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끌고 9km 완주 가능?… 한국에서 가장 걷기 편하다고 소문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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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관광 명소로 각광받는 '횡성호수길'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에 위치한 횡성호수길이 사계절 관광 명소로 각광받으며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호수와 맞닿은 평탄한 지형 덕분에 노약자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최적의 트레킹 코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실향의 아픔이 서린 수몰 예정지에서 전국적인 치유와 휴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횡성호수길을 만나보자.

횡성호수는 지난 2000년 남한강 지류인 섬강 물줄기를 막아 횡성댐이 완공되면서 형성된 인공 호수다. 댐 건설 당시 갑천면의 구방리, 중금리, 화전리 등 5개 마을이 물속으로 잠겼다. 호수길의 출발점이자 상징적 장소인 '망향의 동산'은 이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망향의 동산'에는 수몰 전 마을의 모습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기록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입구를 지키던 비석과 유적들도 이곳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횡성호수길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사라진 마을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산책로와 차별화된 서사를 갖는다.
6개 구간으로 구성된 수변 길

횡성호수길은 총 31.5km, 6개의 특색 있는 코스로 나뉘어 운영 중이다. 1구간 '횡성댐길'부터 △2구간 '주막거리길' △3구간 '치유길' △4구간 '사색길' △5구간 '가족길' △6구간 '회상길'까지 각 구간은 저마다의 특성과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코스는 5구간으로, 호수를 가장 가까이서 구경하며 원점 회귀가 가능한 순환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5구간인 가족길은 약 9km 길이로 구성됐으며, A·B 코스로 나뉘어 있다. 이 구간은 경사가 거의 없어 보행 약자들도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다. B코스는 4.5km로,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고요한 호수 위로 조성된 데크길과 울창한 숲을 통과하면 '오색꿈길'이 나타난다. 길 양옆으로 식재된 라일락과 철쭉이 개화 시기에 맞춰 화려한 경관을 연출해 방문객들에게 깊은 계절감을 선사한다.

이 밖에 1~2구간에서 댐의 웅장한 설비와 호수의 전경을 넓게 볼 수 있다면 3~4구간은 산림과 호수가 어우러진 고요한 숲길의 정취를 강조한다. 특히 가을철에는 호수에 투영되는 단풍 절경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든다.
호수길을 걷다 보면 호수 표면에 반사되는 햇빛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 장관을 수시로 마주하게 된다. 길목마다 설치된 나무 데크와 흙길은 걷는 재미를 더해주며, 중간중간 배치된 지역 예술가들의 조각 작품과 포토존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더한다. 특히 호수 쪽으로 돌출된 전망 데크는 호수 전체를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가장 적합한 명소다.
호수길은 자연 식생 또한 풍부하다. 봄에는 화사한 산벚꽃과 진달래가 길을 수놓고, 여름에는 울창한 자작나무와 낙엽송 군락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겨울철에는 얼어붙은 호수 위로 내려앉은 설경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도권 1시간대 접근성
횡성호수길은 수도권 당일치기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제2영동고속도로나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권에서 약 1시간 3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망향의 동산'을 입력하면 주차장까지 직접 연결된다.
KTX 횡성역이나 만종역에서 하차하면 차량으로 20분 거리 내에 위치해 있어 기차 여행객들의 접근도 용이하다. 횡성군에서는 주말과 공휴일에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관광 셔틀버스를 운영해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횡성호수길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횡성군민·장애인·국가유공자 1000원이다. 다만 입장료는 횡성군 관광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횡성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횡성호수길과 함께 걷기 좋은 연계 트레킹 명소 2선

횡성군 둔내면 일대에 위치한 청태산과 태기산은 호수길과는 또 다른 원시림의 정취와 개방감을 선사한다. 두 곳 모두 잘 정비된 데크로드와 임도를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해발 1,200m 높이의 청태산 자연휴양림 내에 조성된 숲체험 데크로드는 산림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숲'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지면에서 일정 높이 띄워 설치된 이 데크길은 약 1km 구간에 걸쳐 이어져 있다. 경사도를 2도 이내로 유지해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로 운영된다.
이곳의 핵심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게 솟은 잣나무와 낙엽송 군락지다. 고지대 특유의 서늘한 공기와 나무들이 뿜어내는 짙은 피톤치드는 도심 속 미세먼지에 지친 마음을 정화하기에 충분하다. 횡성호수길에서 차량으로 약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수변 산책 후 산림욕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려는 트레커들에게 필수 코스로 꼽힌다.

횡성군에서 가장 높은 해발 1261m를 자랑하는 태기산도 빼놓을 수 없다. 태기산은 고산 등반의 부담을 덜어낸 효율적인 트레킹 코스를 제공한다. 해발 980m 지점인 양구두미재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어 실제 보행 거리에 비해 압도적인 풍경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능선을 따라 설치된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은 태기산의 상징적인 이정표 역할을 한다. 완만한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발아래로 굽이치는 횡성의 산세와 멀리 치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초여름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며, 겨울철에는 국내 최고의 눈꽃 트레킹 코스로 변신해 사계절 내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