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어왔지?…경주 대형 카페서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 동물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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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한 대형 카페 수조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경북 경주의 한 대형 카페 수조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백상아리가 발견돼 파장이 일었다. 카페 측은 전시가 아닌 구조·임시 보호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으며, 해당 개체는 현재 바다로 방류된 상태다.

경주 감포항의 한 대형 카페 수조에서 헤엄치는 백상아리 / 유튜브 '다흑'
경주 감포항의 한 대형 카페 수조에서 헤엄치는 백상아리 / 유튜브 '다흑'

지난 5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주시 감포항 인근 투썸플레이스 매장 지하 수조에서 백상아리 유어 한 마리가 쥐돔 등 수백 마리의 어종과 함께 헤엄치는 사진이 퍼졌다.

사진을 공개한 시민 A씨는 "2026년 5월 30일 경주 감포항점에서 전시 중인 백상아리 유어"라며 "2016년 일본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백상아리 사육 시도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국내 최초 생체 전시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멸종위기 동물을 카페 수조에 가둬놓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경주 대형 카페 수조에 전시된 백상아리 / 온라인 커뮤니티
경주 대형 카페 수조에 전시된 백상아리 /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측 "판매되는 걸 보고 불쌍해서 데려온 것"

논란이 커지자 카페 측은 해명에 나섰다. 카페 측은 "감포항 인근 활어직판장에서 판매 중인 것을 보고 불쌍해서 데려왔고, 계속 키울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성체가 되기 전 방류할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관심이 몰리고 신고하는 사람도 있어 처음 계획보다 시기를 앞당겨 지난 2일 방류했다"고 전했다.

A씨 역시 게시물을 통해 "수소문해 보니 감포항 인근 활어직판장에서 경매로 나온 개체를 보호 목적으로 데려왔는데 이슈가 커졌다"며 "현재는 방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활어직판장에서 경매로 나왔었다는 백상아리 / 온라인 커뮤니티
활어직판장에서 경매로 나왔었다는 백상아리 / 온라인 커뮤니티

백상아리, 왜 수조 사육이 거의 불가능한가

백상아리(학명 Carcharodon carcharias)는 오대양 얕은 연안에서 주로 서식하는 세계 최대의 포식성 어류다. 수컷 기준 평균 몸길이 3.5~4.0m, 무게 680~1000kg에 달하며, 암컷은 평균 4.5~5.0m, 무게 1000~1900kg까지 성장한다.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백상아리가 카페 수조에 갇혔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지만, 전문가들이 더 우려하는 건 해당 개체의 생존 가능성이었다. 백상아리는 넓은 바다를 수백 킬로미터씩 이동하며 먹이활동을 하는 대형 포식자로, 좁은 수조에 갇히면 스트레스로 벽에 몸을 부딪히는 자해 행동을 보이거나 먹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속적으로 헤엄쳐야만 숨을 쉴 수 있는 생리적 특성 때문에 좁은 환경에서는 호흡 곤란으로 폐사할 위험도 크다.

동물권 단체와 전문가들은 백상아리를 대표적인 사육 부적합 종으로 분류한다. 1981년까지는 백상아리가 수족관에서 11일 이상 생존한 기록이 없었을 정도며, 실제로 2016년 일본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에 전시됐던 백상아리가 사육 3일 만에 폐사한 사례도 있다.

세계적으로 백상아리를 장기 사육하는 데 가장 근접했던 사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베이 아쿠아리움(MBA)이다. 그 중 한 마리는 198일간 수족관에 머물며 백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MBA는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고 판단한 뒤 더 이상 백상아리를 전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몬터레이 아쿠아리움은 아성체 백상아리를 포획해 전시한 뒤 성체가 됐을 때 방생하는 방식으로 총 3회 사육을 진행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 정도 수준이 사실상 한계로 통한다.

영화 '죠스'에 등장하는 거대 백상아리 /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영화 '죠스'에 등장하는 거대 백상아리 /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유튜버 현장 방문 영상도 화제…전문가 "사육 난이도 극악"

이 같은 소식은 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 '다흑'을 통해서도 알려지며 더욱 확산됐다. 해당 채널은 지난 3일 경주 감포항을 직접 찾아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고, 영상에는 수조 안에서 헤엄치는 백상아리 유어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서울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여기까지 온 사람도 있었다"며 현장에 몰린 관심을 전했다. 영상에 등장한 한 관람객은 "서울역에서 노숙하고 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튜버는 현장에서 만난 수생생물 전문가 크레오트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크레오트 대표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장기간 사육은 어렵다라고 판단한다"며 "백상아리가 끊임없이 유영을 해야 호흡을 할 수가 있는데, 아쿠아리움이나 전시장에서는 장기간 사육이 어렵다고 보는 대표적인 어종"이라고 밝혔다.

경주 카페의 대형 수조에서 포착된 백상아리 / 유튜브 '다흑'
경주 카페의 대형 수조에서 포착된 백상아리 / 유튜브 '다흑'

백상아리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크레오트 대표는 "컨디션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며 "체표(몸 표면 피부)가 많이 상해 보였다. 끊임없이 유영을 해야 되고, 수만km를 헤엄쳐 다녀야 되는 특징을 가진 상어인데 수조가 좁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치망을 통해 잡혔으니 온전한 상태도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상아리의 사육 기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크레오트 대표는 "세계적으로 사육을 많이 시도했는데, 약 200일 가까이 전시한 것이 최장 기록이고 나머지는 그 전에 폐사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경주 전시가 국내 최초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다흑

국제협약 규제 대상…국내 보호 체계는 '공백'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은 백상아리를 적색목록 취약(VU) 등급으로 지정했으며,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는 부속서 2종으로 분류해 국가 간 거래 시 반드시 수출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포츠 낚시, 이빨과 턱뼈를 노린 밀렵, 해수욕장 출몰 차단을 위한 사살 등이 개체수를 빠르게 줄이는 주요 원인이다.

문제는 국내 법 체계다. 백상아리는 국내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포획이나 사육을 직접 규제할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국제협약상 거래는 제한되지만, 국내에서 이미 유통된 개체를 사육하거나 전시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규정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뜻이다.

이번 사건이 활어직판장 경매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감포항 일대에서 어획된 백상아리 유어가 수산물 시장에 버젓이 유통됐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누리꾼 반응 엇갈려…"다행" vs "수조 상태 우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돔배기나 샥스핀으로 소비될 수도 있었는데 바다로 돌려보냈으니 다행이다", "어쨌든 덕분에 바다로 돌아간 거다"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수조 안에서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백상아리는 넓은 바다에서 살아야 하고 특유의 성질 때문에 장기 사육이 어렵다고 들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상어보다 카페 수족관 크기가 더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방류된 백상아리 유어의 건강 상태나 이후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조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먹이 거부 등이 방류 이후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