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야 같이 오래 삽니다…60세 오은영 박사가 강조한 노후 부부 소통 방법 1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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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부부 관계 잘 유지하는 방법은?

"부부는 가장 가까운 타인입니다. 나와 다른 상대방을 내 방식대로 바꾸려 하지 말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관계가 시작됩니다"

국민 멘토 오은영 박사가 남긴 이 한마디는 수많은 부부의 가슴을 울렸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비밀이 없는 사이가 부부라지만, 결국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채 수십 년을 따로 살아온 '타인'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 부부의 비극은 시작된다.
지난 2022년 KBS 부산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 오은영 박사 / 뉴스1
지난 2022년 KBS 부산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 오은영 박사 / 뉴스1

특히 젊은 시절에는 직장 생활과 자녀 양육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어 서로 부딪힐 시간이 적었지만, 자녀가 독립하고 은퇴를 맞이하는 노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루 24시간을 꼬박 한 공간에서 마주해야 하는 노후의 부부관계는 인생의 그 어느 시기보다 정교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과 존중은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매일 다정하게 마음을 표현하세요"라는 오은영 박사의 조언처럼, 노년의 부부관계를 따뜻하고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상세히 살펴본다.

"가장 가까운 타인을 사랑하기"...부부 소통법 실천하기

1. 상대방을 내 뜻대로 바꾸려는 노력 멈추기


오은영 박사가 강조하듯 부부 갈등의 대부분은 '왜 저 사람은 내 마음 같지 않을까?', '왜 저 버릇을 못 고칠까?'라는 원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60대, 70대가 된 배우자의 수십 년 된 습관과 가치관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양말을 뒤집어 벗어놓는 행동, 말투, 식습관 등 사소한 행동 하나를 고치려고 잔소리를 시작하면 그것은 잔소리가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공격이 된다.

노후 부부관계의 첫걸음은 배우자를 '고쳐 써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살아온 별개의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방의 단점을 억지로 뜯어고치려 에너지를 쓰기보다, "저 사람은 원래 저런 특성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태도가 서로의 정신 건강과 평화에 이롭다.

부부의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부부의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2. 매일 아침 "고마워", "잘 잤어?"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기


"내 마음을 굳이 말로 해야 아나? 살다 보면 다 알지"라는 생각은 황혼기 부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어도 말하지 않는 속마음은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된 부부일수록 서로를 대하는 말에 무심해지고 퉁명스러워지기 쉽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상에 감정과 존중을 담아 표현해야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잘 잤어?"라고 안부를 묻는 것, 식사를 마친 후 "오늘 국이 참 맛있네, 고마워"라고 인사하는 것, 외출할 때 "조심히 잘 다녀와"라고 배웅하는 일은 돈이 들지 않는 가장 강력한 관계 회복제다. 다정한 말 한마디는 배우자로 하여금 '내가 이 집에서 여전히 존중받고 있고, 가치 있는 존재구나'라는 안정감을 느끼게 만든다.

취미 생활 즐기는 부부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취미 생활 즐기는 부부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3. 한 지붕 아래에서도 '따로 또 같이' 개인 시간 존중하기


은퇴 후 가장 많은 부부가 겪는 갈등은 온종일 붙어 있으면서 생기는 답답함과 간섭이다. 아내가 시장에 갈 때도, 남편이 친구를 만나러 갈 때도 항상 같이 움직이거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묻는 것은 서로를 지치게 만든다. 노후의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집 안에서도 각자의 독립된 시간과 공간을 철저히 보존해 주어야 한다.

남편이 거실에서 TV를 볼 때 아내는 안방에서 책을 읽거나 자수를 놓는 등 같은 집에 있어도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따로 또 같이'의 기술이 필요하다. 일주일 중 몇 날은 각자 동창회를 가거나 개인 취미 생활을 즐기도록 배려하고,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지나치게 캐묻지 않는 유연함이 부부 사이의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킨다.

