돌려준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메타의 레이밴 메타 젠2의 경우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3K 울트라HD 사진·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헤이 메타"라는 음성 명령만으로 촬영과 AI 호출이 가능하다. 외국어 메뉴판을 보면 즉시 번역해주는 멀티모달 AI 기능도 탑재돼 있다. 안경을 쓰고 시험지를 보면 문제의 답이나 힌트가 실시간으로 눈앞에 표시되는 구조여서 시험장 악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AI 글라스 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달 25일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가 처음 정식 출시됐고, 삼성전자와 구글도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협업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글라스 2종을 올가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면 사용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성적 무효 처리와 함께 최대 5년간 토익 응시 자격이 제한된다. 문제 유출이나 저작권 침해 행위가 드러날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

하금수 YBM한국TOEIC위원회 전무는 뉴스1에 "AI 글라스와 같은 첨단기기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토익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며 향후 첨단기기를 이용한 문제 유출이나 조직적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저작권 침해, 업무방해 등 관련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국가시험에서도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현재도 모든 전자기기의 수능·임용 시험장 내 반입은 이미 금지돼 있고 AI 글라스도 마찬가지"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과도 관련 논의를 하고 있고 우려가 커질 경우 AI 글라스를 시험장 반입 금지 목록에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