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항에 미군 공중급유기 50대 이상 집결... 이란 공습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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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텔아비브 공항 위성사진 분석

미국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 구리온 국제공항에 공중급유기 50대 이상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각)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공중급유기 집결이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전부터 시작됐으며 전투가 끝난 뒤에도 줄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공항에 주기된 공중급유기는 3월 초 약 36대에서 지난달 초 휴전 기간 47대로 늘었고, 이달 기준으로는 52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전 이후에도 배치 규모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향후 이란을 겨냥한 추가 군사작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공중급유기는 전투기나 폭격기가 장시간 비행을 유지하며 자국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적 영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전력이다. 미군이 배치한 기종은 KC-46A 페가수스와 KC-135R 스트라토탱커 두 종류다. KC-135R은 약 9만700kg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으며 시속 850km로 순항하고 항속거리는 2400km를 넘는다.
이스라엘 채널12는 미군 공중급유기가 최소 2027년 말까지 벤 구리온 공항에 잔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기 배치가 아닌 장기 주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양상이어서 미국이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군사 태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군 공중급유기의 존재는 당초 비밀에 부쳐졌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공항 직원 한 명이 공중급유기 사진을 왓츠앱 그룹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공항 계류장이 공중급유기로 가득 차면서 민간인도 맨눈으로 선명히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스라엘 최남단 에일라트에 위치한 라몬 공항도 군용기 주기에 활용되고 있으며, 지난달 초 휴전 이후 공중급유기 10대 이상이 목격됐다.
지난달 초 휴전 발표 이후 벤 구리온 공항이 정상적인 민간 항공 운항을 재개했음에도 이스라엘 국적 항공사들은 미군 공중급유기의 주기 혼잡으로 항공기 전체를 공항에 복귀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저비용항공사 이스라에어의 우리 시르키스 최고경영자는 크네세트 경제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미군 항공기로 인해 벤 구리온 공항에 4대밖에 야간 주기를 허용받지 못하고 있으며 원래 이스라엘에 17대를 두도록 돼 있었다"고 밝혔다. 공항 밖에 항공기를 주기해야 하는 상황이 운영 비용을 끌어올리고 운항 편수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수기 여름 시즌을 앞두고 항공편 공급 감소와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 항공사 엘알의 한 조종사는 운항 일정과 이착륙 절차를 조율하기 위해 군 당국과 협의해야 한다며 "민간 항공 관제사와 군 관계자를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은 심각하다. 미사일뿐 아니라 항공기 혼잡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벤 구리온 공항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이란과 대리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스라엘군 예비역 장성 출신인 슈무엘 자카이 민간항공청장은 정부에 벤 구리온 공항이 사실상 미군 군사 비행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딩대학교 국제공법 교수 마르코 밀라노비치는 공항 일부가 사실상 군사 비행장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 시설이 다시 공격 목표가 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제네바협약에 따라 이스라엘은 "군사 목표물을 인구 밀집 지역 내 또는 인근에 배치하지 않도록 실행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