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위반 사설구급차, SUV와 충돌해 환자 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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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 한 사거리 교차로서 발생한 사고

전도된 사설 구급차 / 인천소방본부
전도된 사설 구급차 / 인천소방본부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교차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충돌해 이송 중이던 90대 여성이 숨졌다.

인천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11시 55분쯤 인천 서구 청라동 한 사거리 교차로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직진하던 사설 구급차가 다른 방향에서 직진하던 SUV와 충돌했다.

사고 충격으로 사설 구급차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구급차에 타고 있던 90대 여성 환자가 숨졌다. 또 70대 여성 보호자와 30대 남성 구급대원이 허리 등을 다치는 경상을 입었다.

SUV에 탑승하고 있던 운전자 등 3명도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조사 결과, 사설 구급차 운전자인 20대 A 씨는 90대 여성을 요양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이송하던 중 신호를 위반해 교차로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설 구급차가 긴급자동차에 해당하는 만큼 도로교통법상 긴급자동차 통행 우선권 특례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신호위반 경위와 사고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A 씨에 대한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차 블랙박스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A 씨 신병 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말했다.

사설 구급차의 교통사고와 긴급자동차 통행 우선권 특례 적용 여부는 법적으로 복잡한 쟁점을 동반한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소방차나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 이송 등 본래의 긴급한 용도로 운행 중일 때 교차로 등에서 우선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특례가 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모든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은 긴급자동차의 운전자에게도 교차로 통과 시 정지하거나 서행해 다른 차량의 안전을 확인해야 할 주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에 진입하다가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긴급자동차 운전자에게도 일정 부분 과실이 인정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사설 구급차의 경우 119 구급차와 달리 응급 환자 이송이 아닌 단순 병원 간 이송이나 외래 진료 혹은 퇴원 목적으로 운행되는 사례가 빈번해 법에서 정한 긴급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번 인천 청라동 사건에서 90대 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이송되던 중이었으므로 해당 이송이 당장 구호 조치가 필요한 위급한 응급 상황이었는지가 도로교통법상 특례 적용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응급 상황이 아님에도 신호를 위반하고 경광등을 켠 채 무리하게 주행했다면 긴급자동차로서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일반 차량과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과거 대법원 등 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단순 환자 이송 중 신호를 위반해 사망 사고를 낸 사설 구급차 운전자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사이렌을 울렸더라도 환자의 상태가 객관적으로 긴급한 상황임이 증명되지 않으면 통행 우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