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사는 인구'에서 '머무는 인구'로…생활인구 391만 명이 증명한 새로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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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인구의 4.6배 체류인구 확인…재방문율·체류일수 등 5개 지표 전국 평균 웃돌아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인구소멸 위기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전라남도에서 주목할 만한 데이터가 나왔다. 주민등록상 등록인구만 보면 전남 16개 인구감소지역의 인구는 70만 명에 불과하지만, 통근·통학·관광 등 목적으로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무는 체류인구까지 포함한 '생활인구'는 월평균 39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도는 생활인구 인구정책정책 워크숍을 가졌다. / 전남도
전남도는 생활인구 인구정책정책 워크숍을 가졌다. / 전남도

◆주민등록 인구 너머, '생활인구 391만 명'의 발견

전남도는 행정안전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비율이 무려 4.6배에 달한다는 이 수치는, 전남이 단순히 '떠나는 땅'이 아니라 수백만 명이 찾아오고 머무는 '살아있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로 평가된다.

◆단순 관광 아닌 체류·소비·재방문…5개 지표서 전국 평균 상회

이번 분석에서 더욱 주목되는 것은 생활인구의 '질적 수준'이다. 전남은 생활인구 주요 특성 8개 지표 가운데 5개 지표에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재방문율은 40.8%로 전국 평균을 넘어섰고, 체류일수는 3.3일, 평균 숙박일수는 3.7일로 집계됐다. 타 시·도 거주자 비중은 72.8%에 달했으며, 1인당 평균 카드사용액도 12만 5천 원으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생활인구 인구정책-함평나비축제 / 전남도
생활인구 인구정책-함평나비축제 / 전남도

이 수치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전남을 찾는 방문객들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머물며 소비하고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체류인구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한 셈이다.

◆'2050 인구대전환'에서 '생생생 프로젝트'까지…정책 전환의 흐름

전남도의 이 같은 성과는 수년에 걸친 인구정책 전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남도는 2024년 '2050 전라남도 인구대전환 종합계획'을 수립하며 등록인구 중심에서 생활인구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 방향을 공식화했다. 이어 2025년에는 '인구대전환 시즌2, 생활인구 생생생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생활인구 확대를 도정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정책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전남도는 지난해 8월과 12월, 올해 3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시군과 함께하는 인구정책 워크숍을 개최하며 생활인구 확대 전략과 우수사례를 공유해왔다.

◆20개 핵심·100대 세부 사업…관계인구에서 정주인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올해부터는 '생활인구 생생생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된다. '연결·유입·성장'의 3대 전략 아래 20개 핵심 사업과 100대 세부 사업으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관계인구 확대, 체류인구 유치, 정주인구 전환으로 이어지는 생활인구 선순환 체계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시군별 특성과 지역자원을 활용한 '생활인구 늘리기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관광·스포츠·귀농어귀촌·워케이션·체험 프로그램 등 지역 특화사업을 통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와 재방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 번 찾아온 방문객이 단골이 되고, 나아가 지역에 정착하는 주민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역 활력도 커진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체류인구가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역 소비와 교류가 늘고 지역 활력도 커진다"며 "시군과 협력해 생활인구 유입과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앞으로도 생활인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군별 특성에 맞는 정책을 지속 발굴하고, 생활인구가 관계인구와 정주인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지방소멸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숫자로만 보면 여전히 인구감소 지역인 전남이지만, 391만 명의 생활인구가 증명하듯 전남의 잠재력은 주민등록 통계 너머에 있다. '머무는 인구'를 '사는 인구'로 전환하는 전남의 실험이 지방소멸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