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에서 시작되는 녹색 혁명… 광주 서구, ‘착한 기후밥상’으로 탄소중립의 새 이정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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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주범으로 꼽히는 ‘먹거리’ 정조준… 학교 급식과 가정 식탁 아우르는 실천형 저탄소 교육으로 생태적 전환 이끈다

전 지구적인 탄소중립 달성이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거대 담론에 머물던 환경 문제를 우리의 가장 일상적이고 친숙한 공간인 ‘식탁’ 위로 끌어내려는 의미 있는 시도가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시작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일 우리가 먹고 마시는 먹거리가 생산, 유통, 소비, 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먹거리 전환을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광주 서구청이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전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착한 기후밥상’ 사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상 속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기후 행동이 될 이번 프로젝트의 세부적인 청사진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았다.
■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해법, 왜 ‘밥상’을 주목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에서 3분의 1가량이 바로 우리가 먹는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규모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메탄가스 배출, 수입 식재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 그리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광주 서구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거창하고 막연한 구호 대신, 매일 하루 세 번 마주하는 밥상에서의 작은 선택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빠르고 실효성 있는 실천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착한 기후밥상’은 단순히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핵심 공간인 학교와 가정을 탄소중립 실천의 최전선 베이스캠프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서구청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생태 전환 프로젝트다.
■ 영양교사와 학부모, 녹색 식생활 이끌 ‘투톱’ 리더로 전면에 나선다
이번 사업이 지닌 가장 큰 차별점은 아이들의 식단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두 핵심 주체, 즉 ‘영양교사’와 ‘학부모’를 녹색 식생활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광주 서구는 이들을 대상으로 7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총 4회로 구성된 심도 있는 탄소중립 먹거리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한 이론 전달에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이 기후 위기와 먹거리의 상관관계를 뼈저리게 인식할 수 있도록 입체적인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세부적으로는 ▲기후 환경의 심각성을 짚어보는 이론 교육 및 실습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먹거리 교육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저탄소 메뉴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에너지 전환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광주 에너지파크 견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촘촘하게 진행된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저탄소 식생활의 필요성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실생활에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노하우를 습득하게 된다.
■ 학교 급식실의 눈부신 진화… ‘저탄소 식단의 날’이 불러올 긍정적 나비효과
프로그램은 대상별 역할과 특성에 맞춰 철저하게 이원화된 맞춤형 과정으로 진행된다. 먼저 ‘영양교사 과정’은 미래 세대의 입맛을 책임지는 학교 급식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 영양교사들은 탄소 배출량이 적은 식재료를 선별하는 안목을 기르고, 학생들의 기호와 영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비건(Vegan) 및 저탄소 급식 메뉴를 직접 개발하여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연수를 마친 교사들이 각자의 학교로 돌아가 매월 1회 ‘저탄소 식단의 날’을 공식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 급식실에서 자연스럽게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 중심의 식단을 경험함으로써, 어려서부터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생태 감수성을 키우는 엄청난 교육적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 가정으로 번지는 친환경의 물결, 12일까지 ‘착한 밥상’ 참여자 전격 모집
학교에서의 변화는 ‘학부모 과정’을 통해 가정의 식탁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학부모들은 다채로운 저탄소 요리 실습과 환경 교육을 바탕으로, 육류 위주의 가족 식단을 제철 채소와 지역 농산물 중심으로 건강하게 재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부모가 식탁 위에서 보여주는 솔선수범은 그 자체로 자녀들에게 가장 훌륭한 산교육이 된다.
광주 서구는 이처럼 지역 사회 전반에 친환경 식생활의 물결을 일으킬 ‘착한 기후밥상’의 주인공을 애타게 찾고 있다. 오는 6월 12일까지 관내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영양교사 10여 명과 초등학교 학부모 단체 6개 팀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여정에 동참하고자 하는 교사와 학부모는 서구청 누리집에 게시된 관련 서류를 꼼꼼히 작성하여 지정된 전자우편(sadxhhh@korea.kr)으로 제출하면 된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정명숙 광주 서구 기후환경과장은 "거대한 기후 위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결국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작지만 꾸준한 변화"라며, "이번 착한 기후밥상 사업이 학교 급식실과 각 가정의 식탁을 넘어, 지역 사회 전체에 저탄소 생활 문화가 뿌리내리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밥상 위에서 쏘아 올린 광주 서구의 작은 숟가락질이, 지구를 식히는 거대한 녹색 바람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