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신문에 실렸던 그 여고생 시인…'나는 솔로' 31기 순자였다
작성일
고3 때 첫 시집 『생각하면 눈시울이』 출간…16년 전 인터뷰·칼럼 속 기록 재조명
ENA·SBS Plus '나는 솔로' 31기 순자(본명 이다은)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이미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순자는 경북 김천여고 재학 시절 국어 교사이자 시인인 배창환 교사를 만나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 수행평가 시간에 시 쓰기 수업을 이끌었던 배창환 교사가 어느 날 써둔 시를 가져와보라고 했고, 순자가 모아보니 70편에 달했다. 배창환 교사와 동료 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보태 첫 시집 『생각하면 눈시울이』가 세상에 나왔다.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수능을 코앞에 둔 고3 수험생 시절의 일이었다.
시집에는 할머니 손에서 자란 유년 시절의 기억이 깊이 배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컸다는 순자는 그 애틋함을 시로 풀어냈다. 시집 출간 당시 인터뷰에서 순자는 "아픔을 알았다. 그것이 어렸던 나의 여린 삶을 아리게 만들었다. 시를 통해 비밀을 고백하고 미안함을 말하고 감사를 전하고 행복함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출판기념회 당일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해준 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고, 글을 모르는 할머니에게는 시를 직접 읽어드렸다고 전했다. 시집 출간 후 순자는 한신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16년 전 칼럼에 담긴 31기 순자의 기록
여기에 더해 16년 전 매일신문에 실린 칼럼도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대구 출신 김승해 시인이 2010년 2월 1일 게재한 '[매일춘추] 시인이세요?'라는 글이다.
김승해 시인은 이 칼럼에서 지리산 청소년 문학캠프에서 처음 순자를 만났던 순간을 기록했다. 웃는 얼굴이 하도 맑고 환해 처음 본 순간 연꽃을 닮았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빛나는 눈빛 뒤에 숨겨진 아픔에도 세상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모성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고 적었다. 아무도 모르는 상처를 얼마나 혼자 많이 울었으면 환한 미소로 그 눈물을 꾹 막아버렸겠냐고도 썼다. 글 말미에서 김승해 시인은 "나는 흙탕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 같은 그 아이에게 가장 빛나는 눈빛으로 '시인이세요?'라고 물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이 칼럼이 16년 만에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31기 방송 내용과 맞물려 있다. 촬영 기간 내내 일부 여성 출연자들의 집단적인 따돌림 속에서도 순자는 상대방인 경수에게 단 한 번도 내색하지 않고 버텼다. 상처받은 표정 하나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경수 앞에서는 환하게 웃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카메라를 의식한 행동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김승해 시인의 칼럼은 그런 시각에 반박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순자는 방송이 있기 훨씬 전인 열아홉 살 때부터, 혼자 감당해야 했던 아픔을 누구에게 털어놓는 대신 시로 써냈던 사람이었다. 할머니 손에서 자라며 겪어야 했던 고단함도, 그 안에서 느꼈던 외로움도 모두 시집 한 권에 조용히 담았다. 김승해 시인이 "아무도 모르는 상처를 얼마나 혼자 많이 울었으면 환한 미소로 그 눈물을 꾹 막아버렸겠냐"고 썼던 그 아이가, 16년이 지나 카메라 앞에서도 똑같이 웃고 있었던 것이다.
촬영이 끝난 뒤 영숙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조용히 단체 채팅방을 나갔을 때, 가장 먼저 "영숙이 어디 갔냐"며 걱정한 사람도 순자였다.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한 상대를 먼저 챙긴 것이었다. 영숙은 31일 사과문에서 이 사실을 직접 언급하며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31기 영숙·정희 잇따라 고개 숙여
논란 속에 따돌림 가담자로 지목된 출연자들의 사과도 이어지고 있다.
31기 정희는 지난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정희는 "솔로나라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자리로 모인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한 분을 무리 밖으로 밀어내는 일에 가담했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깨뜨린 일이었다"고 밝혔다. 순자가 들릴 거리에서 순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어떤 식으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도 했다. 정희는 순자에게 따로 직접 사과를 전했으며, 종영 후 라이브 방송에서 순자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31일 '나솔' 31기 영숙은 인스타에 사과문을 올렸다. 영숙은 공용 거실에서 특정 인원끼리만 사진을 찍은 점, 새벽까지 큰 소리로 대화한 점, 경쟁자라는 이유로 데면데면하게 대한 점을 각각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순자님께 큰 소외감을 안겼을 행동이었다"고 인정했다. 방송 중 내뱉은 "동정",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지" 등의 발언도 명백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영숙은 "순자님을 향한 사과는 5월 초부터 계속 전하고 있으며, 진심이 닿을 때까지 앞으로도 꾸준히 사과하겠다"고 전했다. 31기 옥순은 인스타를 재개했지만 사과문은 따로 올라오지 않았다.
다만 31기 순자는 라이브 방송에서 영숙과 옥순의 사과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나는 솔로' 31기 현커 순자♥경수
31기는 지난 27일 방송된 최종 선택에서 경수-순자, 영식-정희, 영호-옥순의 세 최종 커플이 탄생하며 막을 내렸다. 본방송 직후 이어진 촌장엔터테이먼트 라이브 방송에는 순간 시청자 40만 명이 몰리며 '나는 솔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에서 31기 순자와 경수는 이날 방송에서 지금도 잘 만나고 있다며 현실 커플임을 직접 인증했다. 두 사람은 이후 유튜브 리뷰 콘텐츠 '솔로 라이브'에 함께 출연해 손을 잡고 방송을 돌아봤다. 촬영 기간 동안 주변 시선을 의식해 마스크를 쓰고 몰래 데이트를 다녔다는 사실도 이 자리에서 털어놓았다. 현실 커플 발표 이후에는 마스크를 벗고 당당하게 공개 데이트를 즐기며 굳건한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
31기 순자 직업은 출판사 북커버 디자이너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