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다 없는데 어떻게 사냐" '손발부부' 남편, 3개월 만에 재회한 쌍둥이 딸 반응에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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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팔다리 잃은 가장, 아내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서다
오은영 박사 “쫄지 마시라” 조언

지난 25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에서 덤프트럭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은 가장과 그의 손발을 자처한 아내, '손발부부'의 절절한 사연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은 '손발부부' 남편 /     MBC '오은영 리포트'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은 '손발부부' 남편 / MBC '오은영 리포트'

이번 방송은 '휴먼다큐 사랑'의 시사교양국이 함께한 특집으로, 앞서 18일 방송된 '배그부부' 편에 이어 두 번째로 꾸며진 '손발부부' 편이었다.

■ 자전거 타다 덤프트럭에…7시간 대수술 끝에 깨어났지만

남편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중 갑자기 우회전한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타이어 아래로 빨려 들어간 남편은 "팔이 타이어에 끼고 자전거가 빨려 들어갔다. 팔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고 참혹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헬기로 긴급 이송된 남편은 무려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고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눈을 떴을 때 현실은 가혹했다. 두 발과 왼쪽 팔을 절단한 상태였던 것이다.

남편은 "팔 다리 없는데 어떻게 사나. 오른팔밖에 안 남았는데"라며 당시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고 삶을 끝내고 싶었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만큼 극단적인 절망 속에 있었던 남편을 붙잡은 것은 다름 아닌 가족들의 응원이었다. 남편은 필사적으로 재활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덤프트럭 사고로 왼팔과 두 다리를 잃은 '손발부부' 남편 김용인 씨 / MBC '오은영 리포트'
덤프트럭 사고로 왼팔과 두 다리를 잃은 '손발부부' 남편 김용인 씨 / MBC '오은영 리포트'

■ "살아줘서 고마워"…아내의 헌신이 남편을 살렸다

결혼 7년차 아내는 중국인으로, 중국으로 출장을 간 남편의 한국어 통역을 맡았다가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 사이다. 쌍둥이 두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중, 지난해 4월 남편의 사고로 모든 것이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병상에 누운 남편 곁에서 아내는 매일같이 "살아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건넸다. 남편은 "아내가 매일매일 저한테 웃으면서 '살아줘서 고마워', '내가 다 할 테니 숨만 쉬고 있어도 된다'고 계속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멘탈을 살려줬다"라고 아내의 노력이 자신의 삶의 의지를 되살렸다고 눈물로 고백했다.

'오은영 리포트'에서 공개된 '손발부부' 아내와 남편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
'오은영 리포트'에서 공개된 '손발부부' 아내와 남편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

아내 역시 "너무 든든한 사람이니까 남편을 떠날 생각은 0.0001%도 없다. 나에게 없으면 안 되는 사람, 너무너무 소중한 사람"이라며 남편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한편 남편은 퇴사 후 퇴직금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아내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의족 비용과 앞으로의 생활비 걱정에 깊은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편 어머니는 아들 간병을 위해 살던 집을 정리하는 결단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 3개월 만에 아빠 만난 쌍둥이 딸…망설임 없이 달려가 꼭 안겨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사고 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빠를 만난 쌍둥이 딸들의 모습이었다. 달라진 아빠를 마주하고도 두 딸은 놀란 내색 없이 아빠를 향해 망설임 없이 달려가 꼭 안겼다. 현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특히 둘째 딸은 "아빠가 예전에 엄청 잘해줬다. 아빠를 생각하면 슬프다"라고 말해 스튜디오 전체를 오열하게 만들었다.

이를 바라보던 남편은 "아이들을 두 손으로 안아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어떻게 보면 제가 그 행복을 깬 것 같아서"라며 눈물을 쏟았다. 또한 "아이들이 커가면서 저 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그럴까봐 걱정된다. 차라리 아빠가 없는 게 맞는 걸까? 자꾸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라고 깊은 고민도 털어놨다.

사고 3개월 만에 아빠와 재회한 쌍둥이 딸들 / MBC '오은영 리포트'
사고 3개월 만에 아빠와 재회한 쌍둥이 딸들 / MBC '오은영 리포트'

■ 오은영 "쫄지 마시라"…PTSD 치료 중요성도 강조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 모두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하며 "트라우마는 버틴다고 회복되는 게 아니다"라고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남편에게는 "남편이 잃은 것도 있지만 그대로 가지고 계신 것도 있다. 두 다리와 왼팔을 빼고는 다 가지고 있다. 가족이 있고 사람 자체가 안 바뀌었다. 남편이 갖고 있는 따뜻함, 다정함, 자상함, 선함,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딸들에 대한 부성애가 그대로 있다"라고 따뜻하게 짚어줬다.

이어 "물론 너무 큰 걸 상실했지만 사고 이전을 계속 생각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라고 조언하자 남편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할 수 없는 것들만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깊이 공감했다. 오은영은 "쫄지 마시라"며 "다정하고 가족에게 사랑을 주는 그런 가장으로 계시면 되는 거다"라고 힘껏 응원했다.

딸들에 대해서도 오은영은 "아빠의 달라진 모습은 생존의 훈장이다. 아이들이 아빠의 상처를 직접 만져보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두 딸은 아빠의 의족과 상처를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환하게 웃었다.

또한 오은영은 "아이들을 잘 키우셨더라. 사랑 때문에 잘 큰 거다. 그거는 변하지 않았는데 뭘 걱정하시나. 지금 그대로 사랑해주셔라. 아이들이 아빠의 상처에 대해 말하는 걸 주저하게 하지 마시라. 그래야 아이들도 아빠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양육 방향도 제시했다.

'쫄지 마시라'는 조언을 전한 오은영 박사 / MBC '오은영 리포트'
"쫄지 마시라"는 조언을 전한 오은영 박사 / MBC '오은영 리포트'

■ 현재 남편, 보행 연습 중…아내 "뇌도 멀쩡해서 감사"

방송에서 아내는 현재 남편이 퇴원 후 일상생활을 위해 보행 연습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아내는 "오른쪽 팔도 괜찮고 뇌도 괜찮고 의식이 선명한 것도 너무 감사하다"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아직 한국어 읽기가 서툰 아내는 아이들의 가정통신문 속 내용을 놓칠 때마다 자책감이 든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두 아이를 케어하며 아빠의 빈자리까지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내의 일상도 고스란히 공개됐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아이들과 희망을 바라보며 재활 중인 '손발부부'는 '인연부부'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부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은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과 연계해 오은영 박사가 직접 나서 부부 솔루션을 제시하는 리얼 토크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방송된다.

유튜브,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