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대한민국 철새 도감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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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사태, 선관위 책임론 확산되나
예측 실패와 인력 부족, 선거 신뢰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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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본투표일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됐고, 일부 유권자가 항의하면서 투표함 이송과 개표까지 늦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잠실7동 제2투표소에는 선거인 3856명 대비 1900매의 투표용지가 준비됐다. 이는 선거인 수의 49.3% 수준이다. 선관위는 내부 지침상 본투표용 투표용지를 선거인 수의 50% 기준으로 산정하고 100매 단위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소진됐고, 선관위는 대기 중이던 유권자에 한해 투표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JTBC는 현장 관계자들이 오후 2시쯤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송파구선관위에 보고했지만, 대응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분 투표용지에 수기로 일련번호를 적는 작업을 맡은 인원이 3명뿐이었다는 현장 관계자 증언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송파구청 측이 협조 의사를 밝혔으나 선관위가 자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장 공무원들의 불만도 확산됐다. 온라인에는 송파구 소속 공무원으로 알려진 작성자가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올린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에는 “송파구 직원들은 더 이상 선거 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 “송파구선관위에서는 직원이 한 명도 현장에 안 올 수가 있느냐”, “지자체 공무원을 총알받이로 쓰지 말라”는 취지의 항의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은 투표소 운영 과정에서 선관위와 지자체 공무원 간 책임 분담 문제가 현장 갈등으로 번졌음을 보여준다.

선관위 내부 인력 운영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서울경제는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인용해 올해 4월 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가 176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많았다고 보도했다. 선거철마다 휴직자가 늘어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휴직 사유에는 육아휴직과 질병휴직, 가족돌봄휴직 등이 포함돼 있어 이를 모두 기강 해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논란은 법적 절차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선관위 간부들을 상대로 한 직무유기 등 고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에도 참정권 침해를 주장하는 헌법소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커지자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노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국민의 참정권과 선거 관리 신뢰를 훼손한 일이라고 밝히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원인과 대응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투표용지 산정 착오를 넘어 선거 수요 예측, 비상 대응 매뉴얼, 현장 인력 배치, 선관위와 지자체 간 업무 분담 전반에 있다. 향후 진상규명위 조사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 범위와 제도 개선 방향이 구체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