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시청률 2%대였는데…최고 9.3% 찍고 유종의 미 거둔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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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무죄 판결, 연쇄살인범의 폭로로 진실 드러나다
ENA 드라마 역사를 다시 쓴 작품이 탄생했다. 첫 방송 2.9%로 조용히 출발했던 한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고 무섭게 상승하더니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은 물론 분당 최고 9.3%까지 찍으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주인공은 바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다.
끝까지 진실을 좇은 인물들의 집념, 30년 세월을 관통한 비극, 그리고 끝내 사라지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이 안방극장을 깊게 흔들었다. ‘허수아비’는 마지막까지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붙잡았고 결과 ENA 월화드라마 역대 1위이자 ENA 전체 드라마 역대 2위라는 눈부신 기록까지 세웠다.

첫 회에서 2.9%의 시청률로 출발했던 이 작품은 매회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끝에 마지막에 8% 돌파라는 쾌거를 거뒀다. 이로써 '허수아비'는 ENA 역대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꿰찼을 뿐만 아니라 ENA 전체 드라마 역사에서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 회에서는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2019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끝나지 않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남겨진 피해자들을 위해 끈질기게 싸움을 이어가는 강태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허수아비의 탈을 쓴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던 이들 역시 결국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고 성찰하며 더는 그렇게 살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평범한 일상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회한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긴 대목이었다.
30년 만에 열린 재판, 마침내 터져 나온 가짜 자백의 진실


이날 펼쳐진 재심 재판 과정은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경찰의 가혹 수사를 주장하는 임석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당시 수사 관계자였던 장명도, 도형구, 박대호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압 수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반해 강태주는 자신이 과거에 범했던 과오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는 임석만을 진범으로 단정 짓게 만든 결정적 단서였던 방사성 동위원소 검사의 치명적인 오류를 시인하며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나아가 과거 진술 과정에서 가혹 행위에 노출됐던 또 다른 피해자인 이성진을 재정증인으로 법정에 세웠다. 검사 측 차영범은 이성진에게 강태주로부터 가해진 폭행은 없었는지 질문했으나 이성진은 강태주를 자신을 풀어준 은인으로 꼽으며 예상치 못한 인물인 차시영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이성진은 당시 담당 검사였던 차시영이 자신에게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고 아버지를 존경하며 따르던 차영범은 상상치 못한 진실 앞에 큰 혼란에 빠졌다.
강태주는 강성을 떠난 지 30년 만에 서지원과 재회했다. 강태주가 과거 윤혜진 사건의 전말을 알고도 아무런 말 없이 도망치듯 떠나야만 했던 비극적인 사정을 알게 된 서지원은 자신이 망친 일들을 이제라도 바로잡겠다는 강태주의 굳은 결심에 동참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윤혜진의 시신 은닉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연쇄살인범 이용우의 목격담과 강태주의 진술을 결합한 이른바 '연쇄살인범과 프로파일러의 공조'라는 단독 보도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태주는 서지원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채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들의 실명을 방송을 통해 기습적으로 폭로하는 선택을 했다.
자식에게도 버림받았다, 거짓말로 파멸 자초한 검사


차시영이 끔찍한 진실을 묻어둔 채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의 갈등도 극에 달했다. 차순영과 차영범은 그를 더는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차순영은 아들 차영범에게 과거 이기범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강성 연쇄살인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차시영이라는 사실과 그와 가정을 꾸리기 전 자신의 본래 이름이 차순영이 아닌 '강순영'이었으며 강태주와 특별한 관계였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차영범은 아버지 차시영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무고한 피해자가 더는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질타하면서도, 이제라도 법정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고 임석만과 윤혜진의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눈물로 애원했다. 하지만 법정에 선 차시영은 아들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을 예감하면서도 끝까지 거짓 진술을 늘어놓으며 비겁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결국 강태주가 예견했던 대로 '경찰이 묻어버린 진실을 살인마가 직접 폭로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임석만의 재심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한 연쇄살인범 이용우가 문제의 7차 살인 사건이 본인의 단독 범행이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용우의 결정적인 자백 덕분에 임석만은 누명을 쓴 지 30년 만에 마침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살인범'이라는 억울한 낙인이 찍힌 채 살아온 세월을 보상받으며 누나 임지혜와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임석만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억울한 누명은 벗었지만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아낸 후에도 강태주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는 여전히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라며 쓸쓸하고 공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실종된 윤혜진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그 비극을 초래한 배후의 가해자들 중 그 누구도 사법적인 단죄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소시효 만료로 법적인 처벌을 피해 간 연쇄살인범 이용우를 향해 강태주는 절대 네가 옳은 일을 했다고 착각하지 말라며, 이 모든 비극의 시작점은 결국 너였다고 매섭게 일갈하는 마지막 인터뷰를 전하며 극을 마무리했다.

'허수아비'는 실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일어난 국내의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해당 사건을 다뤘던 기존의 유명 영화 '살인의 추억'과 비교되며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으나 허수아비는 예측을 비껴가는 촘촘한 극본과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연출력,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압도적인 호연을 바탕으로 매회 찬사를 이끌어냈다. 잊혀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는 과거의 아픈 사건들과 그 비극의 그늘 속에서 여전히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현재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재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위로를 건넸다는 평을 받았다.
"오랜만에 볼 만한 명작" 실제 시청자들의 생생한 댓글 반응
드라마 '허수아비'의 후속으로는 새 드라마 '닥터 섬보이'가 다음달 1일부터 방송된다. '닥터 섬보이'는 기피 대상으로 꼽히는 외딴섬인 편동도에 들어가게 된 공중보건의사 도지의와 비밀을 간직한 간호사 육하리가 펼치는 휴먼 메디컬 로맨스 장르다. 배우 이재욱, 신예은, 홍민기 등이 출연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