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가볼 만한 국내 여행지…SNS서 입소문 난 '보랏빛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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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7일 사전축제...본축제는 6월 13~21일

회색빛 채석장이 에메랄드빛 호수와 보랏빛 라벤더 정원으로 변신했다. 초여름 주말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강원 동해 무릉별유천지가 눈길을 끈다.

동해시 무릉별유천지 라벤더축제 현장. / 동해시 제공
동해시 무릉별유천지 라벤더축제 현장. / 동해시 제공

동해시는 오는 13~21일까지 무릉별유천지 일원에서 '2026 무릉별유천지 라벤더 축제'를 개최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본행사에 앞서 5~7일에는 라벤더 사전축제가 열려 라벤더 정원과 호수, 산책길을 미리 둘러볼 수 있다.

무릉별유천지는 최근 강원도를 대표하는 이색 여행지로 떠오른 곳이다. 지난해 누적 관광객 50만 명을 돌파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SNS에서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풍경", "해외 채석장 관광지 같다", "라벤더와 호수 조합이 비현실적이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축제는과거 석회석을 캐내던 폐광지가 어떻게 문화와 관광,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산업재생형 축제다. 회색빛 암벽과 에메랄드빛 호수, 보랏빛 라벤더가 한 장면에 담기며 무릉별유천지만의 독특한 풍경을 완성한다.

보랏빛 라벤더 물결 장관

6월의 무릉별유천지는 1년 중 가장 화려한 시기를 맞는다. 이번 라벤더 축제의 핵심은 약 2만㎡ 규모로 조성된 대형 라벤더 정원이다. 보랏빛으로 이어진 라벤더 사이를 걷다 보면 폐광지였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는다. 거친 암벽을 배경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라벤더가 펼쳐지고 그 뒤로는 호수가 잔잔하게 빛난다.

무릉별유천지 라벤더 풍경은 일반적인 꽃 축제와 다르다. 평평한 들판 위에 조성된 꽃밭이 아니라 거대한 채석장 지형과 함께 감상하는 꽃밭이기 때문이다. 회색 석회암 절벽과 보라색 라벤더, 청록색 호수가 한 장면에 겹쳐지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가 많다. 라벤더 정원 사이 산책로와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 절벽이 내려다보이는 지점마다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햇빛이 강한 낮에는 라벤더 색감이 또렷하게 살아나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호수와 절벽에 부드러운 빛이 내려앉아 한층 감성적인 풍경이 만들어진다.

축제 기간에는 라벤더 정원을 중심으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플리마켓 등이 마련된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꽃 감상뿐 아니라 지역 축제의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산책과 체험이 가능한 나들이 코스로 좋고 연인이나 친구끼리 찾으면 사진을 남기기 좋은 감성 여행지가 된다.

이번 주말 열리는 사전축제도 주목할 만하다.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 무릉별유천지의 라벤더 정원과 감성 산책길, 채광 절벽과 호수를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전천 일원에서는 같은 기간 제13회 전천축제도 열려 동해 도심의 시민축제와 산업유산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는 일정도 가능하다.

밤에는 또 다른 라벤더 정원

무릉별유천지는 야간에도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라벤더 정원과 산책로 곳곳에 조명이 켜지고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낮에는 석회암 절벽과 라벤더 향이 어우러진 자연 경관이 중심이라면 밤에는 조명과 달빛이 더해진 몽환적인 풍경이 주인공이 된다.

무릉별 유천지 야간 개장 자료 사진/ 동해시 제공
무릉별 유천지 야간 개장 자료 사진/ 동해시 제공


보랏빛 라벤더는 은은한 조명 아래 더욱 부드럽게 빛난다. 호수 위로 비치는 조명은 물결에 따라 흔들리고 산책로는 초여름 밤바람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낮 동안 활동적인 여행을 즐겼다면 밤에는 천천히 걸으며 여유를 느끼기 좋다.

야간 수상레저 체험도 무릉별유천지만의 매력이다. LED 조명이 장착된 보트를 타고 호수를 유영하면 낮과는 다른 시선에서 무릉별유천지를 감상할 수 있다. 절벽과 호수, 조명이 어우러진 풍경은 이곳이 과거 채광장이었다는 사실을 더욱 극적으로 느끼게 한다.

야간 개장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져 당일치기 여행객은 물론 1박 2일 동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낮에는 라벤더 정원과 액티비티를 즐기고 저녁에는 조명이 켜진 산책길과 호수를 둘러보는 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우기 좋다.

라벤더 축제 포스터 / 동해시 제공
라벤더 축제 포스터 / 동해시 제공

절벽 사이를 가르는 액티비티도

무릉별유천지에는 스카이글라이더와 알파인코스터, 오프로드 루지, 롤러코스터형 집라인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마련돼 있다. 채광지 특유의 넓고 입체적인 지형을 활용한 시설들이다.

