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하사가 병사 껴안고 자장가 부르고 입 맞추며 강제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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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부대 신고 후에도 가해자와 분리 안 돼”
육군 하사가 병사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터졌다.
지난 25일 한겨레가 단독보도한 사건이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남성 간부가 병사를 상대로 장기간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강제추행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인 상병 A씨는 사건 발생 이후 상당 기간 가해자와 분리되지 못한 채 생활했고, 신고 이후에도 추가 피해와 심리적 불안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신체 접촉 피해를 당했다. 초기에는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행동처럼 거부 의사를 명확히 드러내기 애매한 수준의 접촉이 반복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억지 포옹과 입맞춤 등으로 행위 강도가 높아졌고, 생활관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도 신체 접촉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해 상황에서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상황이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몸을 밀어내거나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계속 반복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가해자가) 손을 잡는다거나 팔짱을 끼는 신체 접촉이 있다가 10월부터는 억지로 껴안고, 입을 맞췄다. 밤샘근무 후 군대 생활관에서 자고 있는데 팔베개를 하며 자장가를 불렀고, 저를 들어 올려 몸 위에 올리는 등의 강제추행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건 신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발생했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 A씨는 올해 1월 부대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즉각적인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내부 규정상 성폭력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성고충 상담 및 조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신고 이후에도 가해자와 계속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했고, 이후 추가 피해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씨는 신고 뒤 가해자가 자신을 의심하며 폭언을 했고 일부 병사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후에도 신체 접촉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피해 사실을 상부에 전달했던 소대장 B씨 역시 지휘부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사건 심각성을 보고했지만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후 추가 피해 상황까지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관에게 재차 상황을 알렸지만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B씨는 중대 단위를 넘어 상급 지휘관에게 직접 상황을 보고했고, 이후에야 사건이 성고충 처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2차 가해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진술 내용과 신고자 정보 등이 부대 내 일부 간부들 사이에서 언급됐다는 것이다. A씨는 사건 이후 심각한 불안 증세와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A씨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고 수면장애 증상까지 나타났다고 밝혔다.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상태라고도 전했다.
피해자를 도운 소대장 B씨 역시 부대 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내부 문제를 외부에 알린 인물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업무 배제와 인사상 불이익을 호소했다. 특정 업무가 주어지지 않아 장시간 사실상 대기 상태로 근무한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은 일반 사회와 다른 특수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군 조직은 계급 구조가 엄격하고 집단생활 비중이 높아 피해자가 가해자와 즉시 분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상급자나 간부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인사·평가·복무 환경 등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현행 군형법은 폭행이나 협박을 동반한 강제추행뿐 아니라 위계 또는 위력을 이용한 추행 행위 역시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군에서는 계급 관계 자체가 압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건 초기 피해자 보호 조치가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군인권 관련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즉각 분리, 비밀 보장, 진술 보호, 상담 지원 등이 핵심 절차로 꼽힌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조직 내부 분위기나 지휘 체계 문제로 인해 규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과거에도 군 내 성범죄 사건 이후 피해자가 조직 내 고립이나 불이익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특히 신고 이후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오히려 부대 내 문제 인물처럼 취급받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건에서도 피해자 보호보다 조직 내부 분위기 관리가 우선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재 관련 내용 상당수는 피해자와 관계자 주장 단계이며, 일부 사안은 경찰 수사와 군 조사 결과를 통해 사실관계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육군 측은 한겨레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강제추행 혐의 사건은 민간 경찰로 이첩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사건 처리 과정에서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사건을 보고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간부들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절차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성고충 처리 절차 교육과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