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못 지켜” vs “제초제 뿌려놔”…서울시장 토론회서 정원오·오세훈 거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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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직전 마지막 토론…부동산·GTX 놓고 정면충돌
“약속 못 지켜” vs “전임 시정 복구”, 양측 거친 공방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밤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부동산 정책과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를 놓고 거칠게 충돌했다. 토론 내내 두 후보는 “거짓말”, “반칙”이라는 표현까지 주고받으며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TV토론으로 진행됐다. 서울시장 선거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만큼 토론 시작부터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와 정의당 권영국 후보도 참석했지만 토론의 중심은 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로 흘러갔다.

부동산 정책 놓고 정면충돌…“공급 약속 못 지켜” vs “전임 시정 원상복구”

먼저 포문을 연 건 정원오 후보였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주택 공급 공약 이행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오 후보가 2021년 선거 당시 5년 내 36만호 공급과 연간 8만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실제 공급 실적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착공 기준 공급 물량은 약 3만 9000호 수준”이라며 “본인이 약속한 것의 절반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왜 전임 시장과 정부 탓만 하느냐”며 “많은 시민들이 지금의 주거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오 후보를 지목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정비사업구역 389곳이 해제된 점을 언급하며 맞받았다. 그는 “전부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려놓고 나간 것을 지금 원상복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리모델링 사업은 지원하지 않은 게 아니라 재건축 선호 현상 때문에 위축된 것”이라며 “공공재개발과 공공복합개발도 일정 부분 진행 중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말한다”고 주장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두 후보는 재개발과 리모델링 사업을 놓고도 충돌했다. 정 후보는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복합개발이 제대로 추진됐다면 20만호 가까운 공급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 후보는 일정 물량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토론이 이어질수록 감정 섞인 언쟁도 커졌다. 정 후보가 “정작 물어본 것은 답하지 않는다”고 하자 오 후보는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맞섰다. 이후 “시간을 달라”, “반칙하지 말라”, “시민들이 보고 있다”는 말까지 오가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아기씨당’ 논란도 다시 등장했다. 아기씨당은 성동구가 향토유적으로 지정한 굿당으로, 행당7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해당 부지를 기부채납하는 문제가 얽히며 준공 승인과 입주 절차가 지연된 사안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오 후보는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이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청이 조합에 기부채납을 안내해놓고 이제 와서 발뺌한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해당 결정이 과거 한나라당 시절 내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구청장 취임 이후에는 기부채납이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조합과 관련 당사자들이 그대로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당7구역 어린이집 문제와 반포주공1단지 덮개공원 문제까지 언급되면서 두 후보는 법령 해석과 행정 책임 문제를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다.

매입임대주택 예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오 후보가 관련 예산 약 4조원을 쓰지 않고 불용 처리했다고 주장하며 “1만 3000호 수준 공급이 가능했던 물량”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시장 시절보다 자신의 임기 동안 매입임대 공급 실적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착착개발’을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31년까지 36만호 이상 공급 계획과 함께 청년·대학생 5만호, 신혼부부 4만호, 어르신 1만호 공급 계획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스1

GTX 철근 누락 놓고 난타전…“안전불감증” vs “선거용 소재”

토론 후반부 핵심 쟁점은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였다. 최근 불거진 삼성역 공사 현장 철근 누락 논란을 두고 두 후보는 안전 인식과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 담당 본부장이 해당 사안을 6개월 동안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국토부와 시공사, 감리업체는 모두 중대한 부실시공이라고 판단하는데 서울시만 다르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일반적인 부실시공인지 중대한 부실시공인지 답해달라”고 오 후보를 압박했다.

오 후보는 전문가 검토 결과를 토대로 보완 조치가 충분히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사를 계속할 정도의 강도는 유지된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19차례 회의를 거쳐 철판 보강 등을 하면 오히려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철도공단에도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상응하는 조치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 후보는 “중대한 부실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안전불감증”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오 후보는 “답을 안 하는 것”이라며 “선거용 소재로 활용하려는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현장 방문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오 후보가 아직 삼성역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거기를 제가 가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아직 공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권영국 정의당 후보 역시 철근 누락 문제를 거론하며 서울시의 보고 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후보가 정말 보고받지 못한 것이 맞느냐”며 “거짓이면 허위사실 유포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당시 직무정지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폭 의혹·명태균 리스크까지 등장

김정철 개혁신당 후보는 정 후보의 과거 폭행 의혹과 오 후보의 ‘명태균 리스크’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에게 과거 외박 강요 의혹 등을 직접 물었고 정 후보는 “이미 여러 차례 설명한 사안”이라며 “토론 주제와 무관한 내용을 꺼내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오 후보는 명태균 관련 재판 상황에 대해 “주요 증인 진술이 상당 부분 끝났고 허위 진술 문제도 드러났다”며 “재판부에 빠른 선고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권영국 후보는 양당의 부동산 정책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사업성과 재개발 중심 정책만 반복된다”며 “세입자 보호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서울시 안전 예산 문제도 거론했다.

다만 후보들은 최근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추모와 위로의 뜻을 함께 밝히며 과도한 정쟁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토론회는 사전투표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열린 만큼 후보들 모두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었다.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적인 최종 국면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정책과 안전 문제를 둘러싼 후보 간 공방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6 서울특별시장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6 서울특별시장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