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이 많아도 꼭 1번은 겪는 일인데, 이젠 한국에서도 문화가 바뀌고 있는 '이것'

작성일

사망자 급증하는데 장례식장은 왜 줄어들까?
1인 가구 증가, 무빈소 장례로 변하는 장례 문화

사망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인해 사망자는 늘고 있지만 장례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장례 산업 전반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보건복지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 장례식장 수는 2021년 1107개에서 2025년 1075개로 감소했다. 4년 동안 32개 장례식장이 문을 닫거나 운영을 중단한 셈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망자 수는 36만3389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영향으로 사망자가 급증했던 2022년 37만2939명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면 장례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장례를 치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빈소를 마련하고 조문객을 받으며 3일장 형태로 장례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가족과 친척, 직장 동료, 지인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는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최근에는 무빈소 장례와 가족장, 소규모 장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무빈소 장례는 말 그대로 빈소를 차리지 않는 방식이다. 안치와 입관, 화장 절차를 중심으로 간단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조문객을 받지 않거나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하는 형태다.

장례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장례식장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통적인 장례식장의 주요 수익원은 빈소 사용료와 식음료 판매다. 조문객이 많을수록 음식 주문도 늘어나고 빈소 사용 규모도 커진다. 하지만 무빈소 장례는 빈소 자체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 시간이 짧아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에는 장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최소한의 절차만 진행하려는 유족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가족 구조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2020년 664만3354가구에서 2024년 804만4948가구로 증가했다. 불과 4년 만에 21.1% 늘어난 수치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대가족 중심의 장례 문화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고인의 가족이나 친척 수가 줄어들고 조문객 규모도 과거보다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무연고 사망자 증가도 장례 문화 변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장례 절차가 간소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전통적인 장례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상조회사 업계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으로 등록된 상조회사는 2017년 163개였지만 올해 1분기 기준 76개로 줄었다.

9년 사이 절반 이상이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다.

폐업과 등록 취소, 인수합병 등이 이어지면서 업체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0년 말 77개였던 상조회사는 2021년 75개, 2022년 72개까지 줄었다. 이후 일부 신규 업체 진입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규제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특히 2019년 시행된 개정 할부거래법은 상조회사 자본금 요건을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 과정에서 자본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들이 대거 시장에서 퇴출됐다.

실제로 2018년 3월 154개였던 상조회사 수는 2019년 84개 수준까지 급감했다.

중소 상조회사들은 강화된 규제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중소 상조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지만 지금은 회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조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장례 서비스에 다양한 추가 상품을 결합하는 방식의 영업이 가능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처음부터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장례를 원한다"며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중소 업체들의 생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15년 12.8%에서 지난해 20.3%로 증가했다.

반면 경제활동의 중심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같은 기간 73.4%에서 69.5%로 감소했다.

이는 단순히 사망자 증가만이 아니라 장례를 준비하고 비용을 부담할 가족 구성원 자체도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장례 산업은 지금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처럼 규모가 크고 조문객이 많은 장례에서 벗어나 가족 중심의 간소한 장례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장례식장과 상조회사들도 기존 수익 구조를 넘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장례식장과 상조회사는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은 단순한 업계 불황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가족 구조와 인구 구조, 그리고 죽음을 대하는 문화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