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폭발 참사 유족들 오열…“왜 또 같은 사고가 반복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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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자 5명 신원 확인…유족들 장례식장서 사측에 강한 항의
- “2018·2019년 사고 겪고도 달라진 게 무엇이냐” 질타
- 입사 3개월 된 20대 계약직 포함…20년 이상 근무자도 희생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숨진 근로자 5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된 가운데 유족들이 회사 측을 향해 강한 분노를 쏟아냈다.

3일 유족들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에게 유족들은 사고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3일 오전 대전 유성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폭발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항의와 질책을 들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사진=연합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3일 오전 대전 유성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폭발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항의와 질책을 들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사진=연합

유족들은 “과거에도 같은 사업장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했는데 왜 또 이런 비극이 반복됐느냐”며 회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문제 삼았다. 일부 유족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사고 경위와 책임 규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유족들은 “사고 수습과 보상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회사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유족 측은 회사가 먼저 구체적인 지원 및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유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사고 수습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사고 희생자 가운데는 올해 2월 입사한 20대 후반 계약직 근로자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 근속 직원도 희생자 명단에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사업장에서는 2018년 추진제 공정 폭발로 5명이 숨졌고, 2019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가 사망했다. 수차례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또다시 대형 참사가 반복되면서 "회사가 과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산기업 특성상 위험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이라면 그 어떤 현장보다 철저한 안전관리 체계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반복된 폭발 사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위험요소 관리와 현장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남기고 있다.

유족들과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닌 '반복된 안전 실패의 결과'로 보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은 물론 경영진의 안전관리 책임, 위험 공정 운영 실태, 안전 예산 집행 여부까지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히 "어떻게 폭발했는가"가 아니다. 왜 같은 사업장에서 수년 간격으로 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한 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참사를 일회성 사고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반복된 죽음은 우연이 아니라 경고다. 그 경고를 외면한 대가가 또다시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이어졌다면, 이는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기업의 안전 경영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