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는 독 될 수 있는데…65세 넘으면 '이것' 꼭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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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땐 단백질 줄이고, 노년엔 고기를 씹어야 하는 이유
100세 시대,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마지막까지 내 발로 걷고 내 정신으로 판단하며 치매 없이 품위 있게 늙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젊음을 붙잡기 위해 매일 챙겨 먹는 고단백 식단과 각종 영양제, 편리함을 좇아 굳어진 생활 방식이 오히려 몸의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면 어떨까.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유튜브 채널 ‘김작가 TV’에 출연해 현대인의 ‘가속 노화’를 부르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짚었다. 그는 젊을 때 무턱대고 단백질을 많이 먹는 습관, 효과가 불분명한 영양제에 의존하는 태도, 하루 몇 시간씩 길 위에서 소모되는 장거리 출퇴근이 모두 노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젊을 땐 고기 좀 줄이고, 노년엔 꼭 씹어 드세요
정희원 교수는 현대사회가 '단백질 전성시대'를 맞이했으나 연령에 따른 올바른 단백질 섭취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을 과도하게 많이 먹으면 가지사슬 아미노산(루신, 아이소루신, 발린 등)이 인슐린, IGF-1, 엠토르(mTOR) 등 노화를 가속하는 체내 신호를 자극한다. 이는 혈관 내피세포에 손상을 줘 혈압을 올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며 향후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특히 베이컨이나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의 잦은 섭취는 사망률 상승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젊은 층의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g 수준으로, 60kg 성인 기준 약 48g이면 충분하며 이는 일반적인 식사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오히려 단순 당과 정제 곡물 섭취를 줄하고 유산소 운동을 통해 대사 건강을 개선하면 소량의 단백질로도 효율적인 근육 생성이 가능하다.
근육 감소는 뼈 밀도 저하로 이어져 화장실 등에서 넘어졌을 때 고관절 골절을 일으키고 이는 장기 와상 상태와 급격한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 교수는 젊어서부터 근육을 저축하는 '근육 연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몸에 좋다고 챙겨 먹는 알약들, 사실 대부분 효과 없다?
많은 현대인이 매달리는 영양제의 효능에 대해서 정 교수는 엄밀한 의학적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최근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종합 비타민은 질환 예방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망률을 약 4% 증가시키는 경향이 관찰됐다. 비타민 C 역시 채소와 과일 등 원물 형태로 먹었을 때만 폐암 예방 등의 효과가 확인됐을 뿐, 알약 형태의 영양제로는 아무런 예방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타민 C 영양제는 하루 1g 이상 과량 섭취 시 신장 결석을 유발해 신장 기능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정량 섭취를 지켜야 한다. 또한 비타민 A, D, E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과 고용량 항산화제 역시 과다 복용 시 암 발생률과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이 여러 메타 분석과 엄브렐라 리뷰를 통해 규명됐다.
대표적인 눈 영양제인 루테인과 지아잔틴 또한 일반인에게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이 대규모 임상 연구(AREDS2)를 통해 드러났다. 해당 성분은 중등도 이상의 황반변성 환자에게서 악화 속도를 25%가량 늦추는 효과만 입증됐을 뿐, 일반인의 안구 노화나 황반변성 예방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반면 금연, 절주,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사람은 황반변성 발생 확률이 최대 50~70% 낮아진다. 포스파티딜세린 같은 뇌 영양제 역시 전문 의약품으로 처방되는 치매 치료제와 비교하면 그 효과가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MSM 등 관절 영양제 역시 보건의료연구원의 문헌 고찰 결과 통증 및 염증 완화 효과가 없는 가짜 약에 가깝다는 결론이 났다. 정 교수는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영양제를 일종의 '부적'처럼 여기며 심리적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임신부의 엽산 및 철분 섭취, 골다공증 환자의 비타민 D 복용 등 의학적으로 명백한 결핍이 있는 경우에는 처방에 따라 보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일 왕복 3시간 출퇴근길, 몸이 빨리 늙는 진짜 범인
가속 노화를 자극하는 또 다른 중대 원인은 대도시의 구조와 장거리 이동이다. 수도권 직장인의 일평균 출퇴근 거리는 20.4km이며 소요 시간은 평균 1시간 23분에 달한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이들은 왕복 3~4시간을 길 위에서 보낸다. 긴 통근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개인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인 '가처분 시간'을 극도로 축소시킨다.