4. "네가 그때 그랬잖아" 과거의 잘못 들추지 않기


싸울 때마다 10년 전, 20년 전 시댁 일이나 남편의 실수, 아내의 잘못을 끄집어내어 징벌하듯 말하는 부부들이 있다. 과거의 일은 이미 지나간 역사의 한 장면일 뿐이며,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화 도중 서운함이 생겼다면 오직 '지금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만 짧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당신은 늘 그런 식이야", "옛날부터 원망스러웠어"라는 식의 일반화와 과거 들추기는 대화를 싸움으로 변질시키는 지름길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과거를 엮지 말고, "지금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 기분이 조금 속상하네"와 같이 현재의 상황과 자신의 감정만 차분하게 전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화하는 부부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대화하는 부부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5. '나'를 주어로 삼아 부드럽게 감정 표현하기 (I-Message)


부부 대화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상대를 비난하는 말투다. 보통 화가 나면 "당신 왜 또 문을 열어놨어?", "당신은 왜 맨날 늦게 들어와?"라며 너(You)를 주어로 삼아 상대를 공격하게 된다. 이런 말을 들은 상대방은 본능적으로 방어벽을 치거나 똑같이 화를 내며 맞서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대화 전문가들은 '나(I)'를 주어로 삼는 '아이 메시지' 대화법을 제안한다. "당신 왜 문을 안 닫아!" 대신 "문이 열려 있으니까 찬 바람이 들어와서 내가 좀 춥네"라고 말하고,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대신 "전화가 안 되니까 내가 걱정을 많이 했어"라고 바꾸어 말하는 것이다. 주어만 '나'로 바꾸어도 상대방을 탓하는 뉘앙스가 사라지기 때문에 배우자 역시 거부감 없이 내 말을 수용하게 된다.

대화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대화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6. 하루 20분씩, 눈을 맞추며 서로의 '오늘'을 경청하기


노년기 부부들의 대화를 관찰해 보면 "밥 먹자", "비 온다", "불 꺼라" 같은 행정적이고 지시적인 대화가 주를 이룬다. 서로의 내면이나 마음에 대한 대화가 사라지면 한집에 살아도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거창한 주제가 아니어도 좋으니 하루에 딱 20분만 시간을 내어 찻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대화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오늘 길을 걷다 본 풍경, 몸 상태가 어디가 찌뿌둥한지, 뉴스에서 본 소식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등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과 공감'이다. 배우자가 이야기할 때 스마트폰이나 TV를 보지 않고 눈을 맞추며 "아, 그랬구나", " 힘들었겠네" 하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행동만으로도 부부의 정서적 친밀감은 몰라보게 깊어진다.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7. 가사 노동을 명확하게 분담하고 서로의 수고 인정하기


평생 직장 생활을 하던 남편이 은퇴한 후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고 삼시 세끼 밥상만 받으려 할 때, 아내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흔히 '삼식이 증후군'이라고 부르며 황혼이혼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은퇴 후 집 안에서의 생활은 부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일터라고 생각해야 한다.

남편은 은퇴와 동시에 집안일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예컨대 '남편은 청소기 돌리기와 분리수거, 아내는 요리와 세탁' 같은 방식으로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것이 좋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한 후에는 서로 "오늘 청소하느라 고생했어", "맛있는 밥 차려줘서 잘 먹었어"라며 서로의 노고를 말로 인정해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집안에 불만이 쌓이지 않는다.

8. '부부 공동의 취미'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함께 시간 보내기


각자의 개인 시간을 갖는 것만큼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은 부부가 함께 몰입할 수 있는 공동의 영역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공통의 화제가 줄어들기 쉬운데, 같이 취미를 공유하면 자연스럽게 대화의 소재가 풍성해지고 유대감이 강화된다.

거창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취미일 필요는 없다. 매일 저녁 동네 공원을 1시간씩 함께 걷는 산책, 주말마다 가까운 근교로 떠나는 등산, 집 앞 텃밭이나 베란다에서 화초 가꾸기, 함께 가벼운 배드민턴이나 탁구 배우기 등 몸을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활동이면 무엇이든 좋다. 함께 땀을 흘리고 같은 목표를 향해 무언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젊은 시절 못지않은 동지애와 깊은 애정이 다시금 싹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