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한국 누빈 젠슨 황, 한국 떠나기 전 마지막 일정은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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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기간 총수·대학·스타트업·게임업계 잇달아 만나며 AI 협력망 확대
“지금은 한국의 시간”…수천억 달러 규모 사업·AI 투자 확대 메시지 남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닷새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9일 한국을 떠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전 전세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입국한 그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정부, 대학, 게임업계,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며 한국 AI 생태계 전반을 둘러봤다. 방한 마지막 날에는 "지금은 한국의 시간"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AI 산업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재계 총수부터 페이커까지…한국 AI 생태계 직접 챙겼다

황 CEO의 이번 방한은 국내 AI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일정으로 채워졌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로봇, 자율주행, 게임, 스타트업, 인재 양성까지 AI와 연결되는 거의 모든 분야를 직접 살펴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한 첫 공식 일정은 e스포츠 구단 T1 방문이었다. 황 CEO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를 찾아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선수단과 만났다. 현장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페이커 특유의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남겼고 관련 장면은 국내외 게임업계와 IT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집에서 기업 총수들과 회동, 잔을 부딪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집에서 기업 총수들과 회동, 잔을 부딪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 뉴스1

같은 날 저녁에는 서울 홍대 인근 식당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났다.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이른바 '삼소 회동'이다. AI 시대를 이끌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업계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 자리에서는 AI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센터, 미래 모빌리티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후에도 최태원 회장과 별도 만남을 이어갔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다시 회동했고 방한 마지막 날에도 SK그룹을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HBM 협력이 AI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했다.

지난 6일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에 참여하며 대중과의 접점도 넓혔다. 이어 7일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서 야구팬들과도 만났다. 글로벌 빅테크 CEO가 한국 대중문화와 스포츠 현장을 잇달아 찾은 모습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 시타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 두산그룹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 시타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 두산그룹 제공

게임업계와의 만남도 이어졌다. 황 CEO는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 관계자들을 만나 AI 게임 개발과 피지컬 AI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제작 기술과 디지털 휴먼, 로봇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향후 협력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 8일에는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SK그룹과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를 차례로 방문했고 서울대에서는 학생들과 직접 만났다. 이날 서울대 행사장에서는 학생들이 "K-젠슨"을 연호하며 환호하기도 했다. 황 CEO는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AI 시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한국의 시간”…수천억 달러 사업 언급

방한 마지막 일정은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현대차그룹, LG전자, 네이버, 크래프톤 등 주요 기업과 AI 스타트업, 로봇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 AI 산업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엔비디아 33년 역사의 대부분을 한국과 함께했다"며 "한국은 중공업과 전자산업에 이어 소프트웨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고 이제 AI에서도 세계 최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강점으로 반도체와 제조업 경쟁력, 에너지 인프라, 기술 친화적 문화, K팝과 K뷰티로 대표되는 문화적 영향력 등을 꼽았다. 이어 "이런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지금이 바로 한국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주목받은 발언은 수천억 달러 규모 사업에 대한 언급이었다. 황 CEO는 "이번 방문의 진짜 깜짝 선물은 한국에 엄청난 사업을 가져온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과의 협력을 통해 앞으로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잠재적 사업 기회를 한국에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에 가져온 사업은 일반적인 규모가 아니다"라며 "세상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AI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와의 협력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황 CEO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별도 회동을 갖고 GPU 26만 장 공급 계획과 베라 루빈 NVL72 기반 AI 팩토리 구축, 엔비디아 연구개발(R&D)센터 국내 설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배경훈 과기부총리와 '러브샷'을 하고 있다. /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배경훈 과기부총리와 '러브샷'을 하고 있다. / 뉴스1

배 부총리는 회동 이후 한국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을 최우선으로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이 피지컬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의 만남도 관심을 모았다. 황 CEO는 방한 마지막 날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단독 회동을 가졌다. 양측은 HBM4와 HBM5 등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파운드리 협력,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 부회장은 회동 직후 "오랜 기간 협력해왔는데 오늘 가장 좋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는 HBM4와 파운드리 협력, 중장기적으로는 공동 개발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회동했다. / 삼성전자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회동했다. / 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서는 황 CEO의 이번 방한이 단순한 기업 방문을 넘어 한국 AI 산업 전체와 엔비디아의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로봇, 게임, 스타트업 투자, AI 인재 양성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협력 논의가 이뤄진 만큼 향후 국내 AI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