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윤석열에게 계엄 방법까지 알려줬는데 엉뚱한 날짜에 계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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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선포 구체적으로 조언" 주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전에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조언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윤 전 대통령이 “엉뚱한 날짜에 계엄을 했다”고 말하며 계엄 선포 방식과 시점까지 직접 언급했다. 검찰이 최근 전 목사의 보석 조건 강화 필요성을 재판부에 전달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돼 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4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입장문을 취재진에게 건네고 있다. / 뉴스1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돼 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4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입장문을 취재진에게 건네고 있다. / 뉴스1

전 목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 화상으로 참석해 윤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자신이 계엄 관련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윤석열이 당선자 시절 꿈속에서 탄핵당하는 장면이 보였다”며 “전화를 걸어 반드시 탄핵당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누가 자신을 탄핵하느냐고 묻자 북한이 탄핵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경찰청장 인사와 계엄 선포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도 주장했다. 전 목사는 “경찰청장 하나만 붙여달라고 했고, 경찰 병력을 활용해 대통령실이 점거되는 상황을 만든 뒤 한남동 안가에서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계엄을 엉뚱한 날짜에 해서 본인도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점거된 상황을 만든 뒤 방어하는 척하면서 밀리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며 자신이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 목사의 이 같은 발언이 실제 윤 전 대통령 측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 목사는 자신이 쓴 설교집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내가 쓴 책을 보냈더니 변호사를 통해 설교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진작 내 설교를 들었으면 감방에도 가지 않았을 것이고 계엄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현재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관련한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19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시위대 일부는 법원 청사 내부로 진입해 기물을 파손했고,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돼 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4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돼 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4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전 목사는 이날 집회에서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검찰 측 증인들이 모두 자신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며 “100% 무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다음 재판에 경찰관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며 “반대신문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전 목사의 보석 조건에 집회 참가 제한을 추가해 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은 전 목장이 보석 허가 이후에도 광화문 집회와 정치성 발언을 이어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보석 취지를 충분히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전 목사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면서 주거 제한과 사건 관계인 접촉 금지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다만 집회 참가 제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과거 전 목사가 보석 상태에서 집회 참석으로 재구속된 전력이 있다는 점도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2020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보석이 취소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위법한 집회·시위 참가 금지를 조건으로 달았지만, 전 목사는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현장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전 목사는 최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출국금지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로부터 국내 여행 허가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최근 공지를 통해 매주 토요일 열어온 광화문 국민대회를 다음달 3일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국본 내부에서는 집회 중단 여부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나왔다. 일부 관계자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집회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