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이면 차라리…” 삼계탕 한 그릇 2만 원 찍자 직장인들이 발길 돌린 의외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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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삼계탕 1만 원대 돌파, 서민 외식비 언제까지 오를까
여름철 대표 외식 품목인 냉면과 삼계탕 가격이 또 올랐다.

서울의 유명 전문점을 중심으로 냉면 가격은 이미 1만 원대 중후반에 진입했고, 삼계탕 역시 일부 매장에서는 2만 원 안팎의 가격표를 붙여 판매 중이다. 여기에 더해 김밥과 자장면, 김치찌개, 칼국수 등 대중적인 서민 먹거리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시민들의 점심 한 끼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의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261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기록한 1만 2115원과 비교해 500원, 4.13% 오른 수치다.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래옥은 지난 4월부터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을 1만 6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2000원 올렸다. 남포면옥은 1만 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다른 주요 식당들 역시 1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을밀대는 1만 6000원을 받고 있으며, 필동면옥과 을지면옥, 평양면옥의 냉면 가격은 각각 1만 5000원 선이다. 이 같은 냉면 가격의 상승에는 원재료비 부담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서울 지역의 한우 양지 100g 소매가격은 6918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가격인 6031원보다 14.7% 상승한 금액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꼽히는 삼계탕 가격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지난 4월 서울의 삼계탕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 7500원보다 654원, 3.74% 상승했다. 참가격 조사 대상 지역 중 삼계탕 평균 가격이 1만 8000원을 돌파한 곳은 서울이 유일했다. 서울 시내 주요 삼계탕 전문점의 실제 판매가는 이미 2만 원선에 육박했다. 영등포구에 있는 한 전문점은 삼계탕 1인분을 1만 9000원에 판매 중이며, 종로구의 유명 식당 가격은 2만 원에 달했다. 닭고기 가격의 상승이 삼계탕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 됐다. 지난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육용종계 3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되면서 전체적인 공급량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 29일 기준 닭고기 평균 가격은 ㎏당 659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48원과 비교해 16.7% 뛰었다.

가격 인상 흐름은 계절 메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참가격의 지역별 상세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의 김밥 1줄 평균 가격은 38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가격인 3623원보다 177원, 4.89% 오른 결과다. 자장면 가격도 올랐다. 서울 지역 자장면 평균 가격은 지난해 4월 7500원에서 올해 4월 7731원으로 올랐다. 1년 사이에 231원, 3.08%가 인상됐다. 직장인들이 점심 메뉴로 자주 찾는 김치찌개백반과 칼국수 가격 역시 상승했다. 서울의 김치찌개백반 평균 가격은 지난해 4월 8500원에서 올해 4월 8654원으로 154원 올랐다. 같은 기간 칼국수는 9615원에서 1만38원으로 423원 상승했다. 각각 1.81%와 4.40%의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삼겹살 가격의 부담도 커졌다. 서울 지역 삼겹살 200g 기준 평균 가격은 지난해 4월 2447원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2만1321원으로 874원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27% 오른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부 품목의 경우 서울보다 지방의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자장면의 경우 부산 지역이 6429원에서 7000원으로 571원, 8.88% 올랐고, 광주는 6900원에서 7400원으로 500원, 7.25% 상승했다. 김밥은 부산이 3186원에서 3543원으로 357원, 11.20% 뛰었으며, 대전은 3000원에서 3300원으로 300원, 10.00% 올랐다.

이처럼 점심값 부담이 가중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런치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가 확산 중이다. 식당 대신 편의점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면서 주요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에서 30% 이상 증가했다. 대개 4000원에서 5000원대 안팎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뛰어난 가성비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할인가로 판매하는 마감 할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편의점 자체 앱의 마감 세트 메뉴를 선점하는 직장인도 급증했다. 정가보다 30%에서 50%가량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이른바 알뜰 소비족이 늘어난 결과다.
누리꾼들은 "이 돈이면 편의점 도시락을 먹겠다", "요새 통신사 할인도 같이 적용하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의 2.2%에서 2.7%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조정에는 중동 분쟁의 장기화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