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이 표현’ 함부로 못 쓴다…지방선거 깜깜이 기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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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인용 보도 전면 금지
“우세·박빙·역전” 같은 판세 표현도 사용 제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8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와 인용 보도가 전면 금지된다. 선거 막판 민심 흐름을 보여주는 각종 지지율 조사와 판세 분석 기사도 사실상 사라지게 되면서 정치권이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돌입하게 됐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선거일 6일 전인 28일부터 투표 마감 시각인 6월 3일 오후 6시까지 정당 지지도와 후보 당선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선거 막판 발표되는 여론조사가 유권자 판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정 후보가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될 경우 유권자들이 우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열세 후보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도 벌어질 수 있다. 선거 직전 조사 결과 하나가 실제 투표 흐름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선거 직전에는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충분히 검증하거나 반박하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표본 설계나 응답 방식 등에 문제가 있는 조사 결과가 공표되더라도 이미 투표에 영향을 준 뒤라 사실상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선거일이 임박한 시기에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공표돼 선거 공정성을 해칠 경우 이를 반박하고 시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역전됐다” 같은 표현도 금지
단순히 수치만 공개하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다. 여론조사 수치를 직접 언급하지 않더라도 판세를 암시하는 표현 역시 제한된다. ‘우세’, ‘열세’, ‘박빙’, ‘경합’, ‘추격’, ‘압도’, ‘역전’ 같은 표현을 활용해 선거 흐름을 설명하는 행위도 공표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유세 현장에서 “최근 자체 조사 결과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거나 “현재는 박빙 승부”라고 말하는 것 역시 위반 사례가 될 수 있다. 실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과거 선거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 및 분석을 통해 역전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 제시한 바 있다.

정당이나 후보 캠프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를 외부에 공개하거나 판세 분석 형태로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제한된다. 언론 역시 여론조사 수치를 인용하거나 이를 근거로 판세 분석 기사를 쓰는 것이 금지된다.
다만 예외도 있다. 28일 이전 실시된 조사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면 기존 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미 공표된 조사 결과를 단순 인용하는 행위도 허용된다. 즉 조사 시점이 공표 금지 기간 이전이라는 점이 명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치권 ‘깜깜이 기간’ 돌입
정치권에서는 이 시기를 흔히 ‘깜깜이 기간’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여론조사 수치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후보 토론과 공약, 유세 현장 분위기, 각종 이슈 등을 토대로 막판 표심을 결정하게 된다.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던 지지율 경쟁 보도가 사라지는 만큼 후보들도 현장 유세와 조직 결집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히 접전 지역에서는 공개할 수 없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부 전략을 짜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위반 조치 건수는 지난 26일 기준 총 123건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고발 25건, 수사 의뢰 8건, 과태료 4건, 경고 등 86건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오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선출하게 된다. 사전투표는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모바일 신분증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지참해야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