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밥 주다 걸리면…최대 ○○○만원 과태료 '폭탄'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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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집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구역 단속 강화
1회 위반 20만원, 2회 50만원, 3회 이상 최대 100만원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집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구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위반 시 과태료는 최대 100만원이 부과돼 주의가 당부된다.

비둘기 자료사진. / 뉴스1
비둘기 자료사진. / 뉴스1

서울시, 6월부터 본격 단속 나선다

서울시가 6월 1일부터 집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구역에 대한 집중 단속에 돌입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제도 홍보와 현장 계도 중심으로 운영해 오던 방침에서 벗어나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지정·고시한 집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구역은 주요 공원과 광장, 한강공원 11개 지구를 포함해 총 38개소다. 서울광장·광화문광장·서울숲 등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포함돼 있다.

서울시는 약 3개월간의 현장 안내와 홍보 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과태료 부과 제도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단속보다는 계도에 방점을 두고 총 940건의 현장 계도를 실시했다. 이번 발표는 그 기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과태료 규모는 만만치 않다. 금지구역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다 적발되면 1회 위반 시 20만 원, 2회 50만 원, 3회 이상은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6월 한 달 집중 단속을 실시한 뒤, 이후에도 수시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제도 시행 이후 관련 민원 추이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민원 건수는 제도 운영 전인 2024년 1481건에서 지난해 1658건으로 늘었는데, 그 내용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위생·생활 환경 관련 민원은 줄어든 반면, 먹이 주기 단속을 요청하거나 금지구역 추가 지정을 촉구하는 민원이 15건에서 910건으로 급증했다. 서울시는 제도 인식이 확산되며 생활 불편을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서울시는 비둘기 외에 큰부리까마귀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큰부리까마귀 역시 먹이 제공과 음식물쓰레기 관리 미흡으로 도심 출현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5~7월은 큰부리까마귀 새끼가 둥지를 떠나는 시기여서 예민해진 어미 까마귀의 공격성이 강해질 수 있으므로, 먹이 제공 등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시는 권고했다.

이창훈 서울시 자연생태과장은 "집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제도는 특정 동물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고 야생동물에게는 사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먹이주기 금지구역 안내현수막 자료사진. / 서울시 제공
먹이주기 금지구역 안내현수막 자료사진. / 서울시 제공

평화의 상징에서 도심 문제로

국립중앙과학관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도심에서 흔히 마주치는 비둘기는 원종이 '집비둘기'로 전 세계 약 280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심, 공원, 하천, 강 등 다양한 지역에 서식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 곁에 적응한 종이다. 먹성도 상당해 하루에 1~2㎏까지 먹어 치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식은 2~9월 사이에 이뤄지며 가장 활발한 시기는 5~6월이다. 도심공원의 인공 새집은 물론 주택, 건물, 나무 등 다양한 장소를 둥지로 삼는다. 알은 보통 2개를 낳으며 흰색이다. 암수가 교대로 약 17~18일간 품는다. 부화한 새끼는 어미의 비둘기 젖을 먹고 자라며, 약 20일이 지나면 둥지를 떠난다.

한때 비둘기는 한국 사회에서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각별한 대우를 받았다.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각각 약 3000마리의 비둘기가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의 목적으로 방사됐다. 이후 비둘기는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차 비둘기가 도심의 기피 생명체로 여겨지며 환경부는 2009년 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비둘기가 도심에 넘쳐나는 원인 중 하나는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공원 벤치에 흘린 과자 부스러기, 시민들이 건네는 빵 조각, 야외 취식 후 남긴 음식물 등이 도심 곳곳에서 끊임없이 공급된다.

특히 서울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공원·광장이 많은 도시일수록 집중 서식 문제가 도드라진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펴낸 '야생조류 현안 대응 및 공존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역 주변에서 확인된 집비둘기는 최대 351마리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은 집비둘기가 관찰된 곳은 먹이주기 금지 구역 가운데 이촌한강공원으로 지난해 11월 최대 322마리가 관찰됐다. 이어 광나루한강공원 최대 228마리, 여의도한강공원 최대 193마리 순으로 많았다.

먹이주기 금지 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서울역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청량리역 최대 151마리, 올림픽공원 최대 143마리 순이었다.

연구지는 "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은 장기간에 걸쳐 인간 활동과 먹이 자원이 지속해서 제공된 역사적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집비둘기는 반복적으로 먹이를 획득할 수 있는 장소에 높은 충실도를 보이며 특히 역사성이 높은 도심 공간에서 개체군 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먹이주기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곳 집비둘기 수가 비지정 구역보다 평균적으로 많았던 점을 들어 "먹이주기 금지 구역 지정이 효과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동물보호단체 등 일각에서는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정책에 대해 반대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먹이를 차단하면 오히려 개체수가 줄기보다 야생동물로서 스스로 먹이를 찾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해 12월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의 근거가 되는 야생생물법과 지자체 조례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헌재는 올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