스카이글라이더는 절벽과 호수를 내려다보며 하늘을 가르는 체험이다. 높은 지대에서 바라보는 무릉별유천지의 풍경은 산책로에서 보는 모습과 전혀 다르다. 알파인코스터는 굽이진 레일을 따라 내려오며 속도감을 즐길 수 있고 오프로드 루지는 비포장 지형을 달리는 재미가 있다.

롤러코스터형 집라인 역시 이곳의 대표적인 체험으로 꼽힌다. 단순히 직선으로 내려가는 집라인과 달리 채석장의 지형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더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정적인 여행과 짜릿한 액티비티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릉별유천지의 장점이다.

다만 체험시설 이용료는 입장료와 별도로 부과된다. 운영 시간과 시설별 이용 가능 여부는 날씨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50년 채석장이 관광 명소로

지금의 무릉별유천지는 원래 석회석을 캐내던 대규모 채광장이었다. 동해시 삼화동 무릉3지구 일원은 1968년부터 약 50년 동안 시멘트 원료용 석회석을 생산하던 산업 현장이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한복판에서 채석과 운반이 이어졌고 거대한 기계 소리와 먼지가 이곳을 채웠다.

채광이 끝난 뒤 땅은 깊게 파였고 절벽처럼 깎인 암반과 거대한 웅덩이가 남았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면 흉물스럽게 방치될 수 있는 폐광지였지만 동해시는 이 공간을 완전히 덮거나 지우는 대신 흔적을 살리는 방식을 택했다.

폐광의 상처를 감추기보다 시간의 흔적으로 남긴 것이다. 그렇게 채석장의 거친 절개면은 웅장한 풍경이 됐고 채굴로 생긴 웅덩이는 물이 차오르며 호수로 바뀌었다. 청옥호와 금곡호라는 이름을 얻은 두 호수는 석회석 성분이 만들어낸 특유의 청록빛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무릉별 유천지 / 동해시 제공
무릉별 유천지 / 동해시 제공


무릉별유천지라는 이름도 이곳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무릉계곡 암각문에 새겨진 글귀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하늘 아래 경치가 가장 좋은 곳 속세와 떨어진 이상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 들어서면 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한쪽에는 높게 솟은 석회암 절벽이 있고 그 아래에는 잔잔한 에메랄드빛 호수가 놓여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자연 그대로의 관광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의 개발로 만들어진 지형과 시간이 흐르며 회복된 자연, 여기에 동해시의 재생 사업이 더해져 지금의 풍경이 완성됐다. 그래서 무릉별유천지는 단순한 꽃밭이나 호수공원이 아니라 산업유산이 관광 자원으로 바뀐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입장료와 방문 정보

무릉별유천지는 계절에 따라 입장료가 다르다. 6월부터 9월까지 성수기에는 성인 6000원,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 4000원, 어린이·청소년 3000원, 유아 2000원의 요금이 적용된다. 비수기에는 성인 4000원,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 3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 유아 1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다음 날 휴관한다. 축제 기간에는 방문객이 몰릴 수 있어 사전 예약이나 운영 공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동해시는 관람객 편의를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운영해 현장 매표 대기 시간을 줄이고 입장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라벤더 축제 기간에는 주차와 입장 동선이 혼잡할 수 있어 가능한 이른 시간대 방문이 유리하다.

무릉별 유천지 / 구글 지도

함께 가기 좋은 동해 여행지

무릉별유천지를 둘러봤다면 인근 명소까지 함께 묶어 여행하기 좋다. 가장 가까운 곳으로는 무릉계곡이 있다. 무릉계곡은 예부터 시인과 묵객이 즐겨 찾던 동해의 대표 자연 명소다. 너른 암반이 펼쳐진 무릉반석과 시원하게 떨어지는 쌍폭포는 여름 초입에 특히 잘 어울린다. 라벤더 정원에서 보랏빛 풍경을 즐긴 뒤 계곡에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쉬어가기 좋다.

동해 추암 촛대바위. / 연합뉴스
동해 추암 촛대바위. / 연합뉴스

동해 바다를 함께 보고 싶다면 추암 촛대바위도 추천할 만하다. 바다 위로 솟은 촛대바위와 해안 산책로, 출렁다리는 동해의 푸른 바다를 가까이에서 느끼게 해준다. 해질 무렵 찾으면 바다와 바위가 만들어내는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무릉계곡 입구에서는 산채비빔밥과 감자옹심이를 맛볼 수 있고 묵호항 일대에서는 곰치국과 물회, 제철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라벤더 축제와 계곡, 바다, 항구 먹거리를 함께 엮으면 이번 주말 동해 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다.

무릉별유천지는 과거 산업의 현장이었던 폐광지가 사람과 자연이 다시 만나는 공간으로 바뀐 장소다. 회색빛 채석장 위에 피어난 라벤더와 에메랄드빛 호수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재생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번 주말 동해를 찾는다면 보랏빛 라벤더 향기 속에서 조금 특별한 초여름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