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형 관광으로 승부수…진도, 생활인구 확장 실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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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공모 선정으로 1억 원 확보…‘1박 2일 진도 빼기, 진도나가게’ 통해 체류·소비·재방문으로 이어지는 지역 활력 모델 구축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 진도군이 전라남도가 주관한 ‘생활인구 늘리기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지역 활력 회복을 위한 새로운 인구정책 실험에 본격 착수한다.
진도 세방낙조 / 진도군
진도 세방낙조 / 진도군

군은 이번 선정으로 사업비 1억 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체류형 프로그램인 ‘1박 2일 진도 빼기, 진도나가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히 주민등록상 인구를 늘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생활인구’를 확대해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인구정책은 정주인구 확보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저출생과 고령화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주민등록인구만으로 지역의 활력을 판단하는 방식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거주 이전을 유도하는 정책은 자칫 지자체 간 과열 경쟁으로 흐르기 쉽고, 인구 유입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에는 한 지역과 지속적으로 접점을 맺고 방문·체류·소비를 반복하는 생활인구 개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도군 역시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발맞춰 지역의 강점을 살린 체류형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등록인구 중심에서 ‘관계 맺는 인구’로

이번 공모사업은 기존의 인구 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지역과 실질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진도군은 섬 특유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문화예술 자산을 단순한 관광 자원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직접 체험하고 기억하도록 설계한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역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골목상권에서 소비하며, 온라인을 통해 경험을 다시 확산시키는 구조를 만들어 생활인구를 장기적인 관계인구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진도는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적 정체성이 뚜렷한 지역이다. 여기에 최근 젊은 층의 취향을 반영한 감성 상점과 청년 창업 점포, 개성 있는 먹거리 공간 등이 더해지면서 전통과 유행이 공존하는 관광지로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군은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의 방문 동선으로 엮어,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지역 곳곳을 둘러보고 머무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SNS 파급력 높은 참가자 활용 차별화

진도군이 이번 공모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누리소통망(SNS)을 활용한 확산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군은 단순한 체험단 운영이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개인 채널을 통해 널리 알릴 수 있는 참여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설계했다. 현장을 직접 둘러본 이들이 사진과 영상, 짧은 후기 콘텐츠를 통해 진도의 풍경과 분위기, 먹거리와 감성을 생생하게 전하면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진도의 매력이 전달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방식은 기존 홍보물 중심의 일방향 홍보보다 훨씬 현실적인 파급력을 지닌다. 특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숏폼 영상 플랫폼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실제 방문자의 경험담이 더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군은 이 점에 착안해 영상 제작 역량을 갖춘 전 국민과 SNS 활용 능력이 우수한 이들을 대상으로 100팀 이상을 선발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일정 동안 진도에 머물며 지역의 문화예술과 자연, 감성 상점, 맛집 등을 다채롭게 체험하고 이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온라인에 확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여행 지원금은 지역 소비로 바로 연결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지원 방식에 있다. 진도군은 참가팀 구성에 따라 최소 20만 원에서 최대 55만 원까지 여행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이를 현금이 아닌 진도아리랑상품권(모바일)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외지 방문객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 숙박, 식사, 카페, 상점 이용 등 지역 내 소비로 곧바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는 사업 효과가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매출 증가로 연결되도록 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대목이다.

지역 입장에서는 방문객 수만 늘어나는 보여주기식 성과보다 골목상권에 돈이 돌고, 체류 시간이 길어지며, 이후 재방문 가능성까지 커지는 구조가 훨씬 중요하다. 진도군은 이번 사업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짧은 일정 속에서도 지역 곳곳을 경험하고 소비하면, 그 자체가 곧 생활인구 확대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회성 방문 넘어 지속 가능한 관계로

진도군은 이번 사업을 단발성 체험행사로 끝내지 않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군은 온라인 홍보 콘텐츠에 반응한 잠재 방문객들을 진도군 생활인구 플랫폼인 ‘진도온군민’으로 유도해 등록하도록 하고, 축제와 문화공연, 할인 가맹점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한 번 다녀간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들고, 방문하지 않은 사람도 온라인 접점을 통해 지역과 관계를 맺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생활인구 정책의 핵심이 단순 방문객 숫자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을 알고, 기억하고, 다시 찾고, 주변에 권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지역의 외연도 함께 넓어진다. 진도군이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접근성이 다소 불리하다는 지리적 한계를 안고 있지만, 그 한계를 상쇄할 수 있는 고유 자산과 체류 경험을 정교하게 연결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가 지닌 문화예술과 자연, 그리고 최근 형성된 감성 소비 공간들을 유기적으로 엮어 생활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외부 여행객과 지역 소상공인이 촘촘하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역경제의 선순환이 자생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