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비트코인도 폭락했는데... 50% 폭등한 암호화폐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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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폭락장 속에서 주목받는 이 코인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강한 조정의 바람이 불어닥치며 주요 코인들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AI의 수장 샘 올트먼이 이끄는 '월드코인(WLD)'만 홀로 폭등세를 연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일(한국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이 6만 6000달러 선이 무너지고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들이 동반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에서 대규모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및 자산 매각) 현상이 관측됐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서만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강제 청산 물량이 쏟아지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막 같은 하락장 속에서 월드코인은 독보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0.20달러 후반대에서 지루한 횡보를 이어가던 월드코인은 지난 1일(현지시각)부터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해 사흘 만에 50% 가까이 수직 상승, 0.47달러 선을 돌파하며 장기 저항선인 200일 이동평균선(0.415달러)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코인텔레그래프와 코인피디아 등 주요 해외 가상자산 전문 매체들은 월드코인의 이 같은 기습적인 '나홀로 폭등' 배경으로 세 가지 핵심 요인을 꼽고 있다.

① 대규모 공급량 축소

가장 강력한 가격 촉매제는 토크노믹스(토큰 발행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다. 월드코인은 그동안 시장에서 "발행 물량이 너무 많아 하방 압력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현지시각으로 다음달 24일부터 일일 신규 WLD 토큰 발행(공급) 물량이 기존 하루 510만 개에서 약 290만 개로 43% 가량 대폭 삭감된다. 시장에 매일 출하되던 구조적인 매도 압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영리한 고래(대형 투자자)들이 선제적인 매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② '숏 스퀴즈'의 발동

기술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월드코인의 가격이 장기간 하락하자 선물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에 배팅하는 공매도(숏) 물량이 대거 누적되어 있었다. 그러나 월드코인이 예상을 깨고 0.35달러와 0.39달러의 주요 저항선을 차례로 돌파하자 손실 위기에 처한 공매도 세력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 토큰을 급하게 되사들이는 '숏 스퀴즈' 현상이 발생했다. 매수세가 매수세를 부르는 가속 페달이 밟힌 셈이다. 이 과정에서 거래량은 평소 대비 120% 이상 폭증했다.

③ 독점적 내러티브

최근 생성형 AI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무섭게 침범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진짜 인간'을 감별해 내는 기술의 가치가 상반기 들어 더욱 부각하고 있다. 홍채 인식을 통해 인간임을 인증하는 월드 ID(World ID) 생태계는 최근 '오쿠 트레이드(Oku Trade)' 등 제3자 미니앱들과의 통합을 발표하며 실질적인 유저 활성 주소 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른 알트코인들이 뚜렷한 호재 없이 표류할 때, 월드코인은 독점적인 'AI 및 디지털 신분 인프라' 테마를 선점하며 하락장의 피난처 자금을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지나친 추격 매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레이딩뷰 분석가들은 "현재 월드코인의 상대강도지수(RSI)가 74를 넘어서며 단기 과열(매수 과다) 영역에 진입했다"며 "다음달 공급량 감소라는 확실한 호재가 존재하지만 단기 폭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현할 경우 0.43달러 안팎까지 일시적인 숨 고르기(조정)가 나올 수 있으므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