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밭을 관리한다…함평 농부들, 데이터로 농사혁명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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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수분·기상 실시간 분석, 무인 방제까지…"기후변화·인력난, 기술로 돌파한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뙤약볕 아래 호스를 들고 밭을 누비던 농부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한 농민이 스마트관수시스템을 작동 하고 있다. / 함평군
한 농민이 스마트관수시스템을 작동 하고 있다. / 함평군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면 토양 수분이 측정되고, 필요한 만큼의 물이 자동으로 공급된다. 해충이 기승을 부려도 무인 방제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한다. 전남 함평군 들녘에서 농업의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함평군농업기술센터가 '품목별 데이터 기반 생산모델 보급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노지 스마트농업 확산에 시동을 걸었다. 농산물 생육 단계별 데이터를 정밀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재배 환경을 조성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갈수록 심각해지는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 토양이 말하고, 시스템이 답한다…스마트 관수의 혁신

이번 사업의 핵심은 노지 과수 농가에 제공되는 세 가지 스마트농업 기술이다. 스마트 관수 시스템, 방상 팬, 무인 방제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 기술들은 단순한 자동화 장비가 아니다. 토양 수분과 기상 환경, 작물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농가가 필요한 시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기반 농업 플랫폼이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 관수 기술은 가장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물의 생육 상태와 토양 환경을 실시간으로 읽어내 적정량의 물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이 시스템은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작물이 필요로 하는 수분을 정확한 타이밍에 공급한다.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안 되는 물 관리의 딜레마를 데이터가 해결하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 드론도 아닌 무인 방제…인력난 해소의 게임체인저

농촌 현장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병해충 방제다. 무거운 방제 장비를 메고 뙤약볕 아래 밭을 누비는 일은 고령화된 농촌 인력에게 갈수록 버거운 과제가 되고 있다. 무인 방제 시스템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사람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시스템이 병해충 발생 상황을 감지하고 적시에 방제 작업을 수행한다. 농작업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농약 노출로 인한 건강 위험도 줄어든다. 인력이 부족한 농번기에도 방제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농가 입장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 기후변화·인력난 이중고…스마트농업이 유일한 돌파구

함평군이 스마트농업 확산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농업 현장이 직면한 이중고가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갈수록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고,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일손은 줄어만 간다. 전통적인 방식의 농업으로는 이 두 가지 위기를 동시에 돌파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은 이 두 가지 문제에 동시에 답을 제시한다. 실시간 기상 데이터 분석으로 저온 피해와 병해충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맞설 수 있다. 자동화 시스템은 줄어드는 농촌 인력을 기술로 보완해 적은 인원으로도 넓은 농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문정모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기후변화와 노동 인구 감소로 인한 농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농업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스마트·정밀 농업기술을 지속적으로 보급해 농가 소득을 증대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로봇 스마트팜·컨설팅까지…함평, 미래 농업 허브로 도약

이번 노지 스마트농업 사업은 함평군이 추진하는 미래 농업 전환의 일부에 불과하다. 함평군은 올해 로봇 스마트팜 기술 시범 사업과 시설 원예작물 스마트팜 컨설팅 시범 사업 등 다양한 스마트농업 시범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며 미래 농업 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데이터로 씨를 뿌리고 알고리즘으로 수확하는 시대. 함평군 들녘에서 시작된 농업혁명이 전남 농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