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뒤 비대위원장 하려 저러나…” 홍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해 날린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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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해 직접 남긴 화제의 발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전국을 누비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지방선거 끝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려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발언이었다. 전직 대통령의 선거 유세 자체를 문제 삼은 것도 모자라, 그 배경에 정치적 포지셔닝이 있다는 의혹까지 공개적으로 꺼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 뉴스1

"비대위원장 노리는 것 아니냐"…홍준표의 직격

홍 전 시장은 지난 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전국을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 대구에만 나오는 게 아니고 다른 데도 가고 하는 것은 아마 전당대회 다음, 지방선거 끝난 뒤 혼란 뒤에 비대위원장을 하려고 저러나"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을 해서 명예 회복을 노리나? 그런 생각도 해봤다"고 덧붙였다.

현역도 아닌 전직 대통령의 행보를 당내 수습 과정과 연결 지어 해석한 이 발언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국민의힘 향후 지도 체제에 대한 정치적 관전평이기도 했다. 지방선거 직후 국민의힘이 결과에 따라 지도부 교체 수순을 밟을 경우, 박 전 대통령이 그 공백을 파고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홍 전 시장이 먼저 꺼내 든 셈이다.

"확산 효과 없다…선거의 여왕 시절은 옛말"

홍 전 시장은 유세 효과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와서 돌아다녀 본들, 원래 국민의힘 찍을 사람들은 그대로 찍게 돼 있다. 확산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옛날엔 선거의 여왕이었고, 지금은 나와서 저렇게 돌아다녀 본들 원래 찍을 사람을 찍는 것"이라는 표현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과거와 다르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 31일 서문시장을 방문해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후에도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등을 잇따라 찾으며 전국 규모의 유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부산 해운대시장에서 박형준 후보를 지원했고,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고재현 후보 유세에도 가세했다.

그의 비판에는 개인적인 맥락도 담겨 있었다. 그는 "나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법적 제한을 풀어달라고, 국민 통합 차원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안까지 하고, 청와대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라며 "지금 와서 저러니까 누가 해주겠냐"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4월 17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 복원을 직접 요청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 전반에 대한 법적 제한 완화도 건의했다고 밝힌 그는, 이번 방송에서 "그렇게 해서라도 국민 통합의 물꼬를 트자고 요청한 내가 할 말이 없어지는 요즘"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도 그는 "전직 대통령은 국민 통합에 나서는 게 맞는 도리인데, 지금 하는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는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썼다. 그가 직접 법적 제한 완화를 요청하며 국민 통합의 명분을 쌓으려 했는데, 두 전직 대통령이 보수 결집을 위한 노골적인 선거 유세에 나서자 그 명분이 스스로 무너졌다는 취지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 나누고 있다. /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과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 나누고 있다. / 뉴스1

추경호에 재판 리스크 직격…"대구 미래 위해 김부겸"

홍 전 시장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 같은 보수 진영 출신임에도 국민의힘 추 후보가 아닌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말했다.

"추경호가 당선돼버리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 받으러 매주 서울에 올라와야 하는데, 그거 어떻게 시정을 하겠냐. 정부에서 재판받는 사람한테 지원을 하겠냐"는 것이다. 이어 "나는 김부겸이를 시장으로 만들어야지 대구 미래 100년이 준비가 된다고 보고 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추 후보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홍 전 시장은 이 사법 리스크를 대구 시정 운영의 실질적인 장애 요인으로 지목하며, 지역 현안과 연결 지어 지지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전직 대통령 유세, 이례적인가

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유세 지원을 나서는 것은 한국 정치에서 흔한 풍경은 아니다. 전직 대통령은 통상 공식 정치 활동에서 한 발 물러서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져 왔다.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퇴임 이후 공식 정치 행보를 거의 드러내지 않다가 구속 수감, 특별사면 등의 과정을 거쳤고, 박 전 대통령 역시 탄핵·구속·사면의 경로를 밟았다.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전국 유세에 나선 이번 상황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진영 내에서도 홍 전 시장처럼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공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홍 전 시장의 발언은 단순히 두 전직 대통령을 겨냥한 개인 의견을 넘어,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 재편 과정에서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를 둘러싼 물밑 기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기도 하다. "비대위원장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그의 말 한마디가 지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의 하나로 회자되는 이유다.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