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비리' 정민용·정영학 보석으로 5명 전원 불구속 전환... 2심 재판 장기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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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만료일까지 항소심 심리 끝내기 어렵다고 판단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2심 재판을 받는 정영학 회계사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2심 재판을 받는 정영학 회계사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2심 재판을 받는 정영학 회계사와 정민용 변호사가 보석으로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민달기, 김종우, 박정제 고법판사)는 지난 7일 정 회계사와 정 변호사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이로써 지난달 30일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를 비롯한 피고인 5명 전원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유 전 기획본부장, 김 씨, 남 변호사는 구속기소돼 1심 재판 중 기한 만료로 한 차례 석방됐다가 지난해 10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다시 구속됐다. 불구속 기소된 정 회계사와 정 변호사는 1심 선고와 함께 처음 구속됐다.

이들의 구속 기한은 최장 다음 달 30일까지였다. 재판부는 이들의 구속이 만료될 때까지 항소심 심리를 끝내기 어렵다고 보고 "사건 관계인과 접촉 금지"등 조건이 붙는 보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5명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공모 지침서를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유 전 기획본부장과 김 씨에게 징역 8년, 남 변호사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정 회계사는 징역 5년을, 정 변호사는 징역 6년과 벌금 38억원, 추징금 37억 22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은 성남시 대장동 일대의 민관 합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이 몰아지도록 사업 구조가 불법적으로 설계됐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뇌물 수수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각종 부패 범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사와 재판에 방대한 기록과 증거가 동원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 사이의 진술이 엇갈리고 책임을 떠넘기는 공방이 지속되면서 핵심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길어졌다. 그 결과, 1심 선고에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으며 2심 재판 역시 장기화하는 추세다.

항소심 재판부는 분량이 많은 1심 증거 기록을 다시 검토하고 추가적인 증거 조사와 다수의 증인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심리 시간이 부족해 피고인들의 구속 기한 내에 최종 선고를 내리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무죄 추정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미결수의 구속 기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항소심의 경우 법원이 최장 6개월까지만 피고인의 구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추가 구속을 위한 특별한 사유가 발각되지 않는 한 이 기간을 임의로 초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법원은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거지 제한과 사건 관계인과의 접촉 금지 등 엄격한 조건을 부여하고 보석을 허가한다.

피고인 5명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향후 법정 공방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속 상태일 때보다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가 자유로워지며 변호인단과의 소통과 자료 검토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부패 범죄 재판에서 주요 피고인 전원이 2심에서 불구속 상태로 심리를 받는 상황은 드물다.

사법부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그리고 향후 어떠한 최종 판단을 내릴지 법조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