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 정용진 5·18 사과 회견 "진정성 없는 맹탕"…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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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피성 사과·얄팍한 책임 회피로 일관"…비뚤어진 역사관 바로잡고 오월 영령 앞에 사죄 촉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5·18 탱크데이' 관련 대국민 사과 회견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김 지사는 2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일말의 진정성도 찾아볼 수 없는 맹탕 회견"이라고 규정하며, 면피성 사과와 얄팍한 책임 회피로 일관한 신세계 측의 태도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5·18민주화운동은 이미 역사적·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임을 분명히 하며, 비뚤어진 역사관을 바로잡고 오월 영령 앞에 제대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 "참담함 금할 길 없다"…회견 내용 전면 비판

김 지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회장은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사과하면서, 경영진은 조사 결과 '고의성을 가지고 해당 마케팅을 기획한 사실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면피성 사과와 얄팍한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총수가 책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도 경영진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세워 실질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이중적인 태도가 이번 회견의 본질이라는 것이 김 지사의 판단이다. 사과의 형식은 갖췄지만 내용은 철저히 책임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된 회견이었다는 비판이다.

■ "4단계 결재 과정서 아무도 몰랐다는 해명, 말이 안 돼"

신세계 경영진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대표이사까지 4단계 결재 과정 동안 누구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고, 직원 일부가 휴대폰 제출을 거부해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해명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대기업의 마케팅 기획물이 여러 단계의 결재를 거치는 과정에서 단 한 명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내부 조사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의혹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귀를 의심케 한 표현"

김 지사는 이번 사과문에서 가장 문제가 된 표현으로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대목을 꼽았다. 그는 "사과문 내용 중에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표현은 귀를 의심케 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5·18민주화운동은 이미 역사적·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쿠데타와 국가폭력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이며, 이에 맞선 시민 항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당당한 뿌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명확히 정리된 사안을 마치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은 5·18의 역사적 의미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 "악어의 눈물에 속을 국민 없다"…역사관 바로잡고 진정한 사과 촉구

김 지사는 끝으로 신세계 측을 향해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악어의 눈물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더 이상 없다"며 "비뚤어진 역사관부터 바로 세우고 오월 영령 앞에 제대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역사를 조롱한 기업에 베풀 관용이 국민에게 이제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형식적인 사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더욱 키울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신세계 측이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사태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