실제로 통근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수면, 운동, 식사에 쓰는 시간을 줄인다. 장거리 이동 직후 사람들의 타액 내 코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농도를 측정하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오타 찾기 등 전두엽 집중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 급증한 스트레스 호르몬은 뇌 기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근육을 녹이고 체지방을 쌓이게 만들어 가속 노화의 핵심 기전으로 작용한다.

정 교수는 보행이 단절되고 대형 SUV 등 자동차 이용에만 유리하게 기울어진 우리나라 도시 환경을 비판했다. 보행자나 대중교통 이용자를 배려하기보다 자동차 소비를 진작하는 세제 혜택과 도로 인프라 투자 위주의 정책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좁은 차량 내에 갇혀 스트레스만 높이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와 같이 차량 소유 및 도심 진입에 고율의 부담금을 매겨 억제하고 확보한 재원으로 대중교통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넓혀 쾌적한 15분 도보 생활권을 이뤄야만 국민 건강을 지키고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인 차원에서는 일상 속 이동 자체를 신체 활동과 통합하려는 마인드셋의 변화가 필요하다. 엘리베이터를 3분씩 기다리는 대신 식후 계단을 몇 층 오르는 것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가 예방되며 일상적인 대사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풍요로운 노년의 삶과 부(富)에 대한 철학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관찰과 치료 경험을 토대로 통찰을 전했다. 노년의 자산가 중 일부는 노화를 억지로 물리치기 위해 고용량 호르몬 주사나 근거 없는 항노화 시술, 줄기세포 요법 등에 집착하는 'VIP 신드롬' 부작용을 겪곤 한다.
정 교수는 "노화는 삶의 완성 단계로서 수용하고 누려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무리한 의료적 개입보다 내면의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산가들 사이에서 자산이 100억 원이든 1조 원이든 노년에 마주하는 삶의 물리적 형태와 음식의 질은 대동소이하며 감당할 그릇을 넘어서는 과도한 부는 오히려 상속 및 가족 간 분쟁을 야기해 불행을 초래한다.
진정한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몸 건강, 정신 건강, 자산, 인간관계, 활동(직업 및 취미)이라는 다섯 가지 인생 요소를 골고루 관리해 어느 한 분야에서도 '과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중용의 태도가 요구된다. 남과의 끊임없는 비교로 스스로를 쥐어짜며 스트레스를 키우기보다 적정선을 지키는 균형 잡힌 일상만이 마지막 30년의 노년기를 품위 있게 지탱하는 유일한 열쇠다.
노화란 무엇인가…몸의 기능이 서서히 달라지는 생물학적 과정
노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몸과 기능이 점차 변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인구가 더 오래 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60대 이후까지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한다. 노화는 단순히 나이가 많아지는 현상만을 뜻하지 않는다. 세포와 조직, 장기 기능이 변하고 신체 회복 능력과 적응 능력이 달라지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노화 과정에서는 세포가 더 이상 정상적으로 분열하지 않는 세포 노화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에 따르면 세포 노화는 1960년대부터 연구돼 온 현상으로 노화와 노화 관련 질환을 이해하는 주요 연구 대상이다. 다만 같은 나이라도 건강 상태와 신체 기능은 사람마다 다르다.
노화와 함께 흔히 나타나는 건강 문제에는 청력 저하, 백내장, 굴절 이상, 허리·목 통증, 골관절염,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병, 우울증, 치매 등이 있다. 여러 질